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다른 복음은 있지도 않습니다(갈라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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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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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신약 성경] “다른 복음은 있지도 않습니다”(갈라 1,7)
바오로 사도는 훌륭한 성인이지만, 함께 지내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과격하지요. 갈라티아서에 그런 모습이 많이 나타나는 듯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서간을 시작하자마자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의 은총 안에서 여러분을 불러 주신 분을 여러분이 그토록 빨리 버리고 다른 복음으로 돌아서다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다른 복음은 있지도 않습니다”(갈라 1,6-7). 타협의 여지가 없는 강한 어조입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바오로 사도가 갈라티아에서 복음을 전한 다음, 다른 사람들이 와서 마치 바오로가 전한 복음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처럼 다른 내용을 첨가했습니다. 로마서 앞부분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믿음과 율법의 관계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로마서가 천천히 이론적으로 정리한 글이라면, 갈라티아서는 같은 주제에 대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바로 개입한 편지인 셈이지요. “다른 복음”(갈라 1,6)은 구원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믿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모세의 율법도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방인이 그리스도교 복음을 받아들이려 할 때, 유다교의 율법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가르친 것입니다.
조금 주의를 기울여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오로는 유다인에게 율법을 지키지 말라고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율법 그 자체가 악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이방인이 구원되기 위하여 율법 준수가 필요한가 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도 더 핵심은 율법을 지키는 것을 내가 의지할 구석으로 삼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율법에 따른 행위에 의지하는 자들은 다 저주 아래 있습니다”(갈라 3,10). 여기에서 “의지”와 “저주”라는 단어가 크게 눈에 들어옵니다. 다른 어떤 것을 의지하는 사람은 “저주를 받으리라. 그의 마음이 주님에게서 떠나 있다”(예레 17,5). 다른 데에 의지하는 것의 문제는 하느님께 온전히 의지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문어처럼 발이 여덟 개라면, 나는 어느 발에 의지하고 있는 것일까요? 율법을 지키거나 어떤 선행을 하거나 규정들을 지키는 것은 선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 나의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생각할 때, 내가 이러한 것들을 실천하기 때문에 하느님이 나에게 구원을 주신다고 생각할 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실”(갈라 2,16)이 흐려집니다. “율법을 통하여 의로움이 온다면 그리스도께서 헛되이 돌아가신 것입니다”(갈라 2,21). 의롭게 된 사람은 의로운 삶을 살겠지요.
그러나 바오로 사도가 맹렬히 반대하는 것은 내가 의롭게 살아서 구원되었다고 착각하는 위험입니다. 좋은 일들을 많이 했다 하더라도, 거기에 의지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에게 의지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복음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과격하게 율법을 지키기를 요구하거나 율법을 따르는 척하는(갈라 2,11-14) 태도를 거부합니다. 어중간하게 여기저기 의지하려는 시도를 배격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불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가 복음을 전한 이들이 “100%” 그리스도께서 베풀어 주시는 구원의 은총에 의지하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10월 4일(가해) 연중 제27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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