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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손길] 자라는 씨앗 특수교육 센터(Growing Seed Special Education Center)

오늘도 한 뼘, 씩씩하게 자라나는 아이들

“밍글라바”(미얀마어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입니다.)

‘자라는 씨앗’학교의 아침은 아이들의 밝은 웃음과 힘찬 인사 소리로 가득합니다. 미얀마 최북단에 위치한 저희 학교는 45명(청각장애 22명, 지적·지체장애 23명)의 아동들이 배움을 통해 무럭무럭 자라나는 희망의 터전입니다. 장애 아동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했던 2011년 당시, 아동 5~6명으로 시작한 교육 프로그램은 매년 인원이 늘어나면서 점차 학교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수녀님들의 꾸준한 헌신과 노력으로 가족들과 지역사회의 인식이 바뀐 덕분에, 2022년에는 45명의 장애 아동이 다니고 10명의 아동들이 가정방문 교육에 참여하는 제법 규모가 있는 학교로 성장하였습니다. 2023년에는 65명의 장애 아동이 교실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10명의 학생이 가정방문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얀마에서 장애 아동이 교육의 기회를 얻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 일반 학교 입학은 어렵고, 입학이 되더라도 적응을 못한다는 이유로 당연한 교육의 권리를 번번이 무시당합니다. 그나마 있는 특수 학교들은 대부분 대도시에 위치해, 지방의 장애 아동들에게는 교육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습니다. ‘자라는 씨앗’학교는 미얀마 ○○○ 지역의 장애 아동을 위한 유일한 학교입니다.

초기에는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에서 학교 운영의 모든 비용을 부담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학생 수가 많아지고 규모도 커지면서 수녀회 재정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몇몇 기부 단체의 도움을 함께 받게 되었습니다. 뜻을 함께하는 단체들과 수녀회의 지원, 그리고 교사들의 노력으로 감사하게도 지금까지 학교가 유지되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쿠데타 사태로 학교에 올 수 없었던 지난 2년은 아이들과 부모님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었습니다. 잇따른 정치·사회적 어려움으로 미얀마의 많은 가정이 경제적, 정신적 위기를 겪게 되면서, 저희 역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힘든 시간을 잘 버티어내기를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2022년 5월부터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고 학교는 다시 아이들의 밝은 얼굴과 재잘거림으로 가득합니다. 여전히 팬데믹 여파와 정치·사회적 혼란이 남아 있지만 ‘자라는 씨앗’학교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학부모님들도 어려운 형편에도 학비와 차량 주유비 일부를 부담하겠다고 나섰지만, 아직은 학교와 프로그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에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자라는 씨앗’학교는 더 많은 장애 아동들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어울려 배울 수 있도록 통합형 공동체 학교를 꿈꿉니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이 꿈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도 아이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배우고 익히며 자신의 속도에 맞춰 자라납니다. 미얀마의 장애 아동들이 ‘자라는 씨앗’학교에서 즐겁게 배우며 행복한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

※ 후원 계좌 : 우리은행 1005-004-429455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2023년 3월 4일~3월 31일까지 위의 계좌로 후원해 주시는 후원금은 ‘자라는 씨앗 특수교육 센터’를 위해 씁니다.

[2023년 3월 5일(가해) 사순 제2주일 서울주보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