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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부] 교부들의 삶과 신앙: 부활 시기, 성경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한 교회의 변증가 안티오키아의 테오필로스

98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4-15

[교부들의 삶과 신앙] 부활 시기, “성경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한 교회의 변증가” 안티오키아의 테오필로스

 

 

지난 시간, 우리는 사순 시기를 맞아 하느님 앞에 선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도록 이끌어 준 교부 테르툴리아누스의 글을 함께 묵상했습니다. 오늘은 부활 시기를 맞이하여, 그리스도교 신앙을 철학적 사변이 아니라 역사와 계시에 근거한 진리로 선포하고자 했던 교부 안티오키아의 테오필로스를 만나보고자 합니다.

 

주님 부활의 아침, 교회를 상징하는 여인들의 떨리는 목소리를 통해 기쁜 소식(마태 28,1-8; 마르 16,1-8; 루카 24,1-12; 요한 20,1-10)이 세상에 울려 퍼집니다. 강함과 위대함을 상징하는 존재들이 아니라, 오히려 주변부에 놓여 있다고 여겨질 수 있는 이들을 통해 부활의 소식이 선포되었습니다. 이 사실은 성경을 읽는 우리로 하여금, 복음이 인간의 기준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택 안에서 드러나는 진리임을 다시금 묵상하도록 초대합니다.

 

2세기 교회는 외적으로는 박해를, 내부적으로는 철학적 사변과 인간의 논리에서 비롯된 다양한 사상적 도전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교회는 단순히 신앙을 지키는데 머무르지 않고, 그 신앙이 참된 진리임을 설명하고 변증해야 했습니다. 안티오키아의 테오필로스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살아간 교부였습니다. 그는 본래 그리스도인이 아닌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깊이 탐구하는 가운데 그리스도교 신앙에 귀의하였고, 이후 초세기 교회의 중심지였던 안티오키아의 주교가 됩니다. 그는 사도 시대 이후 여섯 번째로 그 직무를 이어받아, 168년경부터 2세기 후반(181-188년 사이)까지 교회를 이끌었습니다. 이방인 출신에서 주교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그가 단순히 전통을 계승한 지도자가 아니라, 성경을 통해 진리를 발견한 탐구자이자 하느님께로 돌아설 수 있는 사람이었음을 보여줍니다. 그의 신학은 바로 그 신앙적 삶의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접할 수 있는 그의 유일한 저작은 『아우톨리쿠스에게』(Ad Autolycum)입니다. 이는 이방인 친구 아우톨리쿠스에게 그리스도교 신앙을 설명하기 위해 쓰인 변증서입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신앙을 철학적 사변이 아니라 역사와 계시에 근거한 진리로 제시하며, 성경을 통해 하느님의 창조와 그 안에 담긴 섭리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스토아 학파에 속한 어떤 철학자들은 하느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설령 존재한다 하더라도 아무것도 돌보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생각은 에피쿠로스와 크리시포스의 어리석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 한편 플라톤과 그 학파는 시작이 없는 하느님을 인정하면서도, 그와 함께 영원한 물질을 상정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형상을 만들 수 있을 뿐, 그 안에 생명과 감각을 불어넣을 수 없습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생각하고 숨 쉬며 느끼는 존재를 창조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무로부터 만물을 창조하시며, 당신의 뜻에 따라 모든 것을 존재하게 하시는 분이십니다”(테오필로스, 『아우톨리쿠스에게』 II, 4).

 

테오필로스는 특정 철학 체계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보존하고 전하는 공동체로서 교회의 가치를 강조한 교부였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이해하며, 신앙을 문화적 요소나 철학적 체계보다 앞선 삶의 중심에 두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정보와 사상의 총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테오필로스는 우리에게 다시금 성경으로 돌아갈 것을 권고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 계신 하느님의 현존을 발견하라고 초대합니다. 테오필로스는 거대한 신학 체계를 남긴 인물은 아닐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성경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그 진리를 세상에 증언하고자 했던 교회의 충실한 증인이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같은 부르심을 받고 있습니다. 부활 신앙을 산다는 것은, 여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당신 자신을 계시하신 하느님의 방식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세상 속에서 때로는 거부당하고 소외될지라도 하느님이라는 가치를 붙들고 살아가는 것, 그리고 그 삶을 통해 진리를 증언하는 것, 바로 그 자리에서 하느님의 계시는 계속해서 이루어집니다.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부활 신앙을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는 바로 각자의 자리에서 교회가 보존하고자 했던 그 가치를 지켜가는 것에서 발견됩니다.

 

[2026년 4월 12일(가해)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가톨릭마산 4-5면, 이승언 토마스 아퀴나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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