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고~ 아부지 살려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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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530 이명남 [agnes536] 스크랩 2019-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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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뒤에서 할아버지가 부딪혔는데.... 에이c~c. 교통사고났어.!
"응? 뭐라카노~~ "
금요일 저녁미사 가려고 삼둥이네 집앞에서 차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게 무신 소린고? 금방 다 왔으니 빨리 나오라 캐놓고....
가방이고 짐이고 다 팽겨 땅바닥에 던져놓고 후닥닥 뛰어가며
연신 십자성호를 그어대며 "아부지~ 이 일을 어찌합니꺼?
큰일 났네예... 아이구 아부지 살려주이소~~ㅇ"
아파트단지내 입구에는 캄캄한 길에 자동차 두대가 서로 엇갈려
세워져있고... "다친 사람은 오데 있는교? 우짜노 이 일을 우짜노!!"
근데 남편이 의외로 침착하다.
알고보니.... 매일 아침저녁으로 마누라를 삼둥이네 출퇴근 시키는 길로 꺾어 들어왔는데
맞은편에서 승용차가 우리차를 부~우욱 한참을 긁고 그냥 지나가는걸
세우게 했더니 나이많은 할배가 내리면서 그저 미안한듯이 고개를 숙이는가
하더니, 갑자기 큰소리를 마구 쳐대며 야단 법석을 하신거란다.
"젊은 사람이 역주행을 해오면 어떡하냐면서,.. 큰일날 사람이라고
야단을 쳐대는 중에 내가 도착했던 것이다.
자초지종을 모르는 나는 그저 발만 동동구르는데 리노할배왈
"아니 참. 할아버지가 마구 떼를 쓰면서 나더러 교통위반했다고
하니, 미치겠네.~~ 중앙선도 없고, 역주행도 아니고,
성당갈 시간은 급하고 해서
"할아버지, 그냥 가시고 할아버지 차는 할아버지가 고치고
내 차는 내가 알아서 고치자"고 했다고 하는데
이 영감님 얼씨구나 것보라며 당장 경찰 불러라고 또 호통이라네..
"젊은 사람들이 인생 그리살면 안되다며 온 동네어둠을 다 깨워가며
호통을 쳐대는데... 쪽팔리고 억울하고 팔짝뛸 심정...
"아~ 우리 예수님도 이보다 백배는 더 원통절통 억울했을 텐데
참아야지... 그냥 참아야지... 누르면서도
"할아버지... 무슨 그런 소리를 하는기요? 할아버지가 잘못해놓고
적반하장도 분수네요.." 하고 내가 맞짱을 뜨면서 속으로
"이 영감쟁이..c 기냥 세상에 아는 욕은 다 퍼부어줄수도 있는데
하느님 앞에 안그렇게 산다고 약속했는데....
사람이 가만참으니까 가마떼기로 보이나~c"
관리실 아저씨도 차마 주민들이라 누구 편은 못들지만
"저 노인네 아무도 못 말려요. 무대뽀 고집 이 말도 못한다"며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면서 나이가 90이 넘었다고 한다.
"옴마야~ 그 나이에 이 밤에 차를 몰다니.... 오 마이갓~"
경찰이 오고, 양쪽 보험사들이 오고 해서 블랙박스 영상확인하고
자초지종 조사하더니, 100% 할아버지가 잘못했으니 차수리비용
다 물어줘야 한다고 판정을 내리자 꼬리를 내리는 할배를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연신 아부지 고맙습니더 하고 십자 성호를 그어댔다.
사람들도 안 다쳤고, 100% 믿거라 살고있는 리노할배의 과실치사도
아니고, 추운데 한데서 1시간 30분여를 오돌오돌 떨어가며 실컷 배부르게
욕먹고 솟아나는 화딱지를 겨우겨우 참느라 애쓴 시간들을 생각해보며
그래 하느님께선 내 작은 하루의 마지막 시간안에 또 다른 기적을 베풀어
주셨구나.!
가슴이 쿵당쿵당 마구 뛰어 어쩔줄 모를때에도 그저 그어대는 십자성호
"아부지, 살려주이소~" 부르짖음에 응답해주시는 우리 아버지...
믿음의 작은 기적들은 내 삶에 차곡차곡 쌓여만 가는데도
나는 아직도 그분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어리석은 딸...
입으로는 무조건 당신만 믿는다고 하면서도 긴가민가?의
저울추로 또 다른 대안을 찾아 생각을 굴려가는 얄팍한 믿음의 딸이다.
그 모든것 다 알고 계시면서도 십자가지고 묵묵히 골고타언덕을
오르시는 그분의 신앙을 조금이라도 나눠 받게 해달라고
오늘도 리노할배와 함께 새벽을 달리고 또 달린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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