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리] 당신은 어떤 색깔의 안경을 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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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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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심리] 당신은 어떤 색깔의 안경을 쓰고 있나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만 가지 생각을 하며 살아갑니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이 생각들은 마치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과도 같습니다. 안경 렌즈에 파란색 물감이 묻으면 세상이 온통 차갑게 보이고, 붉은 물감이 묻으면 세상이 온통 험해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어떤 생각의 안경을 쓰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의 하루는 천국이 되기도 하고 지옥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마음이 유난히 지치고 불안한 청소년 시기에는 나도 모르게 ‘왜곡된 안경’을 쓰기 쉽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 왜곡(Cognitive Distortion)’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생각의 필터가 좁고 편협할 때 그 해석의 결과로 나오는 판단 역시 잘못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쉽게 빠지는 생각의 함정들을 살펴볼까요? 그 첫 번째 함정은 바로 모든 것을 흑과 백으로 나누어 버리는 사고입니다. 시험을 한 번 망쳤을 뿐인데 ‘내 인생은 끝났어!’라며 삶을 성공과 실패라는 두 가지의 극단으로 나누어 버리고 마는 것이지요. 분명 그 사이에는 다른 경험과 가능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차가운 이분법에 갇히고 맙니다. 또한 친구의 마음을 마치 내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확신하며 내 식대로 해석해 버리는 사고 역시 우리를 외롭게 만듭니다. 복도에서 마주친 친구가 피곤해서 무표정하게 지나쳤을 뿐인데, ‘저 친구는 나를 싫어하는 게 분명해.’라며 혼자 상처받기도 하지요. 작은 실수를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재앙처럼 확대하여 해석하는 사고 역시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생각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에서 기억해야 할 것은, 편협한 필터로 걸러진 해석들은 ‘진짜 사실’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그저 왜곡된 안경이 만들어 낸 가짜 이미지일 뿐인 것이지요.
그렇다면, 생각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잠시 숨을 고르고, 내 생각과 객관적인 사실을 분리해 보려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지금 내 생각이 100% 진짜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다정하게 물어보세요. 혹은 제삼자가 되어 나의 감정을 쏙 뺀 채 객관적인 눈으로 상황을 다시 바라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면 무언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잘못된 생각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그 기울어진 생각들이 다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나에게 다시 말해 보세요. “한 번의 실수가 너라는 사람을 결정하진 않아.” 하고 말이죠.
우리가 종종 느끼는 무기력함, 우울한 감정은 흔히 잘못된 필터로 해석하여 실제보다 더 커진 고통인 경우가 많습니다. 습관처럼 내가 하고 있는 생각에 또 다른 치우침은 없는지 매일 조금씩 관찰해 나간다면, 균형 잡힌 건강한 내면 안에서 지금 이대로 충분히 잘해내고 있다고 우리를 응원해 주시는 예수님의 다정한 음성을 듣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26년 8월 23일(가해) 연중 제21주일 서울주보 4면, 김정미 아니마 수녀(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대구 수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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