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례] 전례 동작의 의미: 일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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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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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들여다보기] 전례 동작의 의미 : 일어섬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수난과 죽음을 건너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에 서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루카 24,36) 일어서 있는 것은 부활의 기쁨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동시에 세례를 통해 이 신비에 함께 동참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의 마지막 순간까지 십자가 아래에 서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요한 19,25) 예수님의 고통과 죽음이라는 처절한 순간에도 결코 도망치지 않고 하느님에 대한 굳은 신뢰로 곁에 서 있는 성모님의 모습은 교회의 정체성을 드러내기도 하지요.
이런 의미들은 전례 안으로 들어와 신앙 안에서 확고히 서 있음을 뜻하게 됩니다. 특히 말씀의 전례 중에 복음을 봉독할 때 모든 사람들은 일어서게 됩니다. 하느님 말씀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서서 경청하겠다는 것입니다.(루카 4,16 참조)
또한 서 있는 것은 기도하는 이의 자세입니다. “너희가 서서 기도할 때에 누군가에게 반감을 품고 있거든 용서하여라.”(마르 11,25)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루카 18,13)
초대 교회의 신자들은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해 서서 양팔을 들고 기도했는데 이는 카타콤바의 벽화 “기도하는 사람”(Orans)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요컨대 사제가 입당할 때부터 본기도를 할 때까지, 신앙고백부터 보편지향기도를 할 때까지, 또 성찬례 때 일어서 있는 것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사제와 함께 기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밖에도 서 있는 것은 깨어 준비하고 있는 사람의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언제든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지요.
물론 오래 서 있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다리가 아파 앉고 싶을 수도 있고 다른 생각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서 있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새겨보며 전례에 참여하면 어떨까요?
예수님의 부활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알렐루야!
[2026년 4월 5일(가해) 주님 부활 대축일 대구주보 4면, 배재영 안토니오 신부(교구 문화홍보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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