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례] 전례 일반과 미사의 Q&A59: 사순 시기에 다시 기억하는 재의 수요일
-
272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3-12
-
[전례 일반과 미사의 Q&A] (59) 사순 시기에 다시 기억하는 “재의 수요일”
올해 재의 수요일은 2월 18일이었습니다. 이날 우리는 재를 머리에 얹음으로써 사순 시기를 경건한 마음으로 시작하였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사순 시기도 중반에 들어섰습니다. 어떻게 재의 수요일에 마음 먹었던 신앙적인 다짐과 기도는 안녕하신지요?
재의 수요일에 우리는 이러한 기도로 재를 머리에 얹었습니다. 그런데 재의 수요일 전례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통상적으로 재를 얹을 때 두 가지의 기도문이 제시됩니다. 그 기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이 기도문은 사제가 재를 얹으며 선포하는 기도문이기 때문에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각 기도문은 그 분명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도문은 사순 시기를 어떠한 마음으로 보내는지 일러주고 있습니다. 비록 재의 수요일이 지난 지 오래이지만, 아직 사순 시기를 걷고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이 기도문은 어떠한 의미를 담고 있고, 나아가 사순 시기 동안에 우리가 기억해야 할 우리들의 마음가짐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형식은 교회의 오랜 전통에서 시작된 형식으로, 하느님께서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내쫓으시면서 하신 말씀(창세 3,19)에 근거합니다. 이 형식은 인간이 아무것도 아니고 흙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며 동시에 우리 자신이 장차 당하게 될 죽음을 미리 묵상하게 해 줍니다. 또한 인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하게 참회하도록 하는 형식이며 인간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삶과 죽음이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음을 일깨우는 형식입니다.
두 번째 형식은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전도를 시작하시며 말씀하시는 것에(마르 1,15) 근거합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시며 분명한 목적을 드러내십니다. 바로 많은 이가 회개하여 하느님께 돌아오고, 복음을 믿도록 하는 것입니다. 곧, 사순 시기를 시작하며 재를 얹으며 이 구절을 선포하는 것은 우리 또한 참된 회개의 마음으로 예수님의 마음을 따라야 한다는 그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나아가 참된 정화와 회개, 그리고 보속을 통해 파스카 신비를 준비하고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가자는 상징성을 담은 기도문이기도 합니다.
두 기도문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 양식 모두는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가 겸손해야 하며, 특히 우리 모두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닌 존재임을 상기시키고, 나아가 하느님과 인간의 화해를 위해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참회와 회개를 호소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순 시기는 “겸손”과 “우리들이 마주한 한계라는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을 따르는 시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바로 회개와 참회로 이어집니다. 단순히 부활의 영광만을 바라며 기도하는 겉핥기식 신앙에서 벗어나, 나를 되돌아보고, 온 마음 다해 주님을 따라 나서는 우리들이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2026년 3월 8일(가해) 사순 제3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세종도원 주임)]
-
추천 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