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상식 더하기33: 성당은 동쪽을 바라보고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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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5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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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상식 더하기] (33) 성당은 ‘동쪽’을 바라보고 짓는다?
떠오르는 태양, 다시 오실 그리스도 기다리는 의미
- 스테파노 성인 축일인 12월 26일에 떠오르는 해의 방향에 맞춰 제대 방향이 설계된 오스트리아 성 슈테판 대성당. “동쪽은 빛의 상징이며, 역사 안에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 곧 그리스도의 상징”이다. 정웅모 신부 제공학교나 직장 등에 새로 온 사람들이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이라 부릅니다. 그런데 이 말이 성당 건축에서 널리 쓰이던 말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오리엔테이션은 ‘동쪽’을 뜻하는 오리엔트(orient)에서 비롯한 말로, 본래 방향을 잡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교회 건축에서는 제대가 있는 성당의 중심축을 동쪽으로 향하게 배치하는 것을 ‘오리엔테이션’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성당을 동쪽을 향하도록 지었을까요? 동쪽을 향해 기도하는 것이 교회의 오랜 전통이었기 때문입니다.
동쪽을 바라보고 기도하는 전통은 이미 2세기경의 기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후로도 여러 교부와 성인들이 동쪽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의미에 관해 가르쳤는데요.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신학대전」에서 이 전통의 의미를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우선 동쪽에서 해가 떠오르는 것이 하느님의 위엄을 드러내는 표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성경이 하느님이 창조하신 낙원, 에덴동산이 동쪽에 있다고 기록하고 있는 점도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동쪽은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방향이라는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동쪽에서 친 번개가 서쪽까지 비추듯 사람의 아들의 재림도 그러할 것”(마태 24,27)이라고 가르치셨기 때문이지요.(「신학대전」 II-II, q.84, a.3, ad 3 참조) 베네딕토 16세 교황님도 2010년 파스카 성야 강론 중 “동쪽은 빛의 상징이며, 역사 안에 새롭게 떠오르는 태양, 곧 그리스도의 상징”이라고 동쪽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동쪽을 향해 성당을 짓는 전통은 중세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나 독일 쾰른 대성당 등 중세에 세워지기 시작한 유명한 성당들도 제대가 있는 성당 후진을 해 뜨는 방향에 두었습니다. 심지어 성당 주보성인의 축일에 해가 뜨는 지점을 정밀하게 계산해 제대 방향으로 삼기도 했는데요. 오스트리아 성 슈테판 대성당의 경우 성당 주보인 스테파노 성인 축일인 12월 26일이면 성당의 중심축을 따라 해가 떠오릅니다.
물론 모든 성당이 동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 베드로 대성당, 라테라노 대성당 등은 제대가 서쪽을 바라보고 있고, 그밖에 여러 성당도 지형이나 도로, 성인의 무덤 등 중요한 장소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동쪽이 아닌 방향을 향한 성당들도 많습니다. 현대 성당 건축도 여러 이유에 따라 다양한 방향으로 성당을 짓습니다. 예수님을 향해 기도한다는 상징이 중요한 것이지 동쪽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동쪽으로 방향을 정하는 오리엔테이션은 오늘날 어떤 일에 앞서 방향을 정하는 활동이라는 의미로 확장됐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1코린 3,17)이라고 가르치십니다.
아침마다 동쪽에서 떠오르는 해를 맞으며 ‘하느님의 성전’인 우리도 오늘 하루의 방향이 빛이신 예수님을 향하도록 스스로 ‘오리엔테이션’을 해 보면 어떨까요?
[가톨릭신문, 2026년 8월 23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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