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 (토)
(녹) 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성무일도ㅣ독서기도

12월 12일 과달루페의 동정 마리아: 여기 내가 너의 어머니로 서 있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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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7-14 ㅣ No.621

12월 12일 과달루페의 동정 마리아

독서기도

제2독서
“니칸 모포후아”라고 전해지는 이야기에서
(Saec. XVI, ex Archivo Archidioecesis Mexicopolitanae)

여기 내가 너의 어머니로 서 있지 않느냐?


1531년 12월 어느 날 이었다. 가난하고 마음씨 좋은 원주민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 디다코(후안 디에고)였다. 쿠아우티틀란에 사는 그는 영적인 일에 관심을 가지고 틀라텔롤코 주민들의 종교 모임에 다녔다고 한다. 토요일 이른 새벽에 그는 틀라텔롤코에 거룩한 일로 가게 되었다. 테페약이라는 언덕에 이르자 이미 날이 밝아 왔는데, 언덕 위에서 노랫소리가 들렸다. 노래가 그치고 더는 들리지 않았을 때, 그는 언덕 위에서 “사랑하는 요한 디다코” 하고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곧바로 그는 자기를 불렀다고 여겨지는 곳으로 용감하게 올라갔다.

언덕 위에 이르렀을 때, 그는 귀부인이 서 계신 것을 보았다. 그가 다가가자 귀부인이 그를 부르셨다. 바로 그 앞에 이르러,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분의 모습에 그는 크게 놀랐다. 귀부인의 옷은 태양처럼 빛났다. 거기에서 그 동정녀께서는 당신의 뜻을 밝히시며, 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알아야 한다. 지극히 사랑하는 아들아, 나는 거룩한 마리아, 완전한 평생 동정녀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시며 모든 것을 지으시고 살리시는 생명의 창조주, 지극히 참되신 하느님의 어머니다. 나는 간절히 바란다. 이곳에 나의 성전이 세워지기를 열망한다. 그 성전에서 나는 나의 사랑과 자비를, 나의 도움과 보호를 보여 주고 드러내며 베풀고 드높일 것이다. 참으로 나는 너희의 인자한 어머니다. 나는 너의 어머니며, 이 땅에서 하나로 모일 모든 이의 어머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찾고 열심히 나를 믿고 부르게 될 모든 이의 어머니다. 그 성전에서 나는 그들의 눈물과 절규를 듣고, 온갖 어려움과 곤경 중에 도움을 주고 은혜를 베풀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바람이 이루어지도록, 너는 멕시코시티의 주교관을 찾아가서, 내가 너를 보냈다고 주교에게 말하여라. 내가 이곳에 나를 위하여 집이 지어지기를 바란다고, 이 골짜기에 나의 성전이 세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그에게 알려라.”

그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곧바로 주교관에 갔다. 주교의 이름은 요한 데 수마라가이고, 성 프란치스코회 소속이었다. 주교는 요한 디다코의 이야기를 듣고서, 모두 믿을 수는 없다는 듯이,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들아, 다시 오너라. 내가 너의 말을 더 듣겠다. 너의 뜻과 바람에 대하여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해 보겠다.”

다음 날 그는 모후께서 그를 굽어보셨던 언덕에서 내려오시는 것을 보았다. 모후께서는 그를 만나러 언덕 가까이 오셔서는 그를 붙들고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아들아, 들어라. 결코 두려워하지 마라. 속상해하지 마라. 네 아저씨의 병도 어떠한 어려움도 걱정하지 마라. 여기 내가 너의 어머니로 서 있지 않느냐? 나의 보살핌과 보호 아래 네가 있지 않느냐? 내가 네 생명과 행복의 원천이 아니냐? 너는 내 품에, 내 팔에 안겨 있지 않느냐? 너에게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하더냐? 결코 슬퍼하지 마라. 걱정하지 마라.” 모후께서 말씀하셨다. “올라가거라.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나를 만난 곳, 내가 너에게 말했던 언덕 위 그 자리로 올라가거라. 그곳에서 온갖 꽃들을 볼 것이다. 꽃들을 꺾어 모아서 이곳으로 내려와, 내 앞에 가져다 놓아라.”

후안은 꽃들을 모아 가지고 내려와, 하늘의 모후께 드렸다. 모후께서는 꽃들을 보시려고 당신의 고귀한 손으로 받으셨다가, 후안의 겉옷에 다시 놓아 주시며 말씀하셨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 꽃들이 네가 주교에게 가져다줄 증표다. 이제 너는 나의 전령이다. 충실한 너에게 나는 이 일을 맡긴다. 너에게 엄중하게 명령한다. 너는 주교 앞이 아니면 결코 네 겉옷을 펼치지 마라. 가져간 것을 그에게 보여 주어라. 그리고 어떻게 내가 너에게 명령한 대로 언덕에 올라가 거기서 꽃들을 꺾었는지 말하고, 또 네가 보고 놀란 것은 무엇이든 이야기하여라. 그것은 그가 믿어 내가 바라는 성전을 세우게 하려는 것이다.”

하늘의 모후께서 명령하시자마자 그는 멕시코시티를 향하여 길을 떠났다. 이렇게 모든 일이 잘되어, 그는 기쁘게 걸어갔다. 후안은 주교관에 들어가 주교 앞에 엎드려, 자신이 보았던 모든 것과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이야기하였다. 그는 주교에게 말하였다. “주교님, 저에게 명령하신 것을 완수하였습니다. 제가 저의 주인이시며 하늘의 모후이신 거룩하신 마리아 천주의 성모님께, 주교님께서 저에게 동정녀께서 바라시는 그곳에 성전을 세우도록 믿을 만한 증표를 요구하셨다는 말씀을 드리러 갔습니다. 저는 성모님께, 성모님 뜻의 어떤 증표를 주교님께 가져다 드리겠다고 약속하였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주교님의 요청을 들으시고, 당신 뜻을 이루시려고 주교님께서 요청하신 증표를 은혜로이 주시고, 오늘 이른 새벽에 저에게 다시 주교님께 가라고 명령하셨습니다.”

온 시민들이 달려와, 존귀한 모상을 보고 놀랐다. 그 성모상을 하느님의 작품이라고 경탄하며 기도하였다. 그날 요한 디다코의 아저씨는 동정녀의 도우심을 받았던 이야기를 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그 모상은 과달루페의 평생 동정 성모 마리아라고 불려야 한다.”


응송  묵시 12,1 참조

◎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둔 여인이 나타났네. *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났네.
○ 동정 마리아 앞에서, 천사들이 기뻐하고 대천사들이 기뻐 춤추네.
◎ 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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