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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겸손과 순종을 실천하며 온정 가득한 지세포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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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순례] 겸손과 순종을 실천하며 온정 가득한 지세포본당
신앙은 수사학과 같은 것
계단 왼편 입석에 반듯하게 새겨진 ‘겸손과 순종’이 눈에 들어왔다. 성서적 의미가 있겠으나, 전동혁 베드로 주임 신부는 가장 겸손한 사제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장성기 요셉 회장 또한 신자들이 사제를 향한 믿음과 신뢰 속에서 화합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그 말을 자연스레 구현하고 있음이다.
주일학교는 교회의 미래
아울러 지세포본당은 주일학교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 일본 나가사키로 2박 3일 성지순례를 다녀왔는데 주일학교 학생 스무 명과 같은 수의 어른이 함께했다. 독지가의 후원으로 운영된 이 행사는 매우 호응이 좋았다. 다음 일정으로 오사카를 고려하고 있다. 교회의 학생들을 꾸준히 키워내 성소를 희망하는 학생도 3명 정도이다. 주임 신부는 주일학교가 교회의 미래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귀중하다고 했다. 실제로 다양한 연령대의 구성원이 고르게 있는 지세포성당은 생동감 있고 세대 간의 격차도 적단다. 서로 간의 이해와 단합에서 나오는 힘이라 하겠다.
요셉 회장은 성당이 작지만 예쁘다고 했다. 아담한 성당에 밤을 수놓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아름다웠다.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은 훨씬 많아 보였다. 교중미사에서 이백여 명을 채우고도 넉넉한 지세포성당의 성전이었다. 요셉 회장은 자연스레 예구공소 이야기로 이어갔다. 신앙촌에서 출발했기에 주민의 70퍼센트 이상이 신자이다. 128년의 역사를 지녔다고 글라라 사무장이 알려주었다. 누구나 신청만 하면 피정도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복자 윤봉문 요셉의 형인 윤경문 베드로의 기념 성전이기도 한 이곳은 인근에 ‘공곶이’도 있어 수선화를 비롯한 아름다운 꽃들로 즐비하다.
어려운 시기를 통해 결속을
지세포본당은 우여곡절 어려운 시기도 있었다. 2003년 가을에 태풍 매미가 불어 닥쳐 성당의 지붕이 절반이나 파손되어 임시 성전을 마련하였다. 성전 복구를 위해 전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이듬해에 박정일 미카엘 주교의 주례로 복구 감사미사를 올렸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기도와 협력 속에서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다. 그것이 오늘날 교우 간의 단합과 결속으로 이어오고 있음을 그들은 잘 안다.
봉사와 나눔의 정신으로
바닷길을 보며 걷는 거제 순례길은 늘 아껴두고 보는 보물 같았다. 시간을 내어 조금씩 음미하고 싶은 길이었다. 지세포성당의 따뜻한 인정과 이야기들 그리고 복자 윤봉문 순교성지의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까지도 모두 충만한 은총이었다.
[2023년 4월 30일(가해) 부활 제4주일 · 성소주일 가톨릭마산 4-5면, 이준호 라파엘] 0 402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