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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칼럼: 담화 인공지능과 평화, 도서 감시자본주의시대, 회칙 찬미받으소서

12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8-13

[도서칼럼] 담화 ‘인공지능과 평화’, 도서 ‘감시자본주의시대’, 회칙 ‘찬미받으소서’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살아갈까?

 

 

10년 후 2035년 생활이 어떨까 자문하면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사회의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입니다. 이미 생활에 깊이 들어온 인공지능을 생각해 봅시다. 이제 외국어를 공부하지 않았어도 외국인과 일상 소통이 가능한 시대가 임박했다는 생각도 합니다. 지하철 문화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바뀐 게 불과 지난 10여 년이라는 것을 돌아보면, 10년 후 우리 생활을 인공지능이 어떻게 변화시킬까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 활용이 주는 기대도 있지만 위험도 벌써 보이고 있습니다. 30여 년 전 인터넷을 처음 사용하면서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한 시대를 순진하게 상상했었는데, 역사는 그렇게 전개되지 않았습니다. SNS나 인터넷 공간은 신속한 정보 공유로 투명성, 효율성을 높이고 소통과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키기도 했지만, 소비주의, 거짓 정보, 각종 중독, 사회적 고립의 산실도 되었습니다. 대표적 SNS인 페이스북은 유명 인사들을 특별 관리하고 인스타그램이 10대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내부 보고서를 무시했으며, 마약 카르텔과 인신매매 조직 등의 불법적 이용 행태를 알면서도 방치했습니다. 인공지능도 이미 전쟁 무기로 활용되고 있고, 테러에 악용될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습니다. 여느 과학기술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 역시 중립적인 것이 아니라, 권력과 자본이 감시하고 통제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적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해 그리스도인은 어떤 관점을 가지면 좋을까요? 몇 가지 읽을거리를 추천합니다.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올해 1월 1일에 발표하신 ‘인공지능과 평화’라는 세계 평화의 날 담화입니다.(한국천주교주교회의 홈페이지에서 열람 가능) 교황님은 인공지능이 주는 가능성도 보시지만, 차별, 선거 개입, 감시 사회의 증대, 디지털 배척 등 부정적 영향도 지적하십니다. 그렇기에 인공지능이 존엄성을 증진시키고 강력한 소수가 아닌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사용되게 할 것을 촉구하십니다. 원자력이나 디지털 기술이 얼마나 쉽게 공동선보다는 경제적 이익이나 특정 권력에 유리하게 이용 또는 남용되었는지 생각하면, 도전이 되는 요청입니다. 신앙인은 영적으로 깨어 있을 뿐 아니라, 깨어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감시자본주의시대》라는 사회과학 책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가나 권력이 ‘안전’을 명분으로, 기업이 ‘편리함’을 명분으로 수집하는 데이터에 의해 어떻게 우리가 감시되고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는지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제 인공지능을 외면하고 살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교황님은 이미 인공지능에 대한 국제적 거버넌스, 알고리즘 윤리, 디지털 문해력을 요청하셨습니다. 교회는 이런 방향으로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전에 소개했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다시 읽고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회칙에서 제안하는 생태친화적 삶과 영성을 위해서는 자기 수련이 필요하며 도구주의적 사고에 저항해야 합니다. 우리 영혼은 인공지능보다 훨씬 귀합니다.

 

[2024년 8월 11일(나해) 연중 제19주일 서울주보 7면, 김우선 데니스 신부(예수회, 서강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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