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자료실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녹) 2026년 6월 28일 (일)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십자가를 지지 않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가톨릭문화

sub_menu

전례ㅣ교회음악
교회음악 이야기: 성체 찬미가 연재 (2) Pange Lingua - 구원의 역사를 읊는 장엄한 서사시

360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2-16

[교회음악 이야기 II] 성체 찬미가 연재 ② Pange Lingua - 구원의 역사를 읊는 장엄한 서사시

 

 

성체 찬미가의 여정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노래는 〈Pange Lingua Gloriosi Corporis Mysterium〉, 곧 “입을 열어 찬양하세, 영광스러운 몸의 신비”입니다.

 

이 성가는 매년 성목요일, 발씻김 예절이 끝난 뒤 성체를 수난 감실로 옮길 때 울려 퍼지며, 우리를 자연스럽게 최후의 만찬의 밤으로 이끕니다. 단순한 행렬의 배경음악이 아니라, 교회가 걸어온 구원의 역사 전체를 노래로 기억하는 순간입니다.

 

〈Pange Lingua〉는 총 여섯 개의 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 비교적 짧은 시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성체 성사의 제정, 그리고 그 신학적 결론까지 놀라울 정도로 압축해 담아냈습니다.

 

1–2절은 강생의 신비, 곧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신 구세주의 삶을 노래합니다. 3–4절에서는 시선이 자연스럽게 최후의 만찬으로 옮겨갑니다. 율법이 정한 파스카 음식을 드신 뒤,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제자들에게 ‘생명의 양식’으로 내어주시는 결정적 순간이 펼쳐집니다.

 

여섯 절 가운데 마지막 두 절(5·6절)은 오늘날 우리에게 〈Tantum Ergo〉라는 이름의 독립된 성가로 더 익숙합니다. 성체 강복 때마다 반드시 불리는 이 짧은 노래 안에는 성체성사의 핵심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Et antiquum documentum novo cedat ritui(낡은 법규는 물러가고, 새로운 예식이 들어오리라.)” 여기서 말하는 ‘낡은 법규’는 구약의 희생 제사, 곧 짐승의 피로 드리던 제사를 뜻하며, ‘새로운 예식’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신 성체 성사를 가리킵니다. 이는 단순한 시적 표현이 아니라, 인류 구원 역사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전환되었음을 선포하는 선언입니다. 더 이상 다른 희생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 자신이 완전한 제물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이 성가를 감상하거나 직접 부를 때, 특별히 주목해 볼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라틴어의 운율감입니다.

 

각 행의 끝이 –um, –i 등으로 맞물리는 각운은 읽는 것만으로도 장엄한 음악성을 만들어 냅니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가 냉철한 신학자이면서 동시에 탁월한 시인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둘째, 그레고리오 성가의 선율입니다.

 

제3선법(프리지아 선법)으로 이루어진 이 곡은 신비로우며 마치 기도가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오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화려한 반주 없이도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성당 공간을 가득 채우는 힘, 그것이 바로 이 성가의 매력입니다.

 

〈Pange L ingua〉를 부를 때 우리는 단순히 오래된 가사를 되뇌는 것이 아닙니다. 2천 년 전 최후의 만찬에서 시작되어, 오늘 이 순간 우리 제대 위에서 완성되는 구원의 신비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번 주일, 성체 앞에 잠시 머물며 이 노래의 가사를 천천히 묵상해 보시면 어떨까요. 익숙한 선율 속에서, 믿음이 감각을 넘어 우리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2026년 2월 15일(가해) 연중 제6주일 대전주보 7면, 신혜순 데레사(연주학박사, 지휘)] 


0 512 0

추천  0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