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
(녹)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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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성사] 신앙교리: 영원한 생명의 성체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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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9-08-12 ㅣ No.307

[공부합시다! 신앙교리] 영원한 생명의 성체성사 (1)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초대하시는 주님

 

영원한 생명에 대한 바람은 인간이면 누구나 당연히 갖는 희망일 것입니다. 영생(永生)에 대한 인간의 이러한 희망은 인간이 사는 현실세계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으로 자신의 생명의 원천인 하느님께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당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나누어 주시기 위해서,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의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세우신 성체성사를 통해 우리를 영원한 생명을 향하는 복된 삶으로 초대하십니다. 즉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과 피를 우리에게 내어주시고, 그를 모시는 우리가 당신의 생명으로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곧 그분은 성체성사를 통해서 우리를 당신이 주시는 영원한 생명으로 불러주시고 키워주고자 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주님께서는 성체성사를 통해서 우리를 구원하고자 하신다,”라고 합당히 고백할 수 있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우리의 구원

 

우리가 드리는 미사성제는 우리를 위한 구원이 이루어지는 은총의 자리이고, 나아가 하느님 안에서 완성될 미래의 나라를 위한 준비이며 축제입니다. 미사에서 이루어지는 성체성사를 통해서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와 맺으시는 구원의 계약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우리를 성부와 화해시키기 위해, 주님께서는 우리 가까이 빵과 포도주의 모습으로 살아계십니다.

 

그래서 전 세계의 교회에서 매일 바쳐지는 미사성제는 우리 그리스도인과 교회 공동체에게 생명의 원천이 되고 중심이 됩니다. 우리는 우리 생명의 원천인 성체성사를 모심으로써,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시고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고, 우리 서로가 하나 되어 주님께 나아가며, 마침내 사랑의 주님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생활의 원천인 성체성사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성사 안에서 지극히 숭고한 방식으로 당신 교회 안에 현존하십니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며 정점’으로서 그 안에 ‘교회의 모든 영적 선이 내포’되어있습니다.(교회헌장, 11항) 이를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사제의 생활과 교역에 관한 교령’은 다음의 표현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극히 거룩한 성체 안에 교회의 영적 전 재산이 내포되어 있다. 즉 우리의 ‘빠스카’이시며 생명을 주는 빵이신 그리스도 자신이 그 안에 계신다. 그리스도의 살은 성령 안에서 생명을 가지고 또 성령 안에서 생명을 주는 것이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이 살로써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시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과 자신의 노동과 모든 피조물을 당신과 함께 봉헌하도록 부르시고 인도하신다.”(5항)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성찬례의 ‘놀라움’을 되살리고자 회칙 ‘교회와 성체’를 발표하면서 성체성사를 파스카 신비의 뛰어난 성사로 제시하고, 성체성사가 교회 생활의 중심에 서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회칙에 의하면, 성체성사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생명을 주시니 교회를 유지하는 생명이 나오는 곳이 바로 성체성사입니다.(6항) 따라서 성체를 공경하는 ‘성체강복’, ‘성시간’, ‘성체조배’ 등을 우리 일상에 있어서의 주요한 신심 실천의 하나로, 또 무한한 성덕의 근원이 되는 것으로 소중하게 여겨야 하겠습니다.

 

 

신자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성체성사

 

신자들은 미사의 희생 제사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신적 제물을 봉헌하고, 또한 그 제물과 더불어 자신의 삶을 바칩니다. 성체성사는 교회 생활의 원천이고 정점이기에, 성찬례 모임은 당연히 교회의 구성원인 신자 집회의 중심이 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사제는 전례 집전으로, 자기에게 맡겨진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날로 더욱 완전하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사제교령, 5항)고 하면서, 공동체의 정신을 기르는 교육은 미사의 거행으로써 이루어져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데, 이러한 공동체를 돌보는 일이 사제의 임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목자의 임무는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는 데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또한 참된 그리스도인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그 본래의 임무이다. ···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성찬례 거행에 그 기초와 중심을 두지 않으면 결코 세워질 수 없으므로, 공동체 정신을 기르는 모든 교육은 성찬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사제교령, 6항)

 

 

용서의 은총을 베푸는 성체성사

 

교회가 베푸는 성사들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죄의 용서에 대한 표징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을 우리에게 중재하고, 하느님께 은총을 청하는 우리의 기도를 가져가는 것, 이러한 일이 성사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성사들을 통해 인간에게 구원과 화해의 은총을 선사하십니다. 고해성사만이 아니라 성체성사도 참으로 ‘화해와 구원의 성사’입니다. 하느님과 인간과의 화해가 그리스도의 십자가상의 제사를 기념하고 재현하는 성찬례를 통하여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성찬례가 “십자가의 희생 제사를 재현(현재화)하고 이를 기념하며 그 결과를 실제로 적용시키기 때문에 희생 제사”(1366항) 라고 하면서, 그 효과는 ‘죄의 용서’에 있다는 트리엔트 공의회의 다음 의결사항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하느님이시며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사람들을 위해 영원한 구속을 실현하시려고 십자가의 제단 위에서 중개자로서 돌아가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단 한 번 하느님 아버지께 바치셨다. 그러나 그분의 죽음으로 그 사제직이 끝나서는 안 되었으므로(히브 7,24.27), ‘잡히시던 날 밤’(1고린 11,23) 최후 만찬에서 사랑하는 당신 신부인 교회에게 (인간의 본성이 요구하는) 눈에 보이는 제사를 남겨 주고자 하셨다. 그 제사에서는 십자가 위에서 단 한 번 이루어진 피의 제사가 재현될 것이며, 그 기념이 세상 끝 날까지 계속될 것이고, 그 구원적 효과는 우리가 날마다 저지르는 죄의 용서에 적용될 것이었다.”(제22회기, 미사성제에 관한 교리, c. 1)

 


성체성사에 참여하는 우리의 자세

 

성체성사가 우리 ‘죄사함의 성사’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결국 우리 구원을 위해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바치신 그리스도께서 ‘그 마음을 그대로 간직하신 채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신자들에게 자신이 범한 죄의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성체성사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셨습니다.

 

“교회와 세상은 마땅히 성체를 공경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사랑의 성사 안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흠숭 안에서, 신앙으로 충만하며, 중대한 잘못과 세상의 죄를 속죄하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드리는 묵상 안에서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시간을 거부하지 맙시다. 우리의 흠숭이 중단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380항)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8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사목국장, 대구 Se. 담당사제)]

 

 

[공부합시다! 신앙교리] 영원한 생명의 성체성사 (2)

 

 

죄를 용서하여 주시는 성령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요한 20,23) 하느님만이 베푸실 수 있는 죄의 용서는 성령의 활동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죄의 용서를 위해’ 성령을 보내주신 것입니다. 우리 마음의 ‘참된 회심과 회개’를 가능하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시니, 인간은 성령 안에서의 회개를 통하여 자신을 열고 ‘용서와 죄의 사함’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이렇듯 성령께서는 인간의 양심을 활동하게 하는 분이시고, 가장 내밀한 ‘죄사함의 중개자’이십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생명을 주시는 주님’, 40항) 인간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용서를 받아들임으로써 죄의 용서를 받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성령을 모독하는 말을 하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루카 12,10)라는 ‘성령에 대한 모독죄’는 바로 ‘성령께서 베푸시는 용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거부하는 것’이라는 말씀이 아닐까요?

 

 

죄로부터 보호해주는 영성체

 

영성체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약해져 가는 사랑을 북돋아주고, 죄에서 정화하고 죄로부터 보호해주며, 그로써 그리스도와 관계를 지속하게 해줍니다. 1967년에 발표된 ‘성체신비에 관한 훈령’은 성체성사를 ‘은총의 보고(寶庫)’로 제시하며 신자들이 일상생활 중에 성체성사적인 삶을 살아갈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그러면서 훈령은 영성체가 일상의 허물과 범죄에서 우리를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육체의 음식이 잃어버린 기력을 회복시키듯이 성체는 일상생활에서 약해져가는 사랑을 북돋아주는 것이고, 이처럼 생기를 되찾은 사랑은 소죄를 없애준다고 설명하면서 이렇게 단언하고 있습니다. “성체성사는 우리 안에서 불러일으키는 그 사랑으로 우리를 미래의 죽을죄에서 보호한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생명에 참여하면 할수록, 그리스도와 우정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죽을죄를 지어 그분과 관계를 단절하기는 어렵게 된다.”(1395항)

 

“영성체로 받아 모시는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를 위해 내어 주신’ 것이며, 우리가 마시는 피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신’ 것이다. 그러므로 성체성사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키는 동시에, 우리가 전에 지은 죄를 정화하고 앞으로 죄를 짓지 않도록 우리를 지켜 준다.”(1393항) ‘성체 신비 공경에 관한 훈령’(1967) 38항에 따르면,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는 산 신앙으로 영성체를 하기만 한다면, 성사적이며 영신적으로 주의 성체와 성혈에 참여하는 것이므로 성령의 은혜는 생명수같이 각 사람에게 충만히 흘러내리는 것입니다.”(요한 7, 37-39 참조)

 

 

성사를 통해 베풀어지는 구원의 은총

 

우리의 구원은 영원한 생명에 있으며, 그 구원은 하느님에게서만 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구원은 성사를 통하여서도 온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구원을 베푸시는 하느님께서 성사를 통하여서도 구원을 위한 은총을 베푸시기 때문입니다.

 

“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교회에 맡기신 은총의 유효한 표징들로서, 이 표징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생명이 우리에게 베풀어지기 때문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31항) 그러기에 교회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성사가 필요하다고 선언합니다. “교회는 ··· 그리스도의 성사들 안에서 자신의 상속에 대한 보증을 받으며, 이미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1130항)

 

 

구원의 성사인 성체성사

 

성사 중에 성사인 성체성사는 무엇보다도 구원과 생명의 성사이며 신적인 생명의 원천입니다. “우리가 떼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에 동참하는 것이 아닙니까?”(1코린 10,16) 라는 성경말씀대로 성찬례의 의미는 우리의 구원자 그리스도의 몸을 함께 나누는 데에 있습니다. 즉 우리는 생명을 주시는 구원자이신 그리스도의 몸을 나눔으로써 그분이 주시는 생명을 받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성체성사가 구원의 성사인 것은 다양하게 교회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예수, “돌아가셨을 뿐만 아니라 다시 살아나셔서 하느님 오른 편에 앉아 우리를 위하여 대신 간구해주시는 그리스도 예수”(로마 8,34)께서 특히 성체의 형상 안에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성체성사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켜 구원하시고자 사람이 되셨던 분이시십니다. 사람이 되셨던 그분은 죄를 용서하는 일들을 행하셨는데, 이러한 일들이 바로 당신께서 구원자 하느님이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권고 ‘사랑의 성사’에서 이러한 관점에서 성체성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식사를 통하여 우리에게 당신을 내어 주시는 빵과 포도주 안에서, 그리고 그 형상 아래(루카 22,14-20; 1코린 11,23-26 참조) 하느님 생명 전체가 우리를 만나러 오며 우리는 그 생명에 성사적으로 동참합니다.”(8항)

 

 

영원한 생명의 원천인 성체성사

 

먹고 마시는 것은 인간이 생존을 위해 행해야 하는 자명한 활동들이고, 또 그 생명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일입니다. 이렇듯 주님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성체성사의 목적도 무엇보다 우리 인간을 위한 영원한 생명을 키워주는데 있습니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48-51)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이 생명의 빵이라고 소개하시면서, 당신의 살을 먹는 사람은 당신으로 인해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고 당신과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 6,54-56)

 

성찬례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당신 식탁의 친구로 삼으실 뿐만 아니라 당신 자신을 영혼의 양식으로 내어 주심으로써 우리가 당신 안에서 살게 하십니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성체성사는 생명의 성사이니,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그리스도와 일치하게 됩니다. “우리는 성찬례를 거행함으로써 이미 천상 전례와 결합되며,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1코린 15,28)이 되실 그 때의 영원한 생명을 미리 맛보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326항)

 

성체성사 안에서 우리는 영성체를 통해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생명의 원천으로 내어 주시는 구세주의 몸을 모시게 됩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교회는 성찬례를 계속 거행할 것이며, 그를 통해 우리는 주님의 죽음과 부활에서 샘솟는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길어내게 될 것입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9월호, 조현권 스테파노 신부(대구대교구 사목국장, 대구 S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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