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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애화학교​: 청각장애 학생들이 꿈 펼치도록…

16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12-22

[특집] 서울애화학교


청각장애 학생들이 꿈 펼치도록… 사랑으로 말하는 ‘애화학교’

 

 

- 애화학교 전경.

 

 

사랑에는 희생이 필요하다. 교육도 마찬가지다. 교육이 아이를 위한 것일 때 희생의 무게는 더 무거워진다. 어릴 때 받은 교육이 아이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좋은 교육은 분명한 목적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랑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일상에 잘 스며들고 사회의 한 부분을 차지하도록 돕는 곳. 아이들을 위한 희생쯤은 기꺼이 받아들이는 곳. 사랑으로 말하는 서울애화학교(교장 김인숙 수녀) 이야기다.

 

 

사랑으로 말하는 애화(愛話)

 

애화학교는 청각장애 학생 교육을 위해 세워진 특수학교다. 애화학교가 말이 아닌 사랑으로 말하는 이유다.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학교지만 2015년에는 지적장애 과정도 열었다.

 

애화학교는 1976년 툿찡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고(故) 루이스 호펜지츠(한국명 허애덕, 수도명 카리타스) 수녀가 설립했다. 그리스도적인 사랑을 바탕으로 청각장애 아이들에게 특수교육을 함으로써 그들이 일상생활에 잘 적응하고 사회에 도움을 주는 유능한 일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설립한 학교다.

 

애화학교에서는 청각장애, 청각중복장애, 지적장애가 있는 학생 117명이 생활하고 있다. 교사를 비롯해 회계직, 공무직, 강사, 사회복무요원 등 100명이 넘는 교직원은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사랑의 공동체, 애화

 

고등학교 교실 복도에 들어서니 비누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학생들이 비누 만들기에 한창이다. 비누 베이스를 썰고 녹이고 각종 재료와 함께 섞는다. 단순해 보이지만 순서를 따르지 않으면 비누를 만들 수 없기에 아이들의 눈과 귀는 선생님을 향해 있다.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가며 또 서로 도와가며 자신만의 비누를 만들어 간다. 애화학교가 자랑하는 마을결합중점학교 활동이다. 마을 강사와 함께 요리활동과 천연비누 만들기를 하면서 아이들은 자립에 대한 꿈을 키운다. 유치원생들도 ‘우리 동네와 함께하는 신나는 요리교실’을 통해 만든 케이크, 피자, 마카롱 등을 애화학교 가족들과 나눴다. 최근에는 마을결합중점학교 활동 중 하나로 애화학교 전체가 ‘사랑 담은 선물 프로젝트’에 참여해 천 마스크와 수세미를 만들어 지역사회 주민들과 나누기도 했다.

 

애화학교 안에는 크진 않지만, 텃밭도 있다. 올해는 텃밭에서 재배한 무 등 채소들로 아이들이 함께 깍두기를 만들었다. 서툴지만 재료를 손질하고 양념을 만들어 깍두기를 담갔다. 일상에 스며들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자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할 힘을 키워주려는 노력이다. 공동체 의식도 함께 커진다.

 

- 애화학교는 9일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직접 만든 천 마스크와 수세미를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해 미아동주민센터에 전달했다. 이는 마을결합중점학교 활동의 일환이다.

 

 

빠르게 보다는 ‘바르게’

 

애화학교의 시작은 유치원부터다. 만 1세부터 만 5세의 청각장애 유아들이 개정 누리교육과정을 기초로 놀면서 배우는 곳이다. 비장애 유아들과의 교류를 통해 유아기부터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배려하는 태도도 배운다. 초등학교는 1학년~6학년 학생들의 요구수준을 고려해 학년을 섞어서 4학급으로 편성해 운영한다. 공통교육과정과 기본교육과정을 학년의 수준에 맞게 재구성해 가르치고 있다. 의사소통수단을 확립하기 위해 구어, 수어, 그림 교환 의사소통체계(PECS), 보완대체의사소통(AAC) 등을 사용해 아이들이 자기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고등학교(지적장애과정)는 중학과정과 고등과정을 각각 3학급씩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교과 학습과 체험 학습 등을 통해 아이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실제 생활기술과 사회적응력, 바른 생활습관, 직업기초능력 등을 배운다.

 

애화학교는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통해 전문적 기술과 직업 소양을 갖춘 사회인을 양성할 수 있는 기술전공과도 운영하고 있다. 기술전공과 수료생들은 다양한 직무에 취업해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다. 생활전공과는 자립생활, 사회적응을 할 수 있는 사회인 양성이 목표다. 청각중복장애, 지적장애 아이들이 진학해 사회생활에 필요한 요리, 세탁, 청소 등 일상생활, 의사소통, 생활용품 만들기 등 기초 작업 기능 훈련을 하는 곳이다. 아이들은 생활전공과 수업을 통해 자립능력을 키우고 지역사회로 나가기 위한 첫걸음을 뗀다.

 

 

넘어야 할 두 개의 산

 

줄어드는 아이들, 낙후된 시설. 애화학교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중 더 큰 문제는 애화학교를 찾는 아이들이 줄어드는 것이다. 애화학교는 유치원에 입학한 아이들이 대개 고등학교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유치원 재적수가 중요하다. 그런데 2018년 30명에 가까웠던 유치원 재적수가 2019년에는 8명 정도로 줄었다. 통합교육, 양육수당 문제 등이 발목을 잡았다. 직원들이 곳곳을 다니면서 애화학교를 알린 결과 내년도 재적수는 8명 정도를 유지하게 됐지만 장담할 순 없다.

 

낙후된 시설도 문제다. 애화학교의 신관동과 구관동의 높낮이가 다르다 보니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신관동에 있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발생하면 들것으로 좁은 계단을 이용해 구관동 보건실로 옮겨야 한다. 11월에는 방수 문제로 인해 건물 3층 천장에서 수도가 터지면서 2층은 물론이고 1층까지 물바다가 됐었다. 도서관은 강당 아래에 있어 강당에서 체육 활동이 있으면 방음 문제로 도서관 이용이 어렵다. 별관동은 현재 환기 문제로 또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도 건물 일부를 공사 중인데 취재하는 중에도 건물 공사를 위한 소음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취재를 하는 동안 한쪽에서는 공사가, 한쪽에서는 수업이 한창이었다.

 

 

김인숙(아가타 마리) 수녀

 

“애화학교의 교장은 하느님입니다.”

 

애화학교 교장 김인숙 수녀는 “매일 학교 곳곳을 돌아보면서 느끼는 것은 애화학교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수녀는 애화학교 모든 학생의 이름을 다 외울 정도로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쏟는다. 그는 “애화학교는 장애학생들이 독립해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세워진 학교”라며 “독립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예수님의 사랑으로 교육하겠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일반 학교로 갈 수 있음에도 애화학교를 믿고 학생들이 잘 따라와 줄 때 가장 감사하고 보람 있다”고 전했다.

 

김 수녀는 “애화학교 학생들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애화 가족이 돼서 공동체를 이뤄서 살아가고 있다”며 “설립 목표에 맞게 사랑의 공동체를 통해 학생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애화학교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대로 잘 될 거라고, 하느님이 보호해주시고 이끌어 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12월 20일, 도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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