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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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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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신약 성경]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복음의 기쁨』 첫 구절은 강력합니다. “복음의 기쁨은 예수님을 만나는 모든 이의 마음과 삶을 가득 채워 줍니다.” 저는 처음 저 문장을 읽었을 때 당황했습니다. 너무 당연한 것인데도 삶 안에서 확인하기는 그렇게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인구 중에 적지 않은 숫자가 그리스도인인데, 그 가운데서 마음과 삶에 기쁨이 가득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아니, 사실은 멀리 갈 필요가 없습니다. 내 마음과 삶에 기쁨이 가득한가 돌아보면 됩니다. 복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우리 삶에 과연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일까요?
믿음은 분명 삶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의 서간들은 이를 보여줍니다. 바오로 사도는 구원이 인간의 업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믿음을 통해서 은총으로 주어지는 것임을 언제나 강조하고 특히 로마서에서 이 점을 역설하지만, 그의 서간들은 먼저 이러한 교리를 설명한 다음, 뒷부분에서는 신자들의 삶을 위한 권고들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로마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12-16장에서 그러한 가르침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로마 12,2). 어떤 사람이 참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다면, 그분이 구원을 주신다는 기쁜 소식을 받아들였다면, 삶에 나타날 것입니다. 기쁨이 마음과 삶에 넘쳐나야 할 것입니다. 어떤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율법 계명을 지켜야 한다고 애를 쓰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삶을 통해서 구원을 얻는다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로 구원된 삶이라면 달라야 할 것입니다. 짧게 말해서, 의롭게 되었다면 당연히 의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라는 말이 특별히 눈에 띕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누가 하나하나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겠지요. 세세한 규정들을 지킴으로써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의롭게 된 사람으로서 현세의 기준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성령께 귀를 기울이며 자유롭게 살아가라는 뜻일 것입니다.
12장 후반부터는 여러 가지 더 실천적인 가르침들이 제시됩니다. 선, 평화, 기쁨 같은 주제들이 반복해서 나오고, 코린토 서간에서 크게 강조될 공동체의 일치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믿음이 강한 우리는 믿음이 나약한 이들의 약점을 그대로 받아 주어야 하고, 자기 좋을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로마 15,1). 코린토 1서 8장에서는 음식 규정을 예로 듭니다. 믿음이 강한 사람은 어떤 음식이나 먹어도 괜찮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가 어떤 음식을 먹는 것 때문에 믿음이 약한 사람을 걸려 넘어지게 한다면 그것은 공동체 전체로 볼 때 유익한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그 약한 형제를 위해서 돌아가셨고(로마 14,15), 우리를 기꺼이 받아들이셨습니다(로마 15,7).
많은 말을 하는 것은 사실 적절치 않은 듯합니다. 우리가 정말 믿는다면 우리의 삶에 그 믿음이 나타날 것입니다. 기쁨, 평화, 선, 일치, 사랑이 우리에게서 드러날 것입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8월 16일(가해) 연중 제20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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