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술ㅣ교회건축
본당순례: 사람을 품은 진영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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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사람을 품은 진영성당
지역의 선구자 역할 진영성당
나무그늘 아래서
12대~14대 사목회장을 역임했다는 김중곤 비오(87세)와 부인 윤술련 바르바라(84세), 이삼순 율리아(89세) 어르신들과 함께 김승원 마오로(63세) 현 사목회장이 성당 마당 나무그늘 아래 탁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김 회장도 1958년 유아세례를 받고 지금까지 진영성당 신자로 살아왔으니 만만찮은 진영성당 지킴이다. 하지만 산 역사를 모두 꿰고 있는 이 어르신들에게는 미칠 수 없다고 말한다. 1935년에 본당이 설립되었지만, 변변한 성전을 갖추지 못하였다. 1955년 12월에 성전 기공식을 하여 1956년 5월 1일 봉헌식을 올리기까지 신자들의 눈물 어린 노력은 짧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이었다. 85년의 역사에서 그들이 함께 채웠던 시간은 땀과 감동이었다. 큰 행사 때마다 돼지를 몇 마리씩 잡아 삶고, 국밥을 수없이 끓여 내었던 젊은 시간을 회상하며 그들은 다시 행복해한다. 김 회장은 어르신들에게 친부모를 대하듯 “아버님” “어머님”으로 부르며 진영성당을 지켜온 기도와 봉사에 신자들을 대신해 진정으로 고개를 숙인다. 이 사람들 말고도 떠나지 않고 진영성당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 많다고 서로 이름을 들먹인다. 신자들이 모두 가족 같은 분위기라며 자랑스러워한다.
다시 전성기의 활기를 되찾아
순교자 신석복을 모셨던 진영성당
1935년 대구교구로 출발한 진영본당은 1963년 부산교구가 설정됨에 따라 부산교구 소속으로 되었다가, 1973년 교구 관할 재조정으로 마산교구로 편입되었다. 1985년에 본당설립 5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과 본당 50년사를 발간하여 역사를 기록하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영성당의 중심에는 순교자 정신이 흐르고 있다. 명례 출신의 신석복 마르코는 1866년 3월 31일 순교하였다. 순교 후 가족은 시신을 명례로 옮겨오고 싶었지만 마을 사람들의 반대로 강 건너 도둑골이란 곳에 안장했다. 진영성당에서는 110년 동안 쓸쓸히 묻혀있던 순교자 묘지를 찾아내어, 1975년 진영천주교공원묘지에 안장했다. 신자들은 묘소를 관리하고 순교 정신을 기리는 신심을 키웠다.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 집전으로 거행된 서울 광화문 124위 시복식에서 신석복 마르코는 복자품에 올랐다. 명례성지가 조성되어 2018년 12월 8일 복자 신석복 마르코의 유해는 이장하여 명례성지 순교자 탑 아래 부활 경당에 모셨지만, 진영성당 신자들에게는 영원히 그들의 순교자로 남아있다.
[2020년 10월 11일 연중 제28주일 가톨릭마산 4-5면, 조정자 이사벨라] 0 1,690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