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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 이대로 괜찮은가: 텅 빈 주일학교, 아이들이 성당 찾게 하려면

13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1-04-01

주일학교, 이대로 괜찮은가


텅 빈 주일학교, 아이들이 '성당' 찾게 하려면

 

 

정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의해 종교시설 모임이 금지된 탓에 텅 비어 있는 서울대교구 한 성당 주일학교 교리실.

 

 

‘교회의 미래’인 주일학교 상황이 심상찮다. 경상도 사투리에서 나온 요즘 유행어로 말하자면, “머선129(무슨 일이고)!”다. 최근 코로나19로 ‘주일학교가 위축된다’,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까닭이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되고 학생들이 등교하면서 ‘주일학교 교리교육은 왜 못 하는가?’, ‘주일학교 이대로 괜찮은가?’에 대한 물음은 커지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주일학교를 향한 애정 섞인 걱정이다. ‘위드(with) 코로나19’ 시대. 주일학교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주일학교가 신앙을 바탕으로 한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주일학교가 가진 고민을 들어보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대보고자 한다.

 

 

주일학교의 현주소

 

주일학교가 위축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나왔다. 출석 일수를 채워야 하는 일반 학교와 달리, 주일학교는 학생의 자율에 맡긴다. 학생이 오지 않으면 운영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학생 수 감소가 주일학교 운영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주일학교 교사 수 감소도 문제다. 교사가 부족하면 학생들이 활발하게 참여해도 주일학교 운영이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학생과 교사 수가 감소하는 데는 공통적인 이유가 있다. ‘신앙’보다 ‘학업’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커진 까닭이다. 학원은 주일학교의 가장 큰 경쟁자이며, 시험기간에 학생들이 주일학교를 빠지는 것이 낯선 일은 아니다. 교리교사도 마찬가지. 주로 청년인 만큼 취업과 입시를 위한 공부 등으로 벅찬 상황이다. 더불어 해마다 감소하는 학령인구(만 6세~21세)도 고민거리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주일학교를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 현재도 정부의 방역지침은 미사를 제외한 종교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 주일학교의 노력

 

코로나19가 바꿔버린 세상의 질서. 시대 흐름에 주일학교도 발을 맞춰야 했다.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유튜브나 ‘밴드’ 등을 활용해 온라인 미사를 봉헌하고, 교리교육을 진행했다.

 

서울대교구 길음동본당(주임 구본영 신부)은 사제와 수도자, 초ㆍ중고등부 교사들이 머리를 맞대 영상 교리를 시작했다. 교사들이 직접 교안을 쓰고 영상을 제작했다. 화상회의 시스템 ‘줌’을 활용해 나눔도 진행했다. 그 노력으로 현재 학생들의 참여율은 높다. 본당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도 많이 준비했다. △ 모바일로 성령칠은 뽑아서 인증하기 △ 삼행시ㆍ빙고 대회 △ 함께 묵주기도 ㆍ위령기도 하기 △ 주일학교 성시간 등이다.

 

고덕동본당(주임 박광원 신부)은 홈쇼핑처럼 비대면 ‘은총시장’을 진행해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았다. 미사에 참여하면 우표를 주고, 그 우표를 모아 선물과 교환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밖에 다른 본당들도 주일학교 활성화를 위해 교리지식이나 말씀 묵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 SNS를 통해 공유했다. 하지만 비대면 콘텐츠도 한계는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피로 누적이 발목을 잡는 탓이다. 장기간 적지 않은 인력과 비용, 시간을 들이다 보니 콘텐츠 제작에 대한 피로도는 높아져 간다. 쏟아지는 온라인 콘텐츠 속에서 학생들의 집중력도 떨어진다. 이는 교사들의 사기 저하로도 이어진다. 가장 큰 걱정은 온라인에 익숙해져 버린 학생들 머릿속에 ‘성당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자리 잡는 것이다.

 

전국과 세계에 흩어져 사는 부산교구 남산본당 선배 교리교사들이 코로나19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후배 교사들을 응원하는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다. 우리본당채널 ‘살아있는 성당 이야기’ 유튜브 캡처.

 

 

대면 교리교육을 향한 열망

 

비대면 주일학교 활동을 펼치는 본당이라고 이런 문제를 모르랴. 대면 교육에 대한 갈망이 클 터다. 부산교구 남산본당(주임 김준한 신부)은 참고할 만한 사례다. 본당은 주일학교 미사 강론시간을 활용해 교리교육을 진행한다. 이때 학생 눈높이에 맞춘 강론과 통합교리ㆍ교리상식 퀴즈 등을 활용한다. 남산본당은 소통에도 능하다. 신부들과 교사들이 학생ㆍ학부모와 매주 중요 소식을 전하며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 선후배 교리교사들의 끈끈한 유대도 강점이다. 최근, 전국과 세계에 흩어져 사는 남산본당 선배 교사들이 노래로 후배를 응원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선배 교사들은 경험이 많은 데다 이젠 학부모인 만큼 후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과거 남산본당 교사였던 강덕현(돈보스코)씨가 주일학교에 복귀한 이유다. 여느 본당처럼 주일학교 등록 인원이 감소 추세였던 남산본당은 그 덕에 2017년부터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증가세는 2020년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어졌는데, 2019년 등록 학생은 초ㆍ중고등부 합쳐 120명에 달했다.

 

 

아이들이 성당을 찾게 하는 게 중요

 

남산본당 자모회는 미사에 참여한 아이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나눠주고 있다. 이처럼 학생들이 성당에 오고 싶게 만드는 일도 중요한 과제다. 서울대교구 화곡2동본당(주임 김한수 신부)은 아이들이 편안히 뛰어놀며 추억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본당 보좌 조승현 신부는 “미사가 끝난 뒤 학생들은 집으로 가지 않고, 성당 마당에서 놀면서 시간을 보낸다. 마스크와 방역수칙도 하느님을 향한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은 막지 못했다”며 “종교시설 내 모임이 가능해지면 대면 교리교육을 바로 시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학생 개개인을 향한 사제와 교사들의 배려와 관심도 중요하다. 서울 길음동본당 보좌 김영우 신부는 “미사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이름 한 번 더 물어보고, 더 불러주고, 눈도 한 번 더 마주치려 노력했다”며 “자주 볼 수 없는 만큼 마음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2020년이 주일학교가 ‘포스트 코로나’를 주제로 고민하던 시기였다면, 2021년은 ‘인식의 전환’을 이룰 때다. ‘위드 코로나’를 주제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담당 박재득 신부는 ‘맞춤형 사목’에 주목했다. 박 신부는 “본당이 저마다 특성을 갖는 만큼, 주일학교 운영도 획일화가 아닌 ‘본당 맞춤형’으로 가야 한다”며 “학생을 단순히 피교육자로 바라보는 게 아닌, 각 학생의 개성을 잘 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아이들을 대하는 법과 대화법도 배워야 한다”며 “시대가 변하면서 아이들의 문화도 변하는 만큼 관심을 두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초등부 담당 이효섭 신부는 ‘신앙의 습관화’를 강조했다. 이 신부는 “아이들이 신앙에 습관을 들여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체계적이고 정확한 교리교육을 위해서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신앙 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구 내 각 부서와 연계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구 노력도 필요하지만, 본당과 가정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본당ㆍ가정에서도 교구의 여러 콘텐츠를 신앙교육에 잘 활용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동심리학자 김진수(야고보)씨는 “주일학교가 재기하려면 신앙보다 학업을 중시하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과거와 달리 공부만으로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기계는 없는, 인간만이 가진 공감 능력이 무척 중요하다”며 “우리 자녀들이 공감의 대가인 예수님의 지혜와 슬기로움을 배울 수 있는 주일학교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직 교리교사 강덕현씨는 “교사들을 향한 어른 신자들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리교사를 교사로 대우하지 않고, 그저 성당에서 봉사하는 학생으로 취급하는 시선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각 본당이 각자 가진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전국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가톨릭 주일학교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일학교 한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 주일학교 사목은 본당 사목자 별로 편차가 큰 게 현실이다. 자율성에 맡길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이라며 “교구 차원에서 일괄된 사목 지침이나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3월 28일, 이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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