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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한국교회사연구소, 한국교회 탁덕 용어 수용 과정 조명

203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7-01

한국교회사연구소, 한국교회 ‘탁덕’ 용어 수용 과정 조명


‘사체르도스’ 중국어 음역 ‘탁덕’으로 축약…조선으로 넘어오며 ‘덕 깨우치는 사람’ 의미로 정착

 

 

- 박강 신부가 6월 20일 한국교회사연구소에서 열린 제225회 연구발표회에서 '동아시아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 용어 수용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지순 기자

 

 

과거 한국교회에서 사제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였던 ‘탁덕(鐸德)’은 어떻게 전래된 용어일까. 

 

한자 표기만 보면 ‘덕을 깨우치는 사람’처럼 풀이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라틴어 ‘사체르도스(Sacerdos)’의 음역어가 중국교회에서 축약, 정착된 뒤 조선교회에 전해진 표현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에서는 이 같은 용어 수용 과정을 바탕으로, 한국교회가 서구교회 용어를 받아들이고 해석해 온 과정을 살피는 교회 용어 수용사 연구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6월 20일 제225회 연구발표회를 열고, ‘탁덕’(鐸德)의 한국교회 수용 과정을 살폈다. 박강 신부(가브리엘·수원교구 광교1동본당 보좌)는 이날 ‘동아시아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 용어 수용사 - 한중일 교회의 Sacerdos 개념 번역사를 중심으로’ 주제 발표에서 사제를 뜻하는 사체르도스가 중국과 한국 등 동아시아 교회 안에서 어떻게 번역, 수용됐는지 설명했다.

 

박 신부는 “중국교회에서 활동한 선교사들은 사체르도스를 중국인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번역해 정착시키려 많은 시도를 했다”며 “사체르도스의 음역어로 제시된 ‘살책이탁덕(撒責耳鐸德)’, ‘살책이탁덕(撒責爾鐸德)’, ‘살책아탁덕(撒責兒鐸德)’ 등의 번역어가 마침내 탁덕으로 축약돼 정착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역 서학서의 영향을 받은 조선교회도 탁덕을 사체르도스의 번역어이자 신부를 뜻하는 일반 용어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박 신부는 이어 “사체르도스의 직분상 의미를 담은 ‘사제’는 19세기 후반 불한사전에 등장한 이래 점차 음역 표현인 탁덕을 대신해 사용됐다”고 밝혔다. 교회 문헌 안에서 탁덕이 사제로 대체돼 간 과정도 짚었다. 박 신부에 따르면, 교리서와 교회 문헌에서는 1934년경부터, 성경에서는 1940년대부터, 기도서와 전례서에서는 1960년대부터 탁덕 대신 사제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박 신부는 특히 “탁덕이 사체르도스의 음역어인 ‘살책이탁덕’, ‘살책아탁덕’의 축약으로 정립된 용어라는 사실이 한국교회사 안에서 충분히 인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탁덕의 한자 표기에 이끌려 이를 ‘덕을 깨우치는 사람’으로 해석한 문헌들이 한국교회사 안에서 발견된다”며 “이는 한국교회가 외래 교회 용어에 신학적 의미를 부여해 온 사례인 동시에, 보다 엄밀한 교회 용어 수용사 연구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 연구발표회에서 조은나(루치아·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신학과 박사 수료) 씨는 ‘1948~1968년 현대 한국천주교회 형성기의 평신도 운동 연구’를 주제로 한국교회 평신도 사도직 활동과 제도화를 다뤘다. [가톨릭신문, 2026년 6월 28일, 박지순 기자]

 

 

언제부터 ‘탁덕’ 대신 ‘사제’ 사용하기 시작했나


한국교회사연구소 연구발표회에서 ‘탁덕’ 의미와 변천사 조명 

 

과거 사제를 지칭하던 용어 중 하나인 ‘탁덕(鐸德)’의 뜻과 유래를 새롭게 조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 교회 안에서는 그간 중국 교회에서 들여온 ‘탁덕’의 의미를 한자 표기에 기대어 ‘덕을 깨우치는 사람’ 등으로 풀이해왔다. 그러나 탁덕은 라틴어로 ‘사제’를 뜻하는 ‘Sacerdos’의 한자 음역어 ‘살책아(이)탁덕’(撒責兒<耳>鐸德)이 축약된 말이라는 분석이 제시됐다.

 

박강(수원교구) 신부는 20일 한국교회사연구소 제225회 연구발표회에서 ‘동아시아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 용어 수용사 - 한중일 교회의 Sacerdos 개념 번역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박 신부는 17세기 중국에서 예수회 선교사들이 저술한 한역 서학서를 중심으로 ‘탁덕’이라는 용어가 형성되고 전파된 과정을 추적했다. 탁덕의 효시가 되는 ‘살책아탁덕(撒責兒鐸德)’은 1615년 바뇨니 신부의 「교요해략」에 처음 도입됐다. 이어 1629년 알레니 신부는 「미살제의」에서 새로운 음역어인 ‘살책이탁덕(撒責耳鐸德)’을 고안하는 한편, 축약어인 ‘탁덕(鐸德)’을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이후 1635년 알레니 신부의 「천주강생언행기략」에서는 제사를 주관하는 ‘살책이탁덕’의 의미를 풀이하는 말로 ‘사제(司祭)’가 등장했다. 그러나 박 신부는 이 표현이 한역 서학서 안에서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교회에서도 20세기까지는 ‘사제’보다 ‘탁덕’이 더 일상적인 표현으로 쓰였다. 그러다 1934년 간행된 「천주교 요리문답」을 계기로 ‘사제’가 ‘탁덕’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박 신부는 “‘사제(司祭)’가 제사를 주관하는 사제직의 근본 의미를 담고 있는 번역이므로, ‘탁덕’보다 그 본질적인 정체성을 잘 표현한다고 여겼으리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탁덕’이 sacerdos의 번역어로 사용되지 않는 현대에는 교회법상 주교가 아닌 신부, 곧 presbyter를 구분해 번역할 때 ‘탁덕’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신부는 한국 교회가 ‘탁덕’에 고유한 의미를 부여해온 점도 주목했다. 그는 “단순히 외부 세계에서 이미 형성된 신학적 용어를 수입하여 사용한 것이 아니라, 해당 용어를 해석하고 교회 안에서 사용하기 위해 독자적 의미를 부여하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비록 그것이 언어학적, 역사적 자료 부족으로 인한 무지나 학술적 오류의 소산이라 하더라도, 이처럼 신앙 공동체 안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말과 글로 전달하는 과정에 담긴 의의에 주목할 때 보다 깊은 함의를 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6년 6월 28일, 이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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