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ㅣ 봉헌생활
유럽 수도원 순례: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 수도원 |
---|
[전통 영성의 샘을 찾아서 - 제9차 유럽 수도원 순례] (2) 오스트리아 알프스 지역 수도원 깊은 알프스 … 고요 속에 마주한 수도승들 자취 - 빈 숲 속에 위치한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
오스트리아 수도원 지도에 점점이 박힌 수도원 중 가톨릭신문사 수도원 순례단이 방문한 곳은 일부이다. 겨울순례는 폭설에 길이 막힐 수도 있다. 깊은 알프스 계곡에 위치한 라인과 포라우 길은 눈도 추위도 없었다. 고요와 고독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산중 수도원에서 순례단은 영혼의 맑음과 깊이를 더하고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기념 경당에서 합창하며 다시 성탄의 기쁨으로 순례의 절정을 치달렸다.
- 포라우 수도원 전경.
낮은 데로 임하시는 임의 모습으로 사는 마흔 명이 넘는 수사가 바치는 낮기도. 절반은 젊은 수사라 영적 풍요 속에 웅장하고 힘차고 거룩한 정오의 그레고리오 영광경에 잠겨 무수히 허리 굽혀 절하는 수사들. 깊고 고요한 세상에서 아름답고 선하고 가치 있고 참된 것을 향하여 자유를 찾은 수도승들, 지도신부님은 그것이 진정한 자유요 해방이라신다.
- 총체적 바로크 예술의 집합체인 포라우 수도원 성당 내부. 900점의 천사 조각상을 볼 수 있다. 유명한 성가대와 귀중한 문헌을 소장한 도서관, 800년간 오스트리아 음악의 중심이 되고 수도원 최초로 인터넷 선교를 집중적으로 전개한 하일리겐크로이츠는 유럽에서 가장 활동적인 부르심의 수도원이다.
■ 아름다운 포라우 골짜기 수도원
- 라인 수도원 도서관에 소장된 중세기 서적. 아우구스티노회 포라우 수도원에는 16분이 생활하는데 작업복 차림의 젊은 수사와 노 수사 둘이 드리는 정오기도는 맑고 밝아 하늘빛을 닮았다. 경건하게 손 모으는 기도시간, 잠시 지나더라도 여운은 길어 찬미가락은 저미도록 일상에서 떠오른다. 정원에서 만난 눈부신 햇빛은 기도의 화답송인 듯. 분홍빛이 들어간 수도원은 밝고 화사하고 봄처럼 곱다. 온 세상이 찬미를 드리는 푸른 하늘빛에 잠기는 포라우, 방어용 첨탑과 해자와 강철로 된 큰 문의 수도원은 대자연의 향연과 수사들의 기도로 알프스 산속 믿음의 기둥으로 우뚝하다.
■ 유서 깊은 라인 수도원
-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라인 수도원. 1400여 년 전 여자와 노예는 일만하고 남자들은 철학과 전쟁을 하던 시대에 베네딕토 성인은 ‘남자여, 일하라, 손을 더럽히라’며 수사들에게 일하고 기도하고 성독하게 하여 노동에는 품격을, 유럽문화에는 큰 영향을 준다. 도서관으로 오르는 계단 벽에는 시토회 활동지역 지도가 있고 가장 많은 곳은 10개의 공동체가 있는 베트남이며 한국에는 아직 창설되지 않았다. 수사님은 짐승을 먹여 양피지를 만들었다며 깃털과 갈대, 빨대와 철필을 사용한 옛 필기구를 들고 볼펜을 내민다. 1400년 전 보리수껍질 잉크를 수도원 김나지움 화학 교사가 옛 방식으로 만들어냈다.
■ 하느님의 사랑 마리아 젤 수도원
- 라인 수도원 성모경당의 성모자상.
성지가 보이는 고개 위에 있는 마리아 젤 가르멜 수도원은 2층 작은 집으로 소박하다. 아늑한 성당에서 원장수녀님은 자신이 만든 토실하고 예쁜 아기와 구유를 보라며 맑고 밝게 웃는다. 별다른 예술품도 장식도 없이 12명의 수녀가 하늘나라의 확신으로 사는 이곳은 하느님의 온전한 사랑을 순례단에게 전한다. 가느다랗게 합해지는 저녁기도는 봉쇄의 벽을 넘어 스펀지의 물처럼 스며든다. 풍요로운 사회에서 행복을 모르는 사람들과 가난한 산 위에서 기쁘게 사는 수녀들. 성소자가 없어 한국순례단의 젊은이에게 입회를 권한다. 마리아 젤 은총의 성모님께 오늘 저녁은 성소를 위해 기도하자고 순례자들은 말한다. 가난한 수녀의 기도가 세상의 기쁨이 되도록! 0 3,204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