- [신앙] 신앙에 주파수를 맞춰요: 넓은 차원에서 신앙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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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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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 주파수를 맞춰요] 넓은 차원에서 신앙이란?
숲을 바라볼 때 숲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나무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사물을 바라볼 때 전체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부분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신앙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부분적인 신앙의 나무들을 바라보다 보면 신앙이라는 전체 숲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넓은 차원에서 신앙이 무엇인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 신앙(Fides)이 있기 전에 먼저 무엇이 있었을까? 계시(Revelatio)가 있었다. 계시가 없었다면 신앙은 존재할 수 없다. 계시와 신앙은 동전의 양면이다. 하느님의 계시가 있었기에 그 계시를 받아들이는 신앙이 생겨났다. 가장 넓고 본질적인 차원에서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인간의 응답이 신앙’이다.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고 보여주시는 하느님께(하느님의 자기 전달, 자기 통교, 자기 증여) 그분을 받아들여 “예”라고 응답하는 것이 신앙이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보여주신다니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보여주신다니 얼마나 놀랍고 감사한 일인가? 하느님께서 구약에서는 예언자를 통하여,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자신을 보여주셨다. 이렇게 당신 자신을 계시하시는 하느님께 “예”라고 응답하는 것이 신앙이다.
두 번째, 그렇다면 계시의 원천(Fons revelationis)은 무엇인가? 그것은 계시하시는 하느님(Deus Revelans)이시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침묵만 하시는 하느님이 아니라 계시하시는 하느님이시다. 역사 안에서 계시하시는 하느님, 역사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느님이시다.
구약에서는 예언자들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보여주시고 말씀하시는 하느님이시다. 신약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자신을 보여주시고 말씀하시는 하느님이시다. 이렇게 역사 안에서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보여주시고 말씀하셨기에 신앙이 생겨났고 이 신앙으로 인하여 유대교와 그리스도교가 생겨났다.
세 번째, 그렇다면 계시는 어떻게 전달되는가? 계시의 전달은 기록된 하느님의 말씀 성경(Biblia Sacra)과, 기록되지 않은 하느님의 말씀인 성전(Traditio Sacra)을 통해서 전달된다.
네 번째, 성경과 성전을 통하여 전달되는 계시를 현실화시킨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교의(Dogma)이다. 그리고 계시의 이해를 현실화 시킨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신학(Theologia)이다.
신학이란 ‘학문적 방법에 의한 계시와 신앙의 이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신학은 ‘학문적 방법에 의한 신앙의 이해(Intellectus fidei)’인 것이다. 결국 신학이라는 것도 거창한 것 같지만 신앙을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인 것이다. 따라서 신학보다는 교의가, 교의보다는 계시와 신앙이, 계시와 신앙보다는 하느님이 더 큰 차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톨릭신문, 2026년 2월 8일, 김석태 베드로 신부(주교회의 엠마오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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