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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자료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세례자

936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3-12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세례자

 

 

마르코 복음은 네 복음서 가운데 가장 짧습니다. 그러니 충실하게 그 줄거리를 따라가 봅시다. 마태오 복음에서 주로 보았던 예수님의 설교 말씀들은 이 마르코 복음의 줄거리 사이사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주에 마르코 복음을 시작하면서, 이 복음의 핵심은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읽는 이들에게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그리스도이심을 전해 주려는 것이지요. 그런 복음서에 시작하자마자 예수님이 아닌 세례자 요한이 등장하니, 그 인물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보아야겠습니다. 이번에 복음을 읽으면서 저에게는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마르 1,4)라는 구절이 눈에 크게 들어왔습니다. 아니, 마태오 복음에서는 예수님에 대해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마태 1,21)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죄의 용서는 분명 대단히 강한 의미를 갖습니다. 2장에서 사람들은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마르 2,7)라고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행적 중에서도 죄의 용서는 다른 누가 “나도 할 수 있다.”라고 말할 수 없는 영역입니다. 그런데 요한이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하였다면 이것은 중대한 일입니다.

 

그러나 마르코 복음 1장은 세례자 요한이 그리스도(메시아)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마르코 복음 1장 3절에 인용된 이사야서의 구절이나 1장 2절에 인용된 말라키서의 구절은 메시아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길을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 말합니다. 특히 말라키서의 말씀에 따르면, 마지막 때에 메시아가 오시기 전에는 먼저 ‘사자(使者)’가 와야 합니다. 말라키서 3장 1절에서는 “나의 사자를 보내니”라고 하고 3장 23절에서는 “엘리야 예언자를 보내리라.”라고 하기 때문에, 나중에도 사람들은 예수님께 “율법 학자들은 어째서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한다고 말합니까?”(마르 9,11)라고 묻습니다. 왜 이 질문을 할까요? 예수님이 메시아시라면, 그보다 먼저 엘리야가 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예수님은 요한이 그 엘리야였다고 암시하십니다. 이 마르코 복음 9장의 맥락에서 요한이 그 엘리야였다는 것은 요한이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것이라기보다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확증해 줍니다. 마르코 복음 1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서 요한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그가 주님의 길을 마련하는 사람이었음을 밝힘으로써 그 다음에 오신 예수님이 메시아시라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요한은 물로 세례를 주었지만 예수님은 성령으로 세례를 주십니다. 요한이 베풀었던 “죄의 용서를 위한 회개의 세례”는, 예수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였습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신 장면도 매우 짧게 소개되는데(마르 1,9-11), 여기에서의 핵심은 하늘에서 들려온 소리입니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결국 요르단에서 세례를 받으신 것은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드러내는 계기가 됩니다.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 내 뒤에 오신다.”(마르 1,7). 많은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에게 가서 세례를 받고 요한의 제자들도 많이 있었던 상황에서 마르코 복음은, 그가 “뒤에” 오실 분을 예고하기 위해 왔음을 분명히 함으로써 예수님께로 눈길을 집중시킵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3월 8일(가해) 사순 제3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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