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01-05.....주님의 공현대축일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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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1 이철희 [gold] 스크랩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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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공현 대축일(가나다해)
이사야 60,1-6; 에페소 3,2-3.5-6; 마태오 2,1-12
2025. 1. 5. (주일). (다해)
주제 : 내가 드러낼 욕심은 무엇일까
오늘은 예수님께서 세상의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보이셨고, 다른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그 의미를 알아듣고 예물을 바쳤다는 일을 기념하는 공현대축일입니다. 공현대축일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동방에서 왔다는 박사들이 무슨 선물을 가지고 왔는지에 관한 것은 아니어야 합니다.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로 바친 동방에서 온 박사들은, 구유경배를 마친 다음, 자기들에게 베들레헴이라는 장소를 알려준 헤로데 임금에게로 돌아간 것이 아니라, 다른 길을 선택하여 자기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복음사가는 기록하고 있으니, 예수님께서 드러내신 공현의 모습은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드러내신 일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알면 좋겠습니다.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공현의 모습을 전하는 오늘의 마태오복음은, 유대인들의 상상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로마제국의 동쪽에 있던 페니키아와 인도에서부터 놀라운 일을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찾아왔다는 천문학자들을 상상할 때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복음사가라는 사람의 상상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실제로 그 뜻을 드러내셨고 사람들이 따른 일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고, 그 놀라운 일이 일어나도록 조종하거나 처음부터 그 일이 일어나도록 사람이 만들지 않았는데도 사람들의 삶에 그렇게 놀라운 일이 실현되었다는 것은 사람의 힘을 뛰어넘는 하느님의 계획이라고 우리가 생각한다면 무엇이 잘못이겠습니까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분이 어디에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경배하러 왔습니다.’ 이 소리는 동방에서 왔다는 박사들에게서 헤로데가 들은 소리였습니다. 헤로데는 이 소리를 들은 뒤, 기절초풍하지 않았을까요 로마황제에게 선물을 바치고 그의 허락을 골치가 아픈 유대지역의 왕 노릇을 하던 것이 헤로데였는데, 느닷없이 동방에서 찾아왔다는 사람들이 자기에게도 위협이 될 새로운 왕이 태어났다고 알려주었으니, 얼마나 놀라운 일이겠습니까 그것도 자기가 다스리던 유대인들의 지방에, 새로운 왕이 태어났다는 소리였으니, 헤로데는 자기의 왕권을 빼앗길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일을 그렇게 상상한다면, 왕으로서 권력을 누리던 그 사람이 다음에 행동할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고, 화근(禍根,=재앙의 근원)을 제거하고 없애는 일일 것입니다. 자기 앞의 쓰레기와 걸림돌을 치우듯이 한꺼번에 몰아서 수거(收去)하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다음에는 자기의 삶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불안을 털어내고 마음이 편하게(!) 살면 되는 일입니다.
거기까지는 헤로데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자기 생각대로만 된다면 그 세상에서 자기는 왕으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권리를 다 누리고 살 거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사람의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사필귀정(事必歸正,=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 길로 돌아감)이라는 표현을 생각할 것입니다.
사필귀정은 ‘일은 반드시 올바른 길로 돌아간다’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을 못살게 굴면서, 다른 사람의 목숨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치우면서, 자기의 삶에는 좋은 일만 생기기를 바란다면 그 일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좀 더 시간이 지난 다음 헤로데는 베들레헴과 그 주변에 사는 두 살이 되지 않은 아이들을 모조리 죽입니다만, 그래도 그의 계획대로 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우리는 삶에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살까요 그리고 내가 세우는 계획이 온전하고도 올바른 것이라서 성공할 일이라고 여길까요 누구나 성공을 생각하기는 하겠지만, 신앙인으로 사는 우리가 갖거나 드러내야 할 올바른 태도를 기억해야 합니다.
헤로데가 예수님을 찾아가서 바르게 경배하지 않고, 두 살이 아래의 아이들을 죽인 이유는 동방에서 왔다는 박사들이 소식을 알려주지 않았기에, 경배할 시간을 놓쳐서 생긴 일이었을까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날,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올바르다고 말하겠습니까 어떤 것이든지 몰라서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신앙을 받아들인 사람들로서 하느님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고 잘 드러낼 수 있게 해주시라고 청할 시간입니다.
하느님, 저희가 당신께서 알려주신 뜻을 배워, 바르게 살도록 도우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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