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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땅 끝에 이르기까지

984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7-26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땅 끝에 이르기까지

 

 

복음이 땅 끝에 이르면 사도행전이 끝납니다. 여기서 말하는 “땅 끝”은 1세기 신자들이 생각했던 땅 끝이라, 실제로는 바오로 사도가 세 번의 선교 여행을 마친 후에 수인(囚人)으로서 로마에 이르게 되는 것을 가리키지요. 이 여행들은 모두 안티오키아에서 시작하여 안티오키아에서 끝납니다. 성경 마지막에 들어 있는 지도를 보시면, 사도 바오로의 여행들을 짚어볼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여러 도시를 다녔지만, 활동 방식은 대략 비슷했습니다. 예수님도 처음에 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셨고, 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았기에 다른 민족들에게 하느님 나라가 주어지리라고 하셨지요(마태 21,43 참조). 바오로와 바르나바가 사도행전 13,46에서 하는 말은 그들의 선교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겪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여러분에게 전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것을 배척하고 영원한 생명을 받기에 스스로 합당하지 못하다고 판단하니, 이제 우리는 다른 민족들에게 돌아섭니다.” 바오로가 처음부터 이방인의 사도로 시작하려 한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러나 복음이 이방인들을 향해 가기까지는 거쳐야 할 단계들이 있었습니다. 사도행전 10장에서 베드로는 하늘에서 여러 짐승과 새들이 들어 있는 그릇이 내려오는 것을 봅니다. 그는 속된 것, 곧 율법에 금지된 것을 먹을 수 없다고 말하지만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사도 10,15)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그리고는 백인대장 코르넬리우스를 찾아가 그에게 복음을 전하고 세례를 베풉니다.

 

바오로 역시 선교 여행에서 많은 이방인들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을 체험합니다. 그러면서 율법 문제가 제기됩니다. 이방인이 그리스도교 복음을 받아들이려면, 먼저 유다교의 율법을 지켜야 하는 것일까요? 사도행전 15장에서는 예루살렘에서 사도들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고, 이방인들에게 이미 성령이 내렸으니 우상에게 바친 제물을 먹지 말라는 등의 규정만을 부과하기로 결정합니다. 사도행전 15장은 결정 내용뿐만 아니라 사도들이 함께 문제를 논의하고 결정하는 방식 때문에도 의미가 깊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1코린 9,23)라고 말합니다. 사도행전에서 그는 듣는 이들에 따라 설교 방식도 바꿉니다. 유다인들에게는 구약성경을 통해서, 아테네인들에게는 그들의 신전에 적힌 구절을 통해서 접근합니다. 전에 그는 바리사이였고 율법에 대한 열성을 자랑하던 사람이었으나, 이제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기 위하여 모든 장벽을 넘어섭니다.

 

오늘 사도행전을 다시 살펴보면서 바오로 사도가 성전에서 체포되고(21장) 최고 의회를 거쳐 카이사리아 총독에게 보내졌다가 다시 황제에게 상소하여 로마로 가게 되는 과정이 상당히 자세하게 소개된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어쩌면 그가 잡혀가는 여정이 선교 여행 못지않은 의미를 지녔던 것은 아닐까요? 마지막에 바오로는 로마에 잡혀 있고 결국 거기에서 순교할 것이지만, 사도행전은 “그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사도 28,31)라고 말합니다. 그가 재판을 받고 순교에 이르게 되는 것 역시 복음이 땅 끝까지 전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7월 26일(가해) 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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