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 verum corpus” 한국어 번역본

전례ㅣ교회음악

“Ave verum corpus” 한국어 번역본

3504 이봉섭 [bongsub] 04:31

“Ave verum corpus”의 한국어 번역본 하나를 얼마 전에 만들어 보았습니다.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번역본은 가톨릭성가 194번 모차르트 곡에 '성체 안에 계신 예수'라는 제목으로 붙어 있는 한국어 가사일 것입니다. 저도 대략 그런 뜻인 줄로만 알고 살다가, 여러 해 전에 영어 번역본을 보고는 그 노래 가사는 원래 가사와 꽤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번역 가사를 노래에 맞춰서 붙이다 보면 원래 뜻을 살리기가 어려운 이유일 것입니다. 따라서, 노래 가사와는 별도로, 원문의 뜻을 보다 가깝게 알 수 있는 기본적인 번역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라틴어를 직접 배운 것은 아니니까, 이참에 베네딕도회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님께 부탁드려서 같이 한국말 번역 작업을 하였습니다.

영어판을 처음 보고 특히 와 닿았던 것이 “esto nobis praegustatum” 부분이었습니다. 직역하면 “우리에게 ‘미리 맛보는 것’이 되어 주소서” 정도 될 것입니다. 제가 본 영역본들은 이것을 ‘천국의’ 또는 ‘천상 잔치의' 맛보기로 해설하고 있습니다. (위키피디아에서는 ‘foretaste of heavenly banquet’이라 했고, 제목부터 ‘A Foretaste of Heaven’으로 시작하는 논문도 캠브리지 대학 출판사에서 나와 있습니다. 또는 ‘a sweet foretaste’라고 번역한 것도 있습니다.)

참된 몸(verum corpus)인 성체가, 죽음의 시련 중에 우리에게 천국의 맛보기가 되어 주시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빵의 형상을 한 ‘참된 몸’이 주시는 ‘천상의 맛’에 대해 묵상하게 되는데, 그래서 바로 이어지는 ‘달콤한(dulcis)’ 예수님이라는 가사가 참으로 특별합니다.

[한국어] (번역 이장규 신부 & 이봉섭)

경배하나이다, 참된 몸이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인간을 위하여 참으로 고통을 당하시고

십자가에서 희생되신 몸이여.

그 뚫린 옆구리에서 물과 피가 흘렀나이다.

죽음의 시련 중에 저희에게 천국을 미리 맛보게 해 주소서.

오 달콤하시고, 오 자애로우신, 오 예수님, 마리아의 아드님,

저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

[라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