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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4일 (수)부활 제4주간 수요일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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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기도와 몸,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기도

153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1-02-02

[내 영혼의 불씨] 기도와 몸,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기도

 

 

2021년을 시작하면서 『생활성서』 독자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올 한 해를 성경 통독의 해로 삼으면 어떨까요? 매일 조금씩 성경을 읽기로 결심합시다. 새 칼럼 ‘내 영혼의 불씨’는 매일 기도를 실천하시는 분들과 함께 삶 속에서 기도의 영토를 넓혀가고자 합니다.

 

첫 주제는 기도와 몸의 관계입니다. 옛 사람들은 제사를 지내기 전 목욕재계를 했습니다. 기도도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가다듬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물론 기도의 주체는 몸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이지요. 그런데 정신과 마음은 허공에 떠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몸이라는 그릇에 담겨 있기에 그렇습니다. 몸의 상태가 기도에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기도를 잘 하고 싶다면 몸을 만들어 준비를 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생각을 잠재워야 기도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이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생각을 잠재울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도 세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십계명으로 기도합니다. 십계명을 순서에 따라 첫째 계명부터 곱씹으면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겁니다. 그 계명을 잘 지켰는지, 잘못한 점은 무엇인지를 성찰합니다. 잘못을 발견하면 뉘우치면서 주님께 용서와 죄 사함을 청합니다. 어느 계명에 대해 죄를 짓는 습관이 전혀 없으면 오래 머물 필요가 없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이런 방식으로 십계명 전체를 통하여 나 자신과 삶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기도할 때에는 열 가지 계명을 한꺼번에 다하려고 서두르지 마십시오. 기도 시간에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나머지는 다음 기도 때에 하면 됩니다.

 

기도는 공부가 아닙니다. 지식과 정보를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니고, 숙제하듯 또는 세금 바치듯 해서는 안 됩니다. TV나 게임은 바보가 되게 하지만, 기도는 깨어나게 하고 깨어 있게 합니다. ‘깨어서 사는’ 기쁨을 알고, 영적인 것에 맛들일 줄 알면 기도가 좋아집니다. 위와 같이 목록에 따라 자신을 성찰하는 기도는 칠죄종(교만, 인색, 미색, 분노, 탐식, 질투, 나태)과 진복팔단(마태오 복음 5장 참조)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에 적용해 내가 가진 모든 것, 자동차와 집, 나의 시간, 내 손과 발 그리고 생각과 감정과 의지 등 이 모든 것을 주신 분의 뜻에 맞게 쓰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성찰하고 반성하는 것도 훌륭한 기도입니다.

 

둘째, 기도 말을 곰곰이 생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님의 기도’를 바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하늘에 계신…” 하면서 그 뜻을 음미하고 거기에서 어떤 생각이 나거나 위로가 주어지면 그곳에 머무는 식입니다. 없으면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기도를 마칠 시간이 되면 거기서 멈추고 나머지 부분은 평소의 속도로 바치고 마무리합니다. 같은 요령으로 성모송이나 좋아하는 기도문을 바치거나 성가의 가사를 차례로 음미하는 것도 훌륭한 기도입니다. 성경 읽기에 이 방법을 적용하면 렉시오 디비나 혹은 영적 독서의 기도가 됩니다. 소재가 성경 본문으로 바뀌는 것만 다른 거지요.

 

셋째, 호흡과 함께 기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앉아서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보세요. 그러다가 들이쉴 때 ‘하늘에 계신’, 내쉴 때 ‘우리 아버지’라고 되풀이하는 겁니다. 5분 또는 10분 동안 할 수 있습니다. 더 오래 해도 좋습니다. 기도 말의 뜻을 생각할 필요가 없지만, 생각하게 되어도 좋습니다. 좋은 느낌이 들면 계속 머물고 별 느낌이 없으면 다음 구절로 넘어갑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도 같은 방법으로 반복합니다. 되풀이할 구절은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서두르지 않기 바랍니다. 주님의 기도나 성모송 그리고 나에게 익숙한 기도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단순한 기도방법을 말씀드렸는데요, 기도를 하면서 다음을 관찰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이 기도를 할 때에 분심이 드는지, 내가 분심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하는 것 말입니다. 기도의 스승인 대 데레사 성녀는 ‘우리는 분심을 피할 수 없다, 분심을 이기는 가장 뛰어난 길은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점을 의식하면서 이 기도들을 실천한다면 단순한 기도로써 집중력과 메타 인지를 높이는 수련까지 하게 됩니다. 메타 인지는 자신을 아는 능력입니다. 메타 인지가 높을수록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더 정확하게 압니다. 메타 인지가 높은 사람은 학습 능력도 뛰어납니다. 기도에 맛들이는 비결이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은 단지 단순한 세 가지 기도를 함께 해보았습니다. 특히 이 기도 중에 분심을 내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관찰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당장 나부터 실천하여 기도의 기쁨을 몸소 누리시기를 빕니다. 그런 다음 주변 사람들에게도 권해보십시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도가 아닙니까? 특히 게임 중독에 빠졌거나 집중력 저하로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권해보십시오. ‘내 영혼의 불씨’를 살리면 내가 살아납니다.

 

* 정제천 - 예수회 소속 사제로 현재 이냐시오 영성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영신수련』 『세월의 지혜』 등이 있다.

 

[생활성서, 2021년 1월호, 정제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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