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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상식 더하기36: 보목(寶木)을 다 모으면 배 한 척 분량이 된다?

761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17:15

[교회상식 더하기] (36) 보목(寶木)을 다 모으면 배 한 척 분량이 된다?


전체의 2%에 불과… 십자가 통한 주님 사랑 기억하길

 

 

- 교회는 예수님께서 “십자가 나무 위에서 거룩하신 당신 수난으로 우리에게 의로움을 얻어 주셨다”고 가르친다. 광주대교구 가톨릭목포성지 산정동대성전에 안치된 보목(寶木). 이승훈 기자

 

 

‘보목(寶木)’이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예수님께서 처형당하실 때 사용됐다고 전해지는 십자가 나무를 일컫는 말로 ‘성 십자가’라고도 합니다. 보목은 세계 여러 성당에 안치돼있는데요. 세계 각지의 보목을 다 모으면 커다란 배 한 척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나무가 모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가짜 보목이 많다는 말인데요. 정말일까요?

 

전설에 따르면 보목은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 성 헬레나가 발견했다고 합니다. 성인은 예수님께서 못 박히신 십자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던 중 골고타 언덕에서 여러 십자가를 발견했는데, 그중 한 십자가에서 병자를 치유하는 기적이 일어났고, 그 십자가가 보목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보목은 조각으로 나뉘어 분배됐는데요. 그러다 보니 보목 조각을 안치하고 있는 성당의 수가 점차 많아졌습니다. 이 점을 들어 장 칼뱅은 「성유물에 관한 논고」에서 보목 조각을 다 모으면 배 한 척 분량이 나올 것이라 주장합니다. 성유물 공경을 비판하면서 그 양을 볼 때 상당수가 가짜일 것이라는 것이지요. 칼뱅만이 아니라 당시 개신교 신학자나 계몽주의자들이 보목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그런데 후에 이 주장에 반대되는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1870년 프랑스의 건축가이자 고고학자인 샤를 로제 드 플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도구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는데요. 그는 당시 알려진 보목 조각들의 목록을 작성하면서 그 부피를 계산했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십자가 크기를 가정해 계산한 결과, 확인된 보목 조각들의 부피를 모두 합쳐도 십자가 전체의 약 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가 보목의 진위까지 밝히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양이 넘쳐서 가짜가 많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교회는 “십자가 나무 위에서 거룩하신 당신 수난으로 우리에게 의로움을 얻어 주셨다”고 가르칩니다.(트리엔트 공의회 「의화에 관한 교령」)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대신한 희생 제사를 십자가 위에서 완성하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천국에 이르는 사다리는 하나뿐”이고 “십자가 이외에 하늘에 오르는 다른 사다리는 없다”고 강조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18항)

 

우리가 보목을 바라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목을 바라보지만, 실은 그를 통해 십자가에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주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을 공경하는 것이지요. 또한 우리 역시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를 것을 기억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보목을 바라보며 기도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광주대교구 가톨릭목포성지 산정동대성전(교황 직속)과 인천교구 갑곶순교성지입니다. 하지만 십자가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일은 꼭 보목 앞이 아니더라도 가능합니다. 9월 14일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잠시 시간을 내 성당이나 집에 걸린 십자가 앞에서 기도해 보면 어떨까요?

 

“보라, 십자 나무 여기 세상 구원이 달렸네.”(주님 수난 성금요일 ‘십자가 경배’ 중)

 

[가톨릭신문, 2026년 9월 13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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