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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6년 8월 14일 (금)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모세는 너희의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너희가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하였다. 처음부터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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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경 다시 보기: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1코린 13,7)

990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8-11

[성경 다시 보기]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주고(1코린 13,7)


“형이, 사고 쳤잖아!”

 

 

우리 집안 식구들은 가축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다 세례를 받은 신자들입니다. 그래서 주일이 되면 모두가 당연히 성당을 가야 하는데, 집 볼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궁리 끝에 부모님을 비롯하여 막내까지 돌아가면서 주일마다 집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공소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도 이 규칙에는 예외가 되지 않았습니다. 신앙심은 몰라도 어쨌든 우리 가족들은 동네 사람들이 다 아는 가톨릭 신자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한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습니다. 제가 소신학교에 다닐 때입니다. 미사 때 영성체를 하고 나면, 꼭 간절한(?) 기도를 하는데, 그 내용 가운데 하나가, 집안 식구들에 관한 기도였습니다. 부모님 건강하게 해 주시고, 형제, 자매들을 하나하나 다 생각하며 공부 잘하게 해 주시고, 저는 신학교에서 “똘레”(쫓겨나는 것) 당하지 않게 해 주시고… 그러다가 언젠가는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하느님 아버지, 예수, 마리아님! 가만히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 집안의 모든 식구들은 다 신자들입니다. 만약 우리 집안에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생기면, 믿지 않은 이웃 사람들이 뭐라 말하겠습니까? “믿는 사람들도 별수 없네, 저렇게 열심히 성당에 다니며, 기도하는데도 저런 일이 터지고, 저런 불행이 닥치는 걸 보면, “하느님도 영검이 없네” 하고 빈정거리면, 우리 식구들보다 하느님의 체면이 뭐가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하느님, 당신의 체면을 봐서라도 우리 집안에는 사고가 나면 안 됩니다. 안 그렇습니까 하느님? 불경스럽게도! 이런 생각을 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집에는 그러한 큰 불행이 닥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병이 나서, 크게 수술을 받는다거나, 형제자매들이 학교에서나 사회생활에서 사고를 치거나, 제가 신학교에서 “똘레” 당하지도 않아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한 번은 아버지가 이런 말씀을 하신 적도 있었습니다. 애들이 많은 우리 집에, 사고를 치거나, 병원에 가서 큰 수술을 받는 그런 일들이 있었으면 우리는 살림을 못살았을 거다. 사실 그랬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늘 감사기도를 드리기도 했습니다. 저도 맞는 말씀이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저의 영성체 후 기도를 속으로 되새기면서.

 

그런데 훗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얼마 되지 않아, 저의 남동생이 우리 형제들의 모임에서 옛날 얘기들로 꽃을 피우는데 “생뚱맞게” 이런 말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부 형님이 사고를 쳤잖아! “무슨 사고를?” “언제?” “모르는 가베?” “형이 군에 있을 때, 휴가 나와서, ‘가을 타작’을 하는데, 동네 청년이 우리 집에 ‘날일’ 하러 왔다가, 그 이튿날도 오기로 했는데 약속을 어기고 안 나왔다고, 저녁에 그 집에 찾아가서, 그를 주먹으로 때려, 이가 부러진 사건! 저는 그것도 모르고 휴가를 끝내고 귀대했습니다. 나중에 그 친구가 우리 집에 찾아와서, 아버지가 치료비를 물어 준 사실! 이 사건을 모르는 가베?” 하고 반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어렴풋이 때린 기억은 났지만, 그 총각의 이가 부러졌고, 아버지가 2백만 원이나 물어주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8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사고를 친 놈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이 사건을 한 번도 제게 말씀하지 않았을까요? 저의 잘못을 들추어내지 않으시고 묻어주신 아버지의 마음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줍니다”라는 이 말씀이 내 마음에 늘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9일(가해) 연중 제19주일 가톨릭마산 8면, 황봉철 베드로 신부(성사 전담 · 성서신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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