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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신약] 성경: 하늘 나라의 신비

994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10:21

[성경] 하늘 나라의 신비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복음 선포 활동이 당대 사회에 파란을 일으키자, 셋째 설교 모음집(마태 13장)에서 하늘 나라의 신비를 비유로 알려 주십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 보물의 비유, 진주 상인의 비유, 그물의 비유 등 일곱 차례에 걸쳐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해 주시지요. 당시 일곱은 충만함과 완전함을 상징하는 수였으므로, 일곱 가지 비유에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충실히 전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어로 비유(παραβολή, 파라볼레)는 어떤 사실을 설명하거나 분명히 하려고 할 때 옆에 무언가를 놓아서 비교한다는 뜻입니다. 하늘 나라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이념이나 이상을 피부에 와닿게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때 효과적이죠. 더군다나 가라지와 겨자씨, 누룩과 그물 등 농어촌 지역에서 흔한 물건을 비유 소재로 삼으셨기에, 사람들은 한 단면이나마 하늘 나라의 특성을 꿰뚫어 볼 수 있었을 겁니다.

 

첫째 비유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입니다. 길이나 돌밭이나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와 달리, 좋은 땅에 떨어진 씨는 그동안의 실패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결실을 보았다는 뜻입니다. 마태오복음 11-12장에서는 세례자 요한을 둘러싼 논란과 갈릴래아 여러 고을의 불신, 유다교 지도자들의 반대가 이어집니다. 예수님의 하늘 나라 선포가 거듭 거부당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주님께서는 포기하지 않고 복음의 씨를 뿌리는 일을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알찬 결실을 거두리라는 희망을 품으셨던 거죠. 아니, 열두 사도라는 좋은 땅에서 이미 열매를 맺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비유는 복음 선포를 계속해 나가면서 겪어야 할 실패에 꺾이기보다는 어딘가에 있을 좋은 땅을 찾아 씨를 뿌리겠다는 희망을 잃지말라고 사도들을 격려하는 말씀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3,9)라고 선문답하듯이 말씀을 맺으신 것 아닐까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제자들에게만 알려주기 위해서 비유로 말씀하셨다고 하시니까요.(마태 13,10–11 참조)

 

둘째 비유는 가라지의 비유입니다. 여기서는 하늘 나라를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빗댑니다. 서른 배, 예순 배, 백 배의 열매를 맺는 걸 기대할 만한데, 밀 줄기가 나왔을 때 가라지도 발견되었다는 겁니다. 농사할 때는 이것들을 솎아 내는 것이 당연한데, 예수님께서는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마태 13,30)고 하십니다. 섣불리 솎아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히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죠. 밀과 가라지를 판단하는 일은 수확하시는 분께 맡기고 우선 복음의 씨를 뿌리는 데 온 힘을 쏟으라는 것이죠. 그물의 비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머지 비유는 하늘 나라의 복음에 내재해 있는 힘과 가치에 대해서 다룹니다. 우리가 접하는 일상 안에 숨어 있는 하늘 나라 찾기! 우리 신앙인이 앞으로 해나가야 할 몫이 아닐까요?

 

[2026년 8월 16일(가해) 연중 제20주일 서울주보 5면, 이우식 베드로(성서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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