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목]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목 전망4: 코로나19 이후, 한국 여자 수도회에 요구된 대전환의 길과 교회에 바라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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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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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회 코로나19 팬데믹 사목 백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사목 전망’ (4)
희망의 신호탄 쏘아 올리는 교회
코로나19 이후, 한국 여자 수도회에 요구된 대전환의 길과 교회에 바라는 제안
2022년 4월 개최된 세계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UISG)는 팬데믹과 기후 위기를 거치고 있는 지구촌의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이 자리에 강사로 초대된 테드 던(Tedd Dunn)은 강력한 질문으로 회의장을 이끌었다. 총회 강의 제목은 ‘우리의 취약함과 취약함이 지닌 변모를 가져오는 가능성을 감싸 안기’였다. 던 박사가 던진 “여러분 공동체와 자신의 미래를 계획할 때 가장 시급한 갈망이나 깊은 원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다시 ‘대전환’(A Great Turning)에 관한 물음으로 이어졌다.
‘대전환’은 세계 여자 장상들에게 가장 뚜렷한 도전이 될 전망이었다. 모든 수도회가 당면한 교차로의 중심에는 ‘대전환’에 대한 선택이 피할 수 없는 과제로 놓여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두려움을 포장한 채 안주와 변명을 일삼으며 몰락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구습을 탈피하고 하느님의 영이 일러주는 새로운 여정을 걸어나갈 것인지 양자택일만이 있을 뿐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전례, 기도.연중 피정.정기 모임과 연수 등이 금지.연기되는 파행을 겪었다. 당시 심경은 ‘당혹감과 무기력, 두려움’으로 표출되었다. 사도직 현장에도 예외는 없었다. 경제적인 면과 운영 면에서도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수도회들은 기후 위기와 생물 대멸종, 환경 파괴를 가져온 ‘신자유주의’의 신봉을 우상으로 규정하고, 생물 대멸종의 파국을 막기 위한 생태적 삶과 행동으로 방향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기후 위기는 기후 난민들에 대한 당면 문제와 기후 불평등 같은 수많은 문제를 드러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회들은 2020년 이듬해부터 생태계와 지구 환경의 생명 회복을 위한 ‘정의 평화 창조 질서 보전(JPIC, Justice Peace Integrity of Creation)’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수도회들에 요구된 ‘대전환의 길’ 곧 ‘교회 대전환의 길’은 코로나19 광풍이 전 세계를 휩쓸던 2020년에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고 보인다. 교회가 ‘시노달리타스’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강력한 배경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겪고 있던 팬데믹 충격이 깊게 자리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와 「모든 형제들」을 통해 호소한 ‘위기에 처한 공동의 집을 돌보는 사명’에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민과 적극적 연대를 통해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구축해 나가는 교회를 긴급한 과제로 내세운다. 이 모든 과업과 사명을 ‘시노달리타스’의 정신으로 이어 나가자고 호소한다.
교회의 사목 일선에서 ‘수동적이고, 비주체적이며, 사목 대상’으로 외부에 서 있던 신자들이 시노달리타스를 통해 좀 더 ‘자율적이고, 능동적이며, 동등한 사목의 협력자’로 나설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가장 먼저 ‘성직 중심주의’가 사도들에게 부여된 ‘봉사자들(ministri)’의 본래적 정체성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잘못된 ‘중심주의’가 해체되는 공백의 장에는 ‘섬김과 나눔, 공존의 연대’가 밀고 들어와야 한다. 온 교회가 꿈꾸는 바는 하나다. 오직 예수님을 따르고, 이 상처 입은 시대에 생명의 봉사자가 되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위기의 시대에 다시 희망의 신호탄을 쏘는 교회가 되는 것, 그것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3월 24일, 강신숙 수녀(성가소비녀회 의정부 관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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