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부] 교부들의 삶과 신앙: 그리스도를 참된 스승으로 고백한 교부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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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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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들의 삶과 신앙] “그리스도를 참된 스승으로 고백한 교부”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지난달에는 사도들에게서 이어져 내려온 믿음, 곧 교회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전승 안에서 진리를 발견하고자 노력했던 교부 히폴리투스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이번 달에는 그리스도를 참된 스승으로 모시고 살아가고자 했던 교부,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클레멘스는 대략 150년경 태어나 215년경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고대 세계의 대표적인 학문 도시였던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하였습니다. 그곳에서는 유대교 전통, 그리스 철학, 동방의 여러 종교와 사상, 로마 제국의 문화가 서로 만나고 충돌했습니다. 그러한 도시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은 단순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믿음의 차원에 머물 수 없었습니다. 교회는 끊임없이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믿는가?” “그 믿음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복음은 세상의 지혜와 어떤 관계를 맺는가?” 이러한 물음 앞에서 신앙을 깊이 사유했던 교부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입니다.
클레멘스는 그리스도교 신앙이 결코 무지의 자리가 아니라, 인간을 참된 지혜와 성숙으로 이끄는 길임을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저술 가운데 하나가 『교육자』입니다. 이 작품에서 그는 그리스도를 ‘교육자’로 고백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일이 아닙니다. 클레멘스에게 그리스도는 인간에게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만 가르치시는 분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그는 『교육자』 첫머리에서 참으로 중요한 말을 남깁니다.
“그 목적은 영혼을 더 지혜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선하게 만드는 것이며, 학식 있는 삶이 아니라 절도 있는 삶으로 [나아가도록] 길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교육자』 제1권 1장 1,4.
이 한 문장은 클레멘스의 신앙 이해를 잘 보여 줍니다. 신앙은 머릿속에 지식을 쌓는 일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참된 신앙은 인간의 마음과 행동, 습관과 삶의 방향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많이 아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먼저, 하느님 앞에서 더 선한 사람이 되는 것이 그리스도교적 배움의 목적입니다. 클레멘스는 이성과 학문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철학과 배움도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선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지식은 그 자체로 구원이 될 수 없습니다.
지식은 그리스도께 인도될 때 지혜가 되고, 지혜는 사랑과 선한 삶으로 열매 맺을 때 참된 의미를 지닙니다. 그러므로 클레멘스에게 신앙의 배움은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회심의 과정이며, 삶 전체가 그리스도께 교육받는 여정입니다.
이 점은 몸이 아픈 사람에게 의사가 필요하듯, 영혼의 병을 앓는 인간에게는 참된 교육자가 필요하다는 그의 표현 안에서 더욱 잘 드러납니다. 클레멘스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욕망을 고쳐 주시고, 흐트러진 마음을 바로잡아 주시며, 죄로 기울어진 삶을 다시 하느님께 향하게 하신다고 고백합니다. 그에게 그리스도는 영혼의 병을 치유하시는 분이십니다.(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 『교육자』 제1권 1장 3,3; 2장 6,1-2 참조) 그래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단순한 훈계가 아니라 치유입니다. 복음은 우리를 꾸짖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교육자』에서 제시되는 그리스도의 얼굴은 엄격한 스승이면서 동시에 자비로운 의사로 드러납니다. 그분은 우리가 잘못된 길로 갈 때 우리를 깨우치시고, 약해질 때 붙드시며, 넘어질 때 다시 일으키십니다. 클레멘스에게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가르치시는 이유는 우리를 억누르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참으로 자유롭고 선한 인간이 되도록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오늘날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알고 싶은 것을 언제든 검색할 수 있고, 수많은 지식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이 안다고 해서 반드시 더 선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날 우리에게 더 절실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는 누구에게 배우고 있는가?”입니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우리에게 신앙의 배움이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 일깨워 줍니다. 그 배움의 목적은 단순히 더 많이 아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 목적은 그리스도를 닮는 데 있습니다. 지식은 많지만 지혜가 부족한 시대, 말은 많지만 삶의 변화가 부족한 시대에 클레멘스는 우리에게 조용히 말합니다. 그리스도께 배우십시오. 그분은 우리의 영혼을 더 선하게 하시는 참된 교육자이십니다. 따라서 신앙생활은 평생 계속되는 배움의 여정입니다. 우리는 말씀 안에서 배우고, 기도 안에서 배우며,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배우고, 이웃을 사랑하는 구체적인 삶 안에서 배웁니다. 그 배움의 중심에는 언제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가르치시는 스승이시며, 우리를 치유하시는 의사이시고,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끄시는 참된 교육자이십니다.
[2026년 7월 12일(가해) 연중 제15주일 가톨릭마산 4-5면, 이승언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청년사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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