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성경: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
965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5-31
-
[성경]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우리는 기도할 때마다 “아멘.” 하고 마무리합니다. 사도 바오로도 같은 방식으로 축원하셨습니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 모두와 함께 계시기를 빕니다. 아멘.”(로마 15,33) ‘아멘’이라는 말에 기도나 축원으로 빌었던 내용이 확실히 이루어지리라는 믿음이 담겨 있다고나 할까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와 달리 먼저 ‘아멘.’이라고 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마태 5,1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는 구절은 마태오 복음에서 여기서 가장 먼저 언급되는데, 그리스어로 ‘아멘 레고 휘민(ἀμὴν λέγω ὑμῖν)’입니다.
여기서 아멘은 ‘진실로’란 뜻입니다. 우리가 ‘정말이야.’ 하면서 자기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강조할 때 쓰는 어투입니다. 예수님도 당신께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청중에게 확고히 심어주려 하셨던 거죠. 무슨 메시지일까요?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으리라는 겁니다. 그 배경으로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라고 거듭 강조하기까지 합니다.
‘하늘과 땅’은 서로 대립하는 개념으로 ‘창조 세계 전체’를 가리키는 히브리식 관용 표현입니다. 모든 것이 없어져 새로 완성되기 전까진 율법을 임의로 해석하거나 무효화시키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당대에 사람들이 율법을 대하는 태도는 아주 달랐습니다. 헤로데를 보좌했던 율법 학자들은 예수님의 탄생 장소를 알려주는 참고문헌으로만 여겼습니다.(마태 2,4-6 참조) 다른 율법 학자들은 그들의 수입과 직결되는 규정은 준수하라며 강조하면서도 율법의 근본정신은 소홀히 하기도 했습니다.(마태 23,23 참조)
그러니 예수님께서 ‘아멘’(진실로)이라고 강조하면서까지 율법 준수의 중요성을 역설하실 수밖에요. 율법에 대해서 조금 안다고 해서 어떤 계명은 소홀히 여겨 어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니까요. 더 나아가 예수님은 율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여섯 가지 예시로 제시해 주십니다.(마태 5,23–48 참조)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마태 5,38–39)
청중이 들은 말씀을 명제로 먼저 내세운 다음에 예수님의 말씀을 반명제로 내세운다고 해서 학계에서는 이를 대당 명제라고 합니다. 이 대당 명제에서 예수님은 율법 규정을 확장하거나 심화시키시기도 하고,(제1, 제2, 제5 대당 명제), 축소하거나 폐지하시기도 합니다.(제3, 제4, 제6 대당명제) 통념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율법 규정을 자유자재로 다루면서도 완성하실 수 있으셨던(마태 5,17 참조) 예수님! 그분을 조금이나마 닮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26년 5월 31일(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서울주보 5면, 이우식 베드로(성서신학자)]
-
추천 0
-

-
- [성경용어] 우리의 몸(body)이 거룩하게 변성하기 위한 필요조건은 무엇일까?
-
9663
소순태
02:02
-
-
- [신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야고보서
-
9662
주호식
2026-06-01
-
-
- [구약] 말씀의 우물: 다니엘 안에 있는 거룩한 영
-
9661
주호식
2026-06-0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