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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톡 쏘는 영성: 영성은 인성이다

153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1-02-11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 영성은 인성이다


기도 많이 하고 학식도 높은데 인성 망가진 사람들 적지 않아, 유머 없고 갑질하면 영성은 바닥

 

 

오랫동안 영성이란 무엇인가 하는 주제에 매달렸습니다.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종교인들을 만났고 여러 나라 성지들을 찾아다녔습니다. ‘영성’ 하면 대부분 거룩한 어떤 것, 일반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어떤 삶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깊은 산골이나 오지에서 수도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나 아주 엄격한 삶을 사는 사람들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그런 외양적 모습을 보여 주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종교인들이 적지 않게 생기는 사회적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아주 허름한 옷, 엄격한 기도생활을 보여 주면서 자신이 마치 세상 모든 것을 초월한 듯 연출하는 종교적 위선자들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들은 가짜 겸손, 가짜 가난 등의 가짜 영성을 가르치며 신자들의 심리적 상태를 신경증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신자들은 그들을 마치 사이비교의 교주 모시듯이 할 수밖에 없고요. 그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건 아닌데…’ 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딱 꼬집어 문제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현장 상담 중에 그런 사람들에 의해 종교적 우울증이나 구원 불안증에 시달리는 등 심리적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영성은 인성’이라는 답을 찾았습니다.

 

기도는 많이 하는데, 학식도 높고 지위도 높은데 인성은 망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자신의 그런 삶을 무기로 삼아 존경을 얻으려 하면서 사람들을 정신적 노예로 만들어 착취하는 사람들, 종교적 갑질을 일삼는 사람들, 복음에 나오는 양의 탈을 쓴 늑대들이 우리 교회 안에도 존재함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무리 오래 신앙생활을 했어도, 아무리 높은 학식을 갖췄어도 성장과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인성이 엉망진창인 경우가 많습니다. 원만한 관계 맺기를 못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일컬어 ‘종교적 진상들’이라고 합니다.

 

사제복이나 수도자 옷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에게는 다가가고 싶은데 어떤 사람들은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것은 바로 그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성은 인성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신학생 시절 지금은 공원이 된 난지도 쓰레기 하차장에서 며칠간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연탄 쓰레기 오물로 덮인 그곳에 몇 분의 수녀님들이 주민들과 더불어 살고 있었는데 그분들이 초대하셔서 차 한 잔 하게 됐습니다.

 

집안의 가구들, 심지어 찻잔조차도 다 쓰레기 더미에서 주워 와서 깨지고 금간 것들이 대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수녀님들은 깔깔 웃으면서 그런 삶 안에서 행복해 하셨습니다. ‘일반사람이라면 짜증낼 터인데 참 영성이 깊은 분들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리 신부이고 수도자일지라도, 학자고 높은 지위의 사람일지라도 웃음기 없이 갑질을 일삼고 냉소적이며 유머가 없다면 그런 사람의 영성은 바닥입니다. 가까이 하면 다치기 쉬우니 피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가톨릭신문, 2021년 2월 7일, 홍성남 신부(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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