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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구의 온도를 낮춰라: 지구의 온도가 오르면 나타나는 재앙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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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돋보기 - 지구의 온도를 낮춰라] 지구의 온도가 오르면 나타나는 재앙들
기후 변화 또는 지구 온난화는 이미 일상적인 말이 되었다. 작년 여름 우리나라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폭염이 발생하고, 홍천에서는 최고 기온이 41도까지 올라 지금까지 기록을 갱신한 바 있다.
지속되는 폭염으로 닭이나 돼지 등 가축과 양식 물고기가 폐사하고, 식물이나 채소도 영향을 입어 가격이 폭등하였다. 전 세계 육지와 해양에서 관측 자료가 있는 19세기 후반 이래 가장 온도가 높았던 5년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가 차지했으며 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평균 기온은 1도가 올랐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라 커지는 지구 온난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이 있는데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 연료의 연소, 시멘트 생산, 삼림 훼손, 경작지 증가, 비료 사용 등으로 배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산화탄소는 공기 중에서 40% 이상, 메탄은 150% 이상 증가하여 대기의 온실 효과의 증가로 지구 온난화가 발생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였다. 급격한 산업화와 인구 증가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에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크기가 달라지는데, 만약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한다면 지구 평균 기온은 현재(1986-2005년)보다 3.7도(2.6-4.8도), 해수면은 60c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금까지 지구 온난화보다 변화 속도가 서너 배 정도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만약 온실가스를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줄인다면 기온은 1.0도, 해수면은 약 40cm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빨리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기후 변화의 폭이 줄어들고 그에 따른 영향과 피해도 줄어들 것이다. 지역에 따라 지구 온난화의 크기와 패턴은 크게 차이가 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지구 평균보다 더 크고 강수량도 많아지며 다양한 극한 현상에 따른 영향과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규모로 발생하는 자연재해
기후 변화는 평균 기온의 상승뿐만 아니라 폭염, 가뭄, 홍수, 태풍 등의 발생 패턴을 변화시킴으로써 인류 사회와 자연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가뭄, 폭염, 홍수, 태풍, 한파, 산불 등으로 말미암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다는 뉴스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도 캘리포니아의 산불, 동아시아의 폭염, 일본의 집중 호우 등 자연재해의 규모는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가뭄, 폭염, 집중 호우, 태풍 등에 따른 피해가 계속 발생하면서 대부분의 국민이 기후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
호우는 지구 온난화에 따라 공기 중의 수증기량이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2017년 미국에 상륙한 허리케인 ‘하비’의 경우 1,250억 톤의 폭우를 퍼부어 50억 달러 이상의 엄청난 피해를 끼쳤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해수면의 온난화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증발하여 강수량은 20% 이상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 10월에 태풍 ‘차바’가 제주도와 부산, 울산에 상륙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러한 자연재해는 앞으로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 가능한 최악의 경우는 지난 100년간 평균 기온이 1.8도 상승한 것에 비하여 2100년에는 현재보다 5도 이상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폭염은 현재 10일에서 40일로, 열대야는 4일에서 50일로 증가하고, 여름철 최고 기온은 45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폭염과 열대야의 증가 추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여름철에 에어컨을 필수로 사용하여 에너지 소모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남부 지방에서는 현재와 같은 겨울 날씨는 실종될 것이다.
최근 발생한 한파와 폭설은 북극 지방의 온난화 영향으로 분석되며, 차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에는 강수량이 증가하고, 집중 호우도 현재보다 50% 더 증가하여 홍수나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고, 태풍의 비바람에 따른 피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봄철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증발량이 많아져 가뭄과 물 부족이 더욱 심할 가능성이 높다.
위기의 자연 생태계
기후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식물과 동물의 멸종 위험은 증가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육지와 해양에서 생물 상당수가 멸종 위기에 놓일 수 있으며, 남획이나 오염, 외래 침입종 등의 요인과 겹친다면 멸종 위험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대부분의 식물종은 공간 이동의 한계로 한라산의 구상나무처럼 남방 한계선 주변에서 멸종할 수 있으며, 봄의 시작이 빨라지면서 식물 생장 주기도 달라져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공간 이동이 가능한 동물은 서식지 이동으로 어느 정도 적응이 가능하지만, 먹이가 없어진다면 생존이 힘들어진다. 예컨데 애벌레가 나오는 시기와 새싹이 나는 시기가 일치하지 않으면 애벌레가 살아남기 힘들고, 그 애벌레를 먹고 크는 아기새들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아열대 해양의 산호초 90%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는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태계의 이러한 복잡한 과정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므로 우리 주변에서 어떤 생물이 살아남거나, 어떤 생물이 사라질지 분명하게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지난날 지구의 역사에서 평균기온이 2-3도가 변하면 20-30%, 4-5도가 변하면 50% 이상 생물이 멸종했다는 사실에 근거하면, 앞으로는 지구 온난화의 속도에 따라 생물의 멸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 생산 감소는 지역 분쟁과 기후 난민 양산
지구 온난화에 따라 식량 생산에 가장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열대와 아열대, 온대 지역이며, 반대로 한대 지역에서는 혜택을 볼 수도 있다. 온도가 1-2도 상승할 경우 식량 생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으나, 3도 이상 상승한다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지역은 가뭄의 영향이 심화되며 한대 지역은 극한 현상의 발생으로 지역마다 식량 생산량의 변동이 커질 수도 있다. 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의 경우 온난화와 산성화, 산소 고갈의 영향으로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
식량 사정의 악화는 사회 경제적 불평등과 불안을 가중시켜 지역 분쟁을 일으켜, 물 부족과 더불어 기후 난민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시리아 난민의 사례로 볼 때, 기후 난민은 특정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큰 쟁점이 될 수 있다.
식물 재배 적지가 점차 북상함에 따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먹거리는 귀하게 대접받을 것이다. 대구 사과가 강원도 양구에서도 재배되고 있으며, 서귀포의 귤을 남해안에서도 재배하는 실정이다.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의 온도가 5도 이상 상승하면, 사과는 한반도의 북부 지방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철에 폭염이 계속되면 상추쌈을 먹는 것도 어려워질 것이다.
건강과 도시 환경도 위협
미래에는 더욱 많은 사람이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구 온난화로 도시 환경은 나빠질 것이다. 폭염과 열대야가 증가하면서 취약 계층에 위험이 증가하고, 빈번한 집중 호우는 도시의 돌발 홍수의 가능성을 높여 사회적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에서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큰 사회적 문제인 미세 먼지는 석탄 발전이나 자동차 사용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더 심해질 것이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가 연안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해수면 상승의 영향으로 홍수나 태풍에 따른 범람 지역이 증가하여 피해는 훨씬 커질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열대 전염병의 발생 지역이나 기간이 확대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뎅기열’과 같은 아열대 전염병을 전염시키는 모기가 출현해 전염병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이외에도 모든 분야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가 커지고 있다. 현재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는 산업화와 인구 증가,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의 사용과 자연환경의 파괴로 일어나고 있음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산업화된 선진국보다 개발 도상국이나 최빈국은 온난화 피해가 더욱 심각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이를 극복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인다면 지구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1도 정도 상승하여 인류 사회가 적극적인 적응 정책을 통해 생존 가능한 미래를 예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의 흐름대로 간다면 인류와 생물의 생존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가는 것만이 이러한 위협을 극복하는 길이다. 지구 온난화에 대해 우리 모두가 가해자이며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자. 그리고 더 큰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우리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자원을 절약하여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막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 권원태 -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기후센터 원장. 대통령 직속 자문 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환경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기상학과에서 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향잡지, 2019년 6월호, 권원태] 0 1,334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