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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6일 (금)부활 제4주간 금요일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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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프란치스칸 영성28: 주님의 영과 그 거룩한 활동을 마음에 간직하자

153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1-02-02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의 인격 그리고 프란치스칸 영성] (28) “주님의 영과 그 거룩한 활동을 마음에 간직하자”

 

 

- 프란치스코 성인은 주님께 깨끗한 마음으로 항상 기도하고, 박해와 병고에 겸허하고 인내하며, 우리를 박해하고 책망하고 중상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라고 형제들에게 권고했다. 사진은 아시시 성 다미아노 성당 올리브나무 숲에 있는 프란치스코 성인상.

 

 

우리 삶에 있는 긍정적인 요소들과 부정적인 요소들은 다 하나의 질서 안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여러 영성의 스승들이 말하듯이 하느님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이런 하느님은 머리로 이해하거나 물리적인 세상에서 대상을 아는 방식으로 알 수 있는 분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원하고 신성한 사랑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지극히 아름다운 춤에 참여할 때 비로소 알 수 있는 분이시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누구도 하느님이 한 영혼 안에서 숨 쉬시는 것과 같이 영혼도 이 숨에 참여하여 하느님 안에서 숨 쉴 수 있는 지고한 행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한 영혼이 하느님께 참여할 때 하느님께서 그 영혼 안에서 숨을 쉬시기에 이 영혼이 하느님처럼 숨을 쉬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 참여를 통해 하느님께서는 이 영혼이 지극히 복된 삼위일체에 일치하는 은총을 주시기에 이 영혼은 신적인 모습을 지니고 하느님처럼 된다. 그러니 이 영혼이 자신 안에서 일어난 이 엄청난 은총을 이해하고 알고 또 이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찌 불가능하겠는가? 이런 참여를 통한 서로 간의 통교와 앎과 사랑은 삼위일체의 세 위격 사이에서 영원으로부터 영원까지 강력한 사랑과 역동성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한 영혼이 하느님 안에 참여할 때 하느님께서 그 영혼에 이와 똑같은 은총을 주신다. 이것이 바로 참된 권위와 지혜 그리고 사랑 안에 계신 세 위격 안에서의 한 영혼의 변모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영혼은 이 변모의 은총을 통해 하느님처럼 된다. 그분은 우리의 영혼이 이 변모를 통한 닮음에 이르게 하도록 우리 영혼을 당신 모상과 유사함으로 창조하신 것이다.”

 

 

② 하느님의 삼위일체적 본질과 형제적 관계성

 

프란치스코는 ‘주님의 영과 그 영의 거룩한 활동을 마음에 간직함’에 대해 말한 후, 바로 이어 이렇게 말한다. “주님께 깨끗한 마음으로 항상 기도하고 박해와 병고에 겸허하고 인내하며, 또한 우리를 박해하고 책망하고 중상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고 중상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마태 5,44)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10)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22)

 

여기서 필자는 이와 맥을 같이 하는 토마스 머튼의 기도를 나누고 싶다. 이 글은 「고독 속에서의 명상」이라는 머튼의 책에서 나오는 것인데, 필자의 미국 유학 시절 고해 사제인 저베이스(Fr. Gervase White, OFM) 신부님이 이 글을 자필로 옮겨 써서 제 방 앞에 놓아 주신 것을 번역한 것이다.

 

“저의 주 하느님, 저는 지금 제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고, 제 앞에 놓여 있는 길을 보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이 길이 어디서 끝나는지도 알지 못하며 저는 저 자신도 알지 못하고 제가 당신의 뜻을 따르고 있다는 사실도 제가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제가 당신을 기쁘시게 해 드리고자 하는 바람(소망)은 실제로 당신을 기쁘시게 한다는 것을. 그리고 저는 제가 하는 모든 일 안에서 그런 희망을 견지하기를 바랍니다. 저는 그 희망을 저버리게 하는 어떤 것도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저는 압니다. 제가 이렇게 한다면 저에게 어떤 길이 펼쳐질지 모를지라도 당신께서 저를 바른길로 이끄시리라는 것을.

 

그러므로 비록 제가 길을 잃고 죽음의 그늘 밑에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저는 항상 당신을 신뢰할 것입니다. 저는 두려워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당신께서는 늘 저와 함께 계실 것이며, 제가 겪는 위험 속에 저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프란치스코는 「권고 말씀」 9번에서도 똑같은 말을 반복한다. 이런 글들은 삼위의 관계성 안에서 일치를 이루시며 끊임없이 서로를 보충해 주고 치유해주며 완성해주는 하느님 사랑에 대한 프란치스코의 진정한 신뢰와 받아들임이 드러난다. 이런 관계성의 관점에서 볼 때 하느님의 육화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영원성에서부터 시작되어 영원히 그리스도 안에서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공과 그 역사의 차원에서 볼 때 육화는 약 2000년 전에 한 번 이루어진 것이지만 영원한 사랑이신 하느님의 관점에서는 모든 피조물, 특히 하느님 모상과 유사함으로 창조된 인간 안에서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삼위일체를 가능케 하고 창조를 가능케 하는 하느님의 관계성이 빚어내는 사랑의 생명력이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우리 인간은 또 다른 그리스도로서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1월 31일, 호명환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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