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칼럼: 도서 찬미받으소서 - 금사과? 기후 위기를 직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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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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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칼럼] 도서 ‘찬미받으소서’
‘금사과’? 기후 위기를 직면하기
사과 가격이 올랐습니다. 기후 변화의 결과,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가면 다음 세대는 ‘금사과’를 당연하게 여기게 되지는 않을까요?
그런데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에는 세대 간 차이가 있습니다. 젊은 세대가 훨씬 더 심각하게 느낍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엠지(MZ)세대가 기후 위기에 대한 정부나 기성세대의 대응에 실망하고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5년에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발표하면서 교회와 인류가 기후와 생태 위기를 직면하도록 초대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생태 위기를 가톨릭 신앙의 관점에서 성찰하며 더불어 사는 집인 지구를 돌보도록 인류에 생태적 회심과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이 회칙은 교회 안팎으로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9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내 학계를 포함해서 세계에서 수많은 학술 논문과 책이 이 회칙과 연관되어 쏟아져 나왔습니다. 생태적 실천을 위해 가톨릭 기관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했고, 어떤 대학들은 교내 패트병 생수 판매를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왜 이토록 반향이 컸을까요? 무엇보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많은 분들이 이미 실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상’기후가 일상화하고, 세계 각지의 농어민, ‘기후 난민’들이 직접적으로 생계나 생존을 위협받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는 미래에 닥칠 위기가 아니라 이미 체험하고 있는 현실이기에, 이 회칙의 반향이 컸을 것입니다.
이 회칙은 생태 위기의 뿌리로 ‘기술주의 패러다임’ ‘인간중심주의’를 짚습니다. 그리고 만물과 만인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며 ‘통합적 생태론’과 ‘세대 간 연대’를 가르칩니다. 특히 가난한 이들의 외침과 지구의 외침에 귀를 귀울이라는 초대는 울림이 컸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젖줄인 메콩강 상류에 중국 등이 여러 댐을 건설하면서 강 하류에 있는 캄보디아의 농어민과 생태계가 직격탄을 맞는 것을 이미 십여년 전에 보았기 때문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어떻습니까? 과연 환경 파괴의 결과는 가난한 이들이 먼저,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이어 다음 세대는 더 심한 파국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찬미받으소서>에 한국 교회도 응답하고 있습니다. 어느 교구는 2030년까지 교구와 본당 사용 전력의 100%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사순 시기 실천 사항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탄소단식’을 제시한 교구도 있습니다. 여러 교구와 수도회, 본당에서 나름대로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작년에 유엔은 이대로 가면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정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고 이미 경고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갈 때입니다. 정부와 기업에 더 책임있는 응답을 요구해야 합니다. 5월 24일은 회칙 발표 9주년입니다. 10주년을 내다보며 <찬미받으소서>를 배우고 실천하며 목소리를 냅시다. 이 과정은 기후 위기의 긴장을 직면하는 것이지만, 우리와 다음 세대를 위한 회심과 기쁨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
[2024년 5월 12일(나해)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서울주보 7면, 김우선 데니스 신부(예수회, 서강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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