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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4년 11월 23일 (토)연중 제33주간 토요일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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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ㅣ청소년
가톨릭학교를 찾아서42: 살레시오초등학교

20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3-11-07

[가톨릭학교를 찾아서] (42) 살레시오초등학교


진리 배우는 기쁨 나누고 이웃에 봉사하는 새싹들의 배움터

 

 

살레시오초 학생들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며 6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서구 매월동. 살레시오초등학교(교장 김선이 레지나 수녀) 정문으로 향하는 길옆으로 학생들이 그린 시화와 학교풍경화, 성인인물화가 줄지어 걸려 있다. 개교 60주년을 맞아 전교생이 정성을 다해 꾸민 작품들이다. 살레시오초는 10월 18일부터 사흘간 공연과 전시, 체험이 어우러진 ‘꿈나무 큰잔치’와 전남 순천으로의 ‘살레시오 가족 여행’, 마인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열고 20일에는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와 교직원, 지역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참여한 행사로 의미를 더했다.

 

 

어린이 마음속 하느님 사랑의 씨앗을 ‘열매’로

 

살레시오초는 전 세계 97개국, 1만2000여 명의 수도자를 둔 살레시오수녀회가 운영하는 사립학교다. 수녀회를 설립한 청소년 교육의 선구자 성 요한 보스코(돈보스코)의 ‘예방교육’으로 ‘정직한 시민, 선량한 그리스도인’을 양성하기 위해 1963년 개교했다. 교훈은 ‘마음을 착하게, 몸을 튼튼히, 일을 부지런히.’ 2013년에는 개교 50주년을 맞아 현재인 매월동으로 교사를 이전했다. 현재 18개 학급, 504명의 학생, 수녀 11명을 포함한 교직원 55명이 전인교육과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전하는 희망과 기쁨의 배움터를 일궈 나가고 있다.

 

요한 보스코 성인이 추구하는 예방교육의 핵심은 교육자가 학생들의 마음을 얻어 사랑받는 교육자가 됨으로써 학생들이 교육자의 가르침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속에 들어가 그들이 사랑받는 존재임을 느끼게 하며, 하느님 사랑이라는 씨앗이 어린이들에게 있음을 믿고 그 씨앗이 열매로 성장하도록 돕는다.

 

 

살레시오 영성 바탕 인성교육과 동아리 활동

 

살레시오초는 가톨릭 정신을 뿌리로 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인성교육에 있어 지역 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성경 인물, 환경과 생태, 미디어 관련 교육과 독서를 통한 인성함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중 세계적인 살레시오 영성운동인 ‘SYM(Salesian Youth Movement)’를 실천하는 SYM 동아리 활동이 대표적이다. 진리를 배우고(Study), 기쁨을 나누며(Smile), 봉사하는(Service) 삶이라는 ‘3Star’ 정신을 바탕으로 SYM 동아리를 구성해 종교·봉사활동을 펼친다. 3~6학년 어린이들은 한 달에 두 차례 정기모임을 통해 성지순례, 지구 살리기 캠페인에 직접 참여하고 사회교리도 공부하며 하느님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모래놀이 프로그램으로 창의성 · 자존감↑

 

수업과 성적이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놀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돕는 ‘모래놀이’ 프로그램도 직·간접적인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다. 주 1회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은 모래와 여러 가지 소품으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며 창조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발달단계에 따른 성장에 힘을 얻는다. 정서적으로 힘겨운 상황에 있는 어린이들은 개인 모래놀이실에서 상담을 겸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장금옥(마리아) 수녀는 “언어상담이 아직은 낯선 저학년 어린이들이 모래와 소품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자신이 직접 만든 창의적인 작품을 서로 자랑하며 자존감도 높아지고 상호 의사소통 능력도 향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살레시오초의 모래놀이 프로그램은 지역 내 공립학교 교사들이 직접 학교를 찾아 프로그램에 참여할 정도로 대내외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새로나 가족 모임’, 긍정적 관계 형성으로 학교 적응력 키워

 

살레시오초가 20년째 이어오고 있는 ‘새로나 가족 모임’은 외동 가정 어린이들에게 형제애를 심어주고 선·후배 간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는 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끈다. 어린이들은 입학과 동시에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다. 각 학년 1명씩 6명으로 구성된 새로나 가족은 배려와 사랑을 통해 긍정적인 상호의존 관계를 형성해 학교생활 적응력을 높이고 살레시오 가족 정신을 나눈다. 남녀 성비를 고려해 6학년을 큰언니로 두고 교사들은 2~3가족을 담당해 총 18개반 84개 가족으로 운영되고 있다. 3월 입학하는 1학년 막내부터 1월 졸업하는 큰 언니를 위한 축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월별 모임을 갖는다. 1년에 한 번씩 산행을 함께 하거나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새로나 가족여행을 떠난다.

 

이경준(도미니코) 교감은 “입학 초기 낯설어할 수 있는 1학년들은 학교 적응에 도움이 되고 고학년이 되면 책임감과 리더십을 키울 수 있다”며 “6년간의 새로나 가족 모임을 통해 상급학교 그리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꼭 필요할 관계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교육은 마음의 일이고 그 마음의 주인은 하느님’

 

교육적·선교적 사명을 지닌 살레시오수녀회에서 운영하는 학교답게 살레시오초는 전 세계 어린이들과의 연대와 도움이 필요한 곳을 위한 지원도 활발하다.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어린이들을 위해 몽골 현지에 개교한 노밍요스초등학교와는 2018년 자매결연하고 상호 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올해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선교하는 정경진(스콜라스티카) 수녀를 통해 아프리카 상황을 듣고 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매월 모든 어린이는 세계기금을 자발적으로 모으고 있으며, 올해는 캄보디아와 에티오피아, 몽골 어린이를 지원했다.

 

학부모 활동도 활발하다. ‘살레시오 학부모 독서회’는 매월 선정도서를 읽고 독후 나눔, 연 1회 작가 초청 행사를 갖는다.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 ‘책 놀이’는 어린이들이 즐겨 찾아 엄마 목소리를 듣는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가톨릭 어머니 모임’은 매월 두 차례 살레시오수녀회 수도자와 정기모임을 갖는다. 신자 어머니를 위한 교리교육, 돈보스코의 예방교육 영성 나눔, 복음 나누기 등을 통해 학부모이자 신자로서의 방향성을 찾고 있다.

 

김선이 교장 수녀는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 인성교육에 대한 확신으로 학부모들이 아이를 보내고 싶은 학교, 교직원들이 자부심 속에서 사랑으로 가르치는 학교로 지역사회 안에 자리잡고 있다”며 “‘교육은 마음의 일이고 그 마음의 주인은 하느님’임을 기억하고 어린이들 마음에 뿌려진 하느님 사랑을 발견하도록 교직원들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묵주기도성월을 맞아 SYM 동아리 어린이들이 묵주를 만든 후 가난하고 소외된 많은 이를 위해 기도를 바치고 있다. 살레시오초등학교 제공

 

 

 

살레시오초 학생들이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돕는 ‘모래놀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살레시오초등학교 제공

 

 

 

교황주일을 맞아 학교를 방문한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가 어린이 대표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살레시오초등학교 제공

 

[가톨릭신문, 2023년 11월 5일,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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