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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신약] 성경 인물 이야기: 하혈하는 부인과 야이로의 딸

967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6-09

[함신부가 들려주는 성경 인물 이야기] 하혈하는 부인과 야이로의 딸 (1)

 

 

마르코 복음서 5장에는 아주 독특한 구조를 가진 이야기가 나오는데, 두 가지 기적이 마치 샌드위치처럼 연결된 것입니다. 첫 번째 기적의 대상은 야이로라는 이름을 가진 회당장의 딸입니다.

 

참고로 회당은 기원전 587년 예루살렘의 멸망과 성전의 파괴 이후 뿔뿔이 흩어진 유다인들의 새로운 신앙 중심지로서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데, 회당장은 회당에서의 예배를 주관하는 책임을 맡은 평신도 대표였습니다.

 

이야기는 야이로와 예수님의 만남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야이로는 회당장의 체면도 집어던진 채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려 자기 집에 가 어린 딸을 치유해 주시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이 딸은 병으로 죽어가고 있었다고 하는데 무슨 병 때문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야이로의 간절한 청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답하십니다. 딸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아버지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리신 예수님은 머뭇거림 없이 즉시 길을 떠나십니다.

 

그런데 독자들이 예수께서 야이로의 딸을 살리시기를 기대하며 지켜보는 바로 이때 다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삽입은 야이로 딸의 이야기에 극적인 효과를 줍니다. 마치 연속극 한 회의 이야기가 무르익었을 때 ‘다음 시간에….’라고 하며 끊는 것과 같습니다.

 

새로운 이야기에는 12년 동안이나 하혈하던 여인이 등장하는데, 성경의 묘사에 따르면 이 여인은 빈발월경의 증상을 보이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정상주기보다 짧은 주기로 생리하는 것으로서 대단히 고통스러운 병에 속합니다.

 

이 하혈하는 여인은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는 극심한 육신의 고통 외에도 종교적으로 부정한 자가 되어 사회에서도 소외되었습니다:

 

여자에게서 무엇인가 흐를 경우, 곧 그곳에서 피가 흐를 때에 그 여자는 이레 동안 불결하다. 그 여자의 몸에 닿는 이는 모두 저녁때까지 부정하게 된다. 그 여자가 불결한 기간에 눕는 자리는 모두 부정하게 된다. 그가 앉는 자리도 모두 부정하게 된다.(레위 15,19-20)

 

또한, 이 여인은 병의 치유를 위해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예수님 시대의 의술은 과학보다는 미신에 가까웠습니다. 탈무드의 기록에 따르면 이러한 병에 적용되는 치료법은 타조알을 태운 재를 천 조각에 싸서 가지고 다니거나 암나귀의 똥 속에서 발견된 보리 낟알을 가지고 다니는 것 등이 있었는데, 이런 방법으로 치유가 될 리 없었죠. 그러니 헛되이 모든 재산만 탕진한 것입니다.

 

이렇게 삼중고에 시달리던 여인은 어디선가 예수님의 치유 능력에 대한 소문을 듣고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함에 사람들 속에 숨어서 예수께 다가갑니다. 만일 예수님이 아신다면 부정이 옮을까 하여 몸에 손을 대게 하실 리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겠죠.

 

[2026년 6월 7일(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가톨릭안동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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