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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ㅣ순교자ㅣ성지
[성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감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247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12-30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감격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산티아고 대성당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입성

 

산티아고 입성 전날에 33km를 걷고 몬테 도 꼬죠에 도착하였다. 우리 부부 2명이 묵을 수 있는 조용한 방을 얻어 짐을 풀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대형 알베르게가 아닌 곳에서 편안하게 보내기 위해 20251117111239_1172977967.jpg과한 비용을 지불했다. 일찍 도착한 순례자 열 명에게 주는 혜택을 받기 위해서이다. 이제 5km 순례길을 걸어가면 야고보 성인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하는 날이다. 

 

- 스페인 산티아고 대성당에서 순례 완주증을 들

 

새벽 4시 알람 소리에 잠이 깼다. 서둘러 준비하고 산티아고를 향해 보름달이 밝혀주는 길을 걸었다. 새벽 공기가 신선하다. 15분 정도 걸으니 다리로 이어지며 산티아고 도시로 들어갔다. 언덕에서 볼 때는 가까웠는데 계속 걸어가야만 했다. 가다 보니 조개 표시가 끊겨 잘 가고 있는지 걱정되었다. 차를 멈춘 분에게 다가가서 물어보았더니, 다행히 잘 걸어왔나 보다. 앞으로 쭉 가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 주었다. 아직 달은 떠 있고 별도 떠 있다. 

 

우리 부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가기 위해 32일을 걸었다. 산티아고 입성을 남겨두고 있는데 가슴이 벅차오른다. 무탈하게 이 길을 걸을 수 있었고, 한국에서 온 카미노 친구들을 만나 즐겁고 풍성한 순례를 했음에 무한 감사를 드린다. 길 위에서 만났던 외국인들도 머릿속에 스쳐 갔다. 순례하는 동안 기도로 응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묻고 또 물어서 산티아고 대성당에 들러서 순례자 사무소를 찾아갔더니 몇 사람이 있었다. 우린 여유롭게 바로 뒤 배낭을 놓고 섰다. 그래서 6등과 7등으로 열 명에게 제공한다는 식사권과 박물관 이용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오전 8시에 순례자 사무실이 문을 열었고 직원 안내를 받으며 순례 증서에 이름을 자필로 쓰고 순례 확인증을 받았다. 사무실을 구경하고 한 바퀴 둘러서 나오니 대기 번호표를 받고 사람들이 거의 흩어졌다.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다

 

2019년 8월 14일 프랑스 국경 마을 생장을 출발하여 9월 14일 32일 만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했다. 160여 개 마을을 거치고 800km를 완주했다는 자부심과 기쁨에 넘쳐 남편과 뜨거운 포옹을 했다. 우리는 산티아고 대성당 광장으로 와서 사진을 찍었다. 감격의 기쁨을 남편과 광장에 모인 모든 사람과 지인들과 나누고 싶었다. 말을 타고 온 동호회도 있었는데 사진을 찍느라 30분을 설쳐대는 바람에 오물과 시끄러움에 압도되었다. 

 

그들이 떠나고 어느 정도 수습된 후에 우리도 어떻게 하면 사진이 잘 나올지 이리저리 포즈를 바꿔 찍어 보았다. 앉아서도, 돌아서서도 찍고, 둘이 포옹도 키스도 하며 마음껏 기쁨을 누렸다. 가장 소중한 순간을 사진으로도 마음으로도 담아야 했다. 열두 시 프란치스코 대성당 미사에 참례하기 전에 야고보 성인의 유해가 있는 산티아고 대성당을 둘러보았다. 정말 많은 사람이 관람하고 있었다. 야고보 아버지 제베대오와 어머니 살로메 성물을 사진 찍고, 지하로 내려가 야고보 성인의 유해 촛불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렸다. 

“이곳으로 초대해 주시고 가슴 벅찬 감동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순례길을 통해 신앙적으로 성숙해져서 주님 안에서 더욱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은총 베풀어 주소서.”

 

 

- 야고보 사도의 어머니 살로메(좌) 성당 지하의 야보고 사도 유해실(중) 산티아고 프란치스코 대성당 미사(우)

 

 

프란치스코 성당 미사 참례와 호텔 식사 초청


12시에 프란치스코 성당으로 갔고 앞쪽에 자리를 잡았다. 미사 시간이 다가오면서 순례객들이 들어오니 왼편으로 계속해서 의자를 보충했다. 주말이라서 사람이 더 많은 듯했다. 성체를 받아 모시고 점심 식사를 초청받은 빠라도르 호텔로 갔다. 벌써 몇 명이 호텔 앞쪽에 와 있었는데, 아침에 줄을 서며 얼굴을 익힌 터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오후 1시에 오픈했고 우리는 들어가 호텔 레스토랑 한쪽 미리 세팅해 놓은 테이블에 앉았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요리를 기다리며 사진도 찍었다. 애피타이저로 식욕을 돋우기 위해 빵과 수프가 나왔다. 본 메뉴는 돼지고기 스테이크와 후식은 생크림이 섞인 빵이다. 맛도 좋았고 기분도 좋았다.

 

- 빠라도르 호텔 레스토랑에서 순례자들과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함께 식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곳 호텔 레스토랑이 아주 유명한 곳인가 보다. 안쪽으로 엄청나게 큰 홀이 있었다. 포르투갈에서 온 부부는 오후 두 시에 집에 가는 차를 타야 한다고 먼저 일어났다. 67세 된 영국 아주머니는 말씀도 잘하고 애교가 많아서 함께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산티아고 순례자 협회에서 선착순 열 명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무료 식사권을 주는 이벤트를 해줘서 감사했다. 일행들과 행복한 식사를 마치고 다시 대성당에 나가서 도착해서 감격하며 사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대서양 0km 지점을 가다

 

다음날 대서양 0킬로 지점을 버스를 타고 갔다. 대서양의 비릿하고 향긋한 바닷바람이 코끝을 신선하고 상큼하게 자극한다. FARO(피스테라) 0km 지점에 가서 바다를 구경하고 여러 장의 사진도 찍었다. 점심 식사 후 택시를 타고 묵시아로 향했다. 묵시아는 축제 기간이라 방이 없어 딸에게 부탁해 숙소를 예약했다. 그곳에서 20여 일 만에 브라질 교포 부부를 만나서 반가웠다. 묵시아 축제는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장터의 모습이다. 주로 옷이나 장난감, 먹거리를 파는 데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듯했다. 음악에 맞춰 거리를 행진하며 소리도 지른다. 우리는 뽈보와 돼지 등갈비에 와인을 같이 먹었다. 

 

 

- 땅끝 피스테라 0km 표지석(좌) 땅끝 묵시아 해변 조형물(우)

 

이렇게 우리는 32일을 걸었고 38일의 일정으로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왔다. 지나간 산티아고의 여정이 마치 꿈을 꾼 것처럼 아련하다. 우리 부부를 까미노로 초대하고 많은 것들을 체험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산티아고 여정은 신앙 여정의 갈증을 채워준 체험이었다. 순례길에서 만났던 외국인들은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모두 하나 된 느낌이었다. 힘든 중에도 그들의 얼굴엔 기쁨이 넘쳤으며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 주었다. 순간순간을 생각하면 모두가 은총이고 축복의 시간이었다. 내디딘 발자국 점들이 모여 거리가 되고 멋진 순례의 여정이 되었음에 무한 감사를 드린다. 다시 기회를 만들어 산티아고 순례를 하고 싶다. 

 

지금까지 격려와 사랑으로 함께해 주신 ‘성모님 군단’ 레지오 단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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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영 미카엘라는 2002년 세례받고, 2008년 레지오 마리애에 입단하여 Pr. 단장, Cu. 단장, Co. 부단장으로 활동하였다. 2019년 8월 남편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를 38일간 다녀오고, 2021년 ‘사진으로 보는 우리 부부 산티아고 순례길’, 2024년 ‘열정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출간했다. 현재는 플렛폼 브런치스토리 작가로 활동 중이다.

 

[성모님의 군단, 2025년 12월호, 신미영 미카엘라(청주교구 용암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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