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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미사] 전례-미사, 예수님과 함께 드리는 기도8: 자비송

275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10-18

전례-미사, 예수님과 함께 드리는 기도 (8) 자비송1)

 

 

참회 예식에서 ‘자비송’(Kyrie eleison)을 바치지 않았다면, 참회 예식 다음에 ‘자비송’을 바칩니다. ‘자비송’은 “주님께 환호하며 그분의 자비를 간청하는 노래”이기에 미사에 참례한 모든 이가 함께 바칩니다. 교송(交訟) 방식으로, 곧 “백성과 성가대 또는 백성과 선창자가 한 부분씩 맡아 교대로” 바칩니다.2)

 

‘자비송’의 기원은 고대 이교 문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대 근동 지역에서 태양신을 섬기며, 떠오르는 해를 향해 허리 굽혀 절하는 동시에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소리치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리스나 로마에서는 신에게 기도할 때나, 황제 또는 개선장군을 맞이하며 환호할 때도 “Kyrie eleison(키리에 엘레이손)”을 반복하며 소리쳤습니다.

 

이교 관습이던 ‘자비송’이 언제 전례 안으로 들어왔는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대략 5세기에 동방 교회에서 먼저 전례 환호로 사용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4세기 말경에 기록된 「에게리아의 순례기」에 따르면, 예루살렘 교회는 저녁 기도 중에 부제가 기도 지향을 말하면 소년들이 그때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Kyrie eleison)”라고 응답하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안티오키아 교회에서도 시간 전례(성무일도) 중에 간청 기도와 “Kyrie”로 이루어진 호칭 기도 형식의 기도를 바쳤습니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처음부터 “Kyrie”는 간청 기도의 일부인 공동체의 응답 환호로 전례 안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이후 5세기 말이나 6세기 초에 로마 전례에 들어오게 됩니다. 기도 지향은 사라지고 후렴 부분인 “Kyrie eleison”만이 찬가로 사용됩니다. 그레고리오 1세 교황 때에 “Christe eleison(크리스테 엘레이손)”이 첨가되고 간청이나 지향의 응답이 아닌 독립 환호로 현재 위치에 정착되었습니다. 또한 거룩함을 의미하는 세 번씩 반복하는 형식으로 변화되면서 풍부한 선율도 갖게 되었습니다. 현행 미사 지침서는 지나친 반복을 피하고자 ‘자비송’의 각 구절을 두 번씩만 하도록 규정합니다. 다만 언어와 음악의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여러 번 반복할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 정교회의 대주교인 안토니 블름에 따르면, “eleison”이라는 말은 올리브나무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래서 ‘자비송’은 홍수라는 벌과 재앙이 끝나고 용서와 새로운 가능성이 주어졌음을 드러내는 올리브 가지를 기억하게 합니다. 또한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강도당한 이의 상처에 부었던 올리브기름을 통해서 치유를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세례 성사를 통해서 “기름 부음 받은 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제직, 왕직, 예언자직에 참여하게 된 우리의 신원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지체로 살아가기 위한 은총이 필요함을 상기하게 됩니다.3)

 

이처럼 ‘자비송’은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치유해 주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와 은총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동시에 세례 성사를 통해 구원의 기름으로 우리를 축성하신 주님을 찬미와 찬양으로 공경하며 드리는 환호입니다. 그러므로 자비를 청하며 목소리를 높여, 포기함 없이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하고 외친 예리코의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처럼(마르 10,47-48 참조) ‘자비송’을 노래하거나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은 모두에게 좋으시며 그 자비 모든 조물 위에 내리시네. 주님, 모든 조물이 당신을 찬송하고 당신께 충실한 이들이 당신을 찬미하나이다.”(전례 시편 14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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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사, 기쁨의 잔치」 pp.54-56 ; 「미사전례」 pp.114-117 참조.

2) 「미사 경본 종치침」 52항 참조.

3) 「기도의 체험」 안토니 블룸, pp.70-72 참조

 

[2026년 10월 18일(가해) 연중 제29주일(전교 주일 ·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청주주보 3면, 김형민 안토니오 신부(교구 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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