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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미술의 시간을 되돌리다13: 모나리자에 숨겨진 비밀

111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10-16

[김주삼의 복원, 미술의 시간을 되돌리다] (13) ‘모나리자’에 숨겨진 비밀


모나리자의 신비로운 미소와 스푸마토 기법, 또 하나의 다빈치 코드?

 

 

 

- 모나리자. 출처=Analyse scientifique et Conservation des peinture, Madelene Hours, Office de Livre



- 모나리자 엑스선 촬영 이미지. 출처= Analyse scientifique et Conservation des peinture, Madelene Hours, Office de Livre

 

 

명화 한 점을 꼽으라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찾는 이들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모나리자를 보기 위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작품은 독보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이로 인해 모나리자 주위에 걸린 다른 작품들이 가장 불행하다는 농담도 있을 정도다.

 

모나리자가 이렇게 유명해진 이유는 그 신비로운 미소와 스푸마토 기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학자가 이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연구를 이어왔으며, 이러한 연구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모나리자에 처음 적용된 과학적 연구 방법은 엑스선 촬영이었다. 엑스선 조사 결과 모나리자의 희미한 모습이 드러났지만, 그 모습은 일반적인 엑스선 사진과는 매우 달랐다. 비교적 뚜렷한 흑백 이미지로 나타나는 여느 유화 작품과 달리, 모나리자의 경우 포커스가 나간 흐릿한 사진처럼 보였다.

 

보존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다 빈치의 스푸마토 기법에서 찾았다. 스푸마토 기법은 물감에 다량의 기름을 섞어 아주 얇고 투명한 물감층을 여러 겹으로 칠해 붓질의 흔적을 감추는 방식으로, 물감의 양이 적기 때문에 엑스선 상에서 뚜렷한 이미지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첨단 디지털 촬영 결과에 따르면, 모나리자의 미소로 유명한 입꼬리 부분에만 20여 겹의 물감층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 한 강의에서 그림에 엑스선을 조사하면 작품의 기법을 알 수 있다는 취지에서 이 이미지를 보여줬는데 청중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이 엑스선 사진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말을 듣고 보니 항간에 나돌던 눈밭을 찍은 사진 속에 나타난 예수님의 모습과 흡사한 것 같기도 했다.

 

불현듯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가 생각났다. 이 소설에는 모나리자에 여러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시온 수도회 일원이었던 다 빈치가 이 작품에 모종의 메시지를 남겨두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모나리자, The Mona Lisa’라는 제목의 철자를 바꾸면 ‘불구의 성인이여(Oh, lame saint)’라고 풀이된다거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도 ‘오, 드라코 같은 악마여(O, Draconian devil!)’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탈리아 토종인 다 빈치가 영어식 표기(본래 이탈리아어 표기인 Monna Lisa와는 달리 영어에서는 철자 n이 생략)를 예측한다거나 부모가 지었을 이름에 영어식 의미를 숨겨놓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다. 댄 브라운이 모나리자의 엑스선 이미지를 봤다면 모나리자는 마리아 막달레나의 모습이고 밑그림 속에 비밀스럽게 예수님의 모습을 그려넣었다고 설정했다면 좀더 그럴듯한 내용이 되지 않았을까.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10월 13일, 김주삼 루치아노(atr C&R 미술품보존복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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