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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영혼의 법: 혼인 무효 장애

67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5-13

[Soul 신부의 영혼의 법] 혼인 무효 장애

 

 

제1073조 무효 장애가 있는 사람은 유효하게 혼인을 맺을 자격이 없는 자로 된다.

 

가톨릭교회는 혼인을 단순한 계약 이 아닌, 하느님께서 맺어주시는 사랑의 결실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유효하게 맺어진 혼인의 유대를 어떠한 인간 권력으로도 끊어놓을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이 거룩한 유대를 보호하고자 교회는 혼인을 유효하게 맺을 수 없는 기준을 제시하는데, 그것이 혼인 무효 장애입니다. 흔히들 ‘조당’이라고 표현하는데, ‘방해’, ‘지장’을 의미하는 옛말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표현입니다. 법전은 무효로 하는 장애들에 대해 여러 가지를 규정하지만 그 가운데 우리나라 현실에 주로 적용되는 두 가지 장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① 이전 혼인 유대 장애 : 이미 유효한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은, 그 유대가 해소되지 않는 한 새로운 혼인을 맺을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신자들 사이의 성사혼, 신자와 비신자 사이의 관면혼, 비신자들 사이의 사회혼 모두가 포함됩니다. 중요한 점은, 사회법상 이혼만으로 유대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전 혼인이 무효였다는 사실 또는 혼인의 유대가 해소되었다는 사실이 교회 권위에 의해 확인되거나 합법적으로 인정되어야만, 새로운 혼인을 자유롭게 준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 혼인에 대해 의문이 있다면, 반드시 영혼의 목자, 곧 본당 주임 신부님과 면담을 통해 교회의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② 미신자 장애 : 가톨릭 신자와 신자 아닌 사람 사이의 혼인은 원칙적으로 유효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관면’을 통해 이 혼인을 유효하게 허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혼인 면담 과정에서 ‘세례받은 배우자의 신앙생활이 보장되는지’, ‘자녀를 가톨릭 신앙 안에서 양육할 의지가 있는지’, ‘혼인의 목적과 특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존중하는지’에 대해 분명히 확인되어야 합니다. 이 조건들이 충족될 때, 교회는 관면을 주고 혼인을 허락합니다.

 

모든 혼인 장애가 영구적인 것은 아니며, 교회는 사랑을 방해하려는 게 아니라 혼인을 지켜주려는 마음으로 이 기준을 세워둔 것입니다. 따라서 장애가 있는 경우에, 이 장애 요인을 제거하거나 또는 장애를 관면받으면 언제든 유효한 조건을 갖추어 혼인을 맺을 수 있습니다.

 

교회법이 존재하는 것은 사람을 죄인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닙니다. 하느님 은총 안에서 그분의 사랑을 더욱 충만히 느끼며 살아가게 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교회의 혼인법은 누군가를 혼인 장애로 낙인을 찍기 위해서가 아닌, 유효한 혼인 관계 안에서 성사의 은총을 더욱 풍성하게 누리게 하기 위해서 제정된 것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혹은 타인의 혼인 무효 장애로 인한 어려움을 알고 계시다면, 영혼의 목자에게 빨리 안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2026년 5월 10일(가해) 부활 제6주일 대전주보 3면, 김솔 노엘 신부(사회복지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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