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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7월 10일 (금)연중 제14주간 금요일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아버지의 영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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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 아홉 번 솥을 건 선사

37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04-11-11

아홉 번 솥을 건 선사

 

 

조선 선조 때 금강산에 무전사라는 절이 있었다. 절의 주지는 서산대사였다. 하루는 서산대사가 절에서 땔감을 준비하는 개똥이라는 사람을 불렀다. 깨똥이는 평소 참을성이 있는 사람으로 칭찬이 자자했다. 서산대사는 개똥이에게 내일 있을 법회에 참석한 손님들의 점심공양을 위해 미리 가마솥을 준비하도록 일렀다.

 

대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개똥이는 자기 몸집만한 가마솥을 짊어지고 절 뒤뜰로 갔다. 그리고 적당히 쌓은 돌무더기에 흙을 바른 뒤 그 위에 가마솥을 걸었다. 잠시 후 뒤뜰에 나타난 서산대사는 탐탁치 않은 듯한 얼굴로 말했다.

 

"깨동아, 틀렸다. 다시 가마솥을 걸어라!"

 

깨똥이는 알겠노라고 깍듯이 고개를 조아린 뒤 잘못된 부분을 찾아 가마솥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다시 손을 본 개똥이는 얼른 대사에게 뛰어갔다. 그러나 대사는 이번에도 시원치 않은 듯 고개를 저었다.

 

"허허, 다시 하여라!"

 

도대체 어디가 잘못된 건지 아리송했지만 개똥이는 별 내색없이 아궁이와 굴뚝까지 살펴보았다. 개똥이가 이제는 되었다는 얼굴로 대사에게 달려갔지만 뒤뜰로 와 본 서산대사는 부지런히 뒤뜰을 오가며 개똥이에게 말했다. '틀렸어', '다시해' '다시 걸어라.'

 

그러나 개똥이의 얼굴색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드디어 아홉번째, 다시 솥을 걸기 위해 뒤뜰로 향하던 개똥이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었다.

 

"구정선사님, 그 자리에 정좌해 주십시오."

 

서산대사의 목소리였다. 놀란 개똥이에게 대사는 예를 갖춘 절을 세 번 한 뒤 입을 열었다.

 

"이제 당신은 모든 법리를 깨치신 선사이십니다. 아홉번이나 솥을 걸었어도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으셨으니 …. 이에 아홉 九자에 솥 鼎자를 써 구정선사라 부르겠사옵니다. 소승은 묘향산으로 돌아갈 터이니 이 절을 맡아주십시오."

 

서산대사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은 개똥이는 그후로 불교를 훌륭히 이끄는 지도자가 되었다.

 

[월간 좋은생각, 1995년 2월호,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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