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 교리: 참 아름다운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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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4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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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참 아름다운 몸
한때 유행했던 삼국지 게임에서 장수의 역량을 평가하는 능력치에는 다섯 가지가 있었습니다. 통솔, 무력, 지력, 정치 그리고 매력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매력’이 왜 좋은 장수의 기준에 포함되는지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수록 매력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정한 용모와 조리 있는 언변, 적당한 쾌활함과 여유는 상대방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날 매력은 특별히 외적인 용모에 지나치게 치중되어 있는 듯합니다. 탄탄하고 마른 몸, 좋은 피부, 주름 없는 얼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 보입니다. SNS에는 끊임없이 아름답고 젊은 몸이 등장하고,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것을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물론 용모를 가꾸는 일을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건강을 돌보고 육체를 가꾸고 단련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몸을 소중하게 다루는 일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것이 삶의 최종적인 목적이 될 때, 더 나아가 몸에 해를 끼치면서까지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할 때 생겨납니다. 더 큰 근육을 얻기 위한 약물 사용, 소득 수준을 넘어서는 과도한 비용 지출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특별히 요즘에는 비만 치료제를 둘러싼 유혹도 적지 않은 듯합니다. 물론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의사의 처방에 따라 이를 사용하는 것은 정당한 치료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필요한 상태가 아닌데도 더 쉽고 빠르게 날씬해지기 위해 약물에 의존한다면 그것은 미용의 문제를 넘어, 노력과 절제의 과정 없이 달콤한 결과를 얻고 싶어 하는 우리 시대 욕망의 한 단면입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그리스도는 살아 계십니다〉에서 다음과 같이 권고하십니다. “여러분의 젊음을 악용하여 아름다움과 겉모습이 혼동되는 피상적인 삶을 조장하도록 내버려두지 마십시오.”(183항)
그렇다면 참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화려한 옷으로 치장한 이의 모습보다 가난한 이에게 빵을 내미는 수도자의 낡은 옷자락에 우리는 감동합니다. 건강한 몸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체력을 쓰는 사람의 몸은 두말할 나위 없이 아름답습니다. 세월의 흐름을 담고 있는 지혜로운 어르신의 주름 잡힌 미소는 우리의 마음을 넉넉하게 합니다. 이에 성경은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우아함은 거짓이고 아름다움은 헛것이지만 주님을 경외하는 여인은 칭송을 받는다.”(잠언 31,30) 이렇듯 진정 아름다운 몸은 보여 주기 좋은 몸이 아니라 사랑하기 좋은 몸입니다. 건강한 두 다리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달려가기 위해 있고, 튼튼한 두 팔은 쓰러진 사람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있으며, 아름다운 얼굴은 누군가에게 따뜻한 미소를 건네는 얼굴입니다. 우리의 육체는 감상의 대상이기 이전에 사랑을 실천하는 도구이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주신 선물입니다. 그 몸으로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을 때, 우리의 몸은 비로소 참 아름다운 몸이 됩니다.
[2026년 8월 23일(가해) 연중 제21주일 서울주보 5면, 방종우 야고보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윤리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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