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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철학ㅣ사상
인공지능과 인간7: 인간의 자유와 인공지능

57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4-16

[인공지능과 인간 7] 인간의 자유와 인공지능

 

 

인공지능의 발전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징표를 성찰하는 이 일련의 연재글에서 저는 먼저 기술은 가치중립적이지 않음을 강조하였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그 자체로는 옳고 그름이 없고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만 생각해서는 안 되며, 기술은 그 자체로 본래부터 인간과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또한 미래 인공지능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이 스스로 자신들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가운데 교황님께서 마음의 지혜를 말씀하시며 강조하신 것은 인간이 모든 사회적 유대 관계에서 분리되고 피조물인 자기 처지를 잊은 채 완전히 자율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주체라는 믿음에 기반하여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기원, 자연의 원리와 법칙 등에 대한 물음을 인간 내면, 인간 자체에 대한 물음으로 바꾸었던 소크라테스 이후 서양 철학의 주된 흐름은 인간에 대한 물음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가톨릭교회의 영향 아래 성경의 가르침에 따른 인간 이해가 중심을 이루었던 시대를 지나 근대로 넘어오며 인간에 대한 이해는 큰 변화를 맞이합니다. 특히 산업 혁명 이후로 자연에 대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능력을 갖게 된 인간은 그동안 자신을 억압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로부터의 자유와 해방을 강조합니다. 계급과 성별, 민족 등에 따라 이미 정해졌던 여러 불평등으로부터의 해방, 자연적 환경과 재해가 가져다주는 여러 제약으로부터의 해방은 물론 인간 삶의 방향을 전반적으로 이끌어왔던 종교와 절대적 진리로부터의 해방이 이루어집니다. 그동안 인간은 절대적 진리 앞에 선 인간, 거대한 자연 속에 속한 인간으로 스스로를 바라보았으나 이제 모든 것과는 구별되어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인간,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하는 존재로 스스로를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것은 상대적이며, 그 무엇도 인간의 자유를 제한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에 아주 중요한 문제 하나가 있다고 봅니다. 인간의 역사는 자유와 해방의 역사인데, 정작 인간은 인공지능을 개발하며 자유와 해방을 말할 수 없는 존재를 만들고자 합니다. 인공지능에 대해 갖는 인류의 근본적인 두려움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 우리를 지배할 수도 있는 강력한 인공지능의 등장에 있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하는가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스스로를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존재로, 완전히 자율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주체라고 믿는다면, 우리에게서 배우는 인공지능도 결국 그런 모습이 될 것입니다. 인간은 이 세상 속 모든 관계들에서 따로 떨어져 모든 것들을 상대화하는 가운데 무엇이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과 자유를 지닌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한 믿음은 이미 우리 공동의 집을 상당히 심각하게 파괴해 왔고, 그러한 믿음 아래에서 인공지능이 발전한다면 우리가 만날 미래의 강인공지능의 모습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더구나 현대의 기술은 인간과 세상을 효율성과 생산성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도록 변화시켜 왔습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율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존재가 된 미래의 인공지능이 바라보는 인류가 효율적이도, 생산적이지도 않다면 우리의 미래는 파멸로 향하게 될 것입니다.

 

[2025년 4월 13일(다해)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춘천주보 4면, 안효철 디오니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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