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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인간의 사악함까지도 교회 재건의 주춧돌로 삼으신 하느님!

202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00:07

[역사 속 숨겨진 보물 이야기] 인간의 사악함까지도 교회 재건의 주춧돌로 삼으신 하느님!

 

 

1866년 박해 때 리델 신부님의 조선 탈출을 도왔고, 그 후 주교님이 된 리델 대목구장에게 조선 교회 소식을 전했던 인물로 ‘하느님의 종’ 최지혁(요한)이 있습니다. 최지혁이 리델 주교님에게 전한 교회 소식 중에 대원군의 극악무도한 행동과 전라도 교회와 관련한 사건을 언급한 것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상정’(徐相鼎)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그는 과거시험에 급제한 후에 벼슬이 3품에 올랐고, 철종 10년 때에 성균관 대사성이 됩니다. 그에게는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동생의 아내가 있었는데, 무척 미인이었고, 재능이 뛰어났다고 합니다. 어느 날, 대원군(大院君)이 조선의 정권을 쥐고 있을 때에 서상정에게 “우리가 어찌 되든 일가(一家)니 네 동생의 아내를 나에게 한 번 인사를 시켜 주면 반갑게 맞이하겠다.”고 말했답니다. 서상정은 제수에게 이 말을 전했지만, 제수는 대원군의 집에 가려 하지 않았답니다. 이에 서상정은 “대원위(大院位)가 부르신다고 하는데 왜 안 가시오?” 제수는 마지못해 가마를 타고 대원군 집에 갔고, 거기서 대원군의 부인인 부대부인(府大夫人) 방으로 들어가 부대부인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이때 부대부인이 말하기를 “대원군이 다른 방에 계시니 가 뵈오라” 하며 방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리고 제수가 대원군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자, 부대부인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방에 있던 대원군은 제수를 보자 ‘개와 돼지 같은 행실’을 했고, 대원군의 힘에 못 이겨 끝내 ‘욕’을 당했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제수는 식음을 전폐하고 화병으로 며칠을 움직이지도 않은 채 방 안에만 누워있었답니다.

 

이에 서상정이 이상하게 생각하여, 제수의 집을 찾아가 방 문 앞에서 “어디가 평안치 못하셔서 누워만 계십니까?” 그러자 제수가 말하기를 “꼭 해야 할 중요한 말이 있기에 잠깐 방에 들어오시면 좋겠습니다.” 이에 서상정은 “내가 들어가서 무엇하오리까? 내가 이 문밖에 서서 듣고자 하니 말씀하옵소서.” 제수가 말하되, “내 방에 들어오셔야 조용히 여쭙겠나이다.” 서상정이 말하기를 “그러하실 것 무엇이 있습니까? 방에서 말씀하시면 이 밖에서 듣겠삽나이다.” 제수는 “그렇지 못할 일이니 들어오신 후에 여쭙겠나이다.”

 

제수의 간청에 서상정은 마지못하여 제수의 방에 들어갔고, 제수는 말하기를 “사람이 세상에 나왔다가 이런 욕을 당하면 살아있음이 쓸 데 있겠습니까? 내가 본디 그놈의 부정한 행실을 들은 지 오래되어, 그 집에 갈 마음이 온전히 없었으나, 하도 권하시옵기에 부득이 그의 방에 들어갔더니, 이러저러한 욕을 당했습니다. 어찌 나에게 이런 흉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까? 나는 이제 죽은 사람이니 그리 알고 계십시오.” 그리고 제수는 자살해 버립니다. 서상정은 너무나 흉측하고 괴상한 일을 겪었지만, 대원군의 권력 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다음 대원군은 서상정을 전라감사(全羅監司)로 승진을 시켜 전라도로 내려보냅니다. 그러나 서상정은 제수의 일로 인해 대원군의 말은 듣지 않기로 작정합니다. 특히, 대원군이 천주교 신자 체포령을 내려도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으며, 대원군 또한 그것을 어찌할 수 없어 가만히 내버려 두었답니다. 그러한 이유로 전라도에는 천주교 신자들에 대한 박해가 크게 일어나지 않았고, 그래서 1870년 당시에도 교우들이 교우촌을 이루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내용을 최지혁은 리델 주교님에게 보고했습니다.

 

대원군의 극악무도한 행실 때문에 전라도 지역 천주교 박해에 소극적이었던 전라감사 서상정의 모습에서 한편으로는 다행이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놀라웠습니다. 인간의 사악함까지도 구원의 도구로 쓰시는 하느님과 1876년 또다시 선교사들이 조선에 입국했을 때 왜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교회 재건의 주춧돌을 삼았는지의 이유를 생각게 합니다. 하느님의 섭리, 얼마나 오묘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2026년 6월 7일(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강석진 요셉 신부(개갑장터 순교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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