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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69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3-01-19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상)


애덕사업 통한 신앙 전파 위해 설립

 

 

-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설립자 빈첸시오 치마티 신부(왼쪽)와 안토니오 가볼리 신부.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제공.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마태 5,7)이라는 말씀을 삶의 정신과 방식으로 삼는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총원장 박윤숙 에밀리아나 수녀, 이하 수녀회)는 1937년 살레시오회 소속 빈첸시오 치마티 신부와 안토니오 가볼리 신부에 의해 ‘육체적, 정신적 애덕사업을 통해 신앙을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탈리아 출신인 치마티 신부와 가볼리 신부는 일본에 최초로 파견되는 9명의 살레시오회 선교단 일원으로 참가해 1926년 일본에 첫발을 내딛었다

 

일본에 도착한 그들은 미야자키본당에서 사목을 시작했고, 젊은이들 및 성인들의 단체를 조직해 애덕 활동에 착수했다. 미야자키본당에서 기초가 마련된 애덕 활동은 성당 밖에서의 사도적 활동으로 점차 범위를 넓혀 1932년 가난과 병으로 버림받은 노인들과 고아들을 위한 ‘구호원’(救護院) 설립에까지 이르렀다. 이 구호원의 애덕 활동에 자신을 봉헌하던 여성들의 단체가 ‘애자회’(까리따스의 딸들)라는 고유한 이름을 갖게 되고, 이 애자회가 바로 수녀회의 요람이 됐다.

 

당시 선교지의 방인(邦人) 수도회 설립을 권고한 비오 11세 교황의 방침에 따르면서 구호원의 진로를 내다볼 수 있고, 다른 곳에도 같은 애덕 활동을 확장해 갈 수 있는 수도회를 만들고자 하는 치마티 신부의 의향과 권고에 가볼리 신부가 응답해 그 실무를 수행함으로써 수녀회가 태어나게 된다.

 

수녀회 초창기 자매들은 살레시오회 선교사들의 모범과 가르침에 따르면서 창의적인 방식으로 그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삼았다. 살레시오회의 환경에서 받아들인 성 빈첸시오 영성은 활동의 뿌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렇기에 태생적으로 무엇보다 사도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모든 사람, 특히 가난한 이와 고통받는 이를 향한 예수님의 자비로운 사랑의 증거자로서 이 사명을 수행하며, 이 사도적 수도생활의 계획을 실현함에 있어서 수도회 고유의 정신에서 활력을 얻으며, 그 안에서 자신의 성화의 길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수녀회는 1956년에 첫 해외선교사로 세 명의 한국인 수녀를 전남 나주에 파견해 본당 사도직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광주대교구장이었던 현 하롤드 대주교의 도움을 받아 점차 한국에서 수도회 기반을 다지고 선교에 힘썼다. 1959년 광주시 학동에 본원과 수련원을 지었고, 1961년 한국에서 7명의 첫 서원자가 탄생했으며, 점차 파푸아뉴기니, 아프리카, 남미 등지로도 선교 수녀가 파견돼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이후 한국 회원 수가 500명이 넘자 2009년 광주·서울·수원 세 관구로 분할됐고, 각 관구 회원들은 그 이후에도 서로 간의 원활한 소통과 발 빠른 선교활동을 통해 사도직 안에서 예수성심의 사랑을 더 깊이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수녀회 소속으로 현재 15개 나라에서 920명가량의 수도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3년 1월 15일, 박지순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중)


자신을 내주는 ‘자비로운 사랑’ 실천

 

 

-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의 영성을 보여주는 성화.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제공.

 

 

예수님의 자비로운 사랑, 예수성심.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총원장 박윤숙 에밀리아나 수녀, 이하 수녀회) 영성의 중심은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내주고 용서하는 자비로운 사랑이다. 그 원천이요 모범은 예수님의 성심이다.

 

다시 말해 아버지께 순종하시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피와 물을 쏟으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수도자들은 이 자비로운 사랑을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특히 ‘가장 작은 이들에게’ 증거하고 열성적으로 선포하며 살아간다.

 

구체적으로, 예수성심의 사랑의 사도로서 복음서에 나타난 나자렛 예수님의 모습,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시고 병자를 돌보시는 예수님, 굶주린 이·감옥에 갇힌 이와 자신을 동일시하시는 예수님, 그리고 제자들을 형제자매들의 친교로 모으시는 착한 목자 예수님을 관상하고 닮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수도자들은 특별히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과의 만남을 생각과 애정의 중심에 두고 자신의 모든 활동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또한 주님과의 끊임없는 대화 안에서 단순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그 안에서 길어낸 깊은 연민과 자비로운 사랑에서 활력을 얻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과 재능, 힘과 건강을 바치게 된다.

 

수녀들의 사도적, 형제적 삶에는 독특한 가족정신이 있는데 이는 살레시오회의 특징으로 수녀회의 공동체와 사도적 삶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 가족정신은 신뢰, 용서, 존중, 온유함, 친절, 기쁨으로 표현돼 수도가족으로서 친밀한 사랑을 꽃피우게 한다.

 

설립자인 빈첸시오 치마티 신부와 안토니오 가볼리 신부는 수녀들이 수호성인들의 모범을 따르며 항상 그분들께 전구를 청하도록 했다. 첫 번째 수호성인이신 도움이신 마리아는 수녀들이 성령의 영감에 유순하게 따르면서 주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모실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수녀들은 매일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는 믿음의 여인, 이웃에게 마음 쓰는 애정 깊은 어머니, 아드님의 말씀을 듣는 제자, 고통받는 이들의 위로자, 그리스도인들의 도움이신 성모님을 본받고자 노력한다. 또한 내적 생활과 내성(內省)의 보호자, 아기 예수님과 동정녀의 보호자, 노동자의 모범, 하느님 섭리의 주보성인이신 성 요셉의 덕행을 본받도록 장려하고 있으며, 설립자들은 특별히 성인들의 보호에 수도회를 의탁했다.

 

애덕 사업을 첫 사도직으로 시작했기에 가난한 이들의 아버지였던 빈첸시오 드 폴 성인은 수녀회 사도직의 모범이자 수호성인이다. 그리고 살레시오회 회원으로 돈 보스코의 충실한 아들들이었던 설립자들은 성 요한 보스코의 정신과 모범을 따르도록 했다.

 

수녀회 영성은 예수성심의 사랑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고 도움이신 마리아, 성 요셉, 성 빈체시오 드 폴, 성 요한 보스코의 모범과 전구로 탄탄하게 지지를 얻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3년 1월 22일, 박지순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하)


국경 넘은 연대로 예수님 사랑 실천

 

 

- 2019년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가 마련한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한국어교실 종강식에서 수료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제공.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총원장 박윤숙 에밀리아나 수녀)는 다양한 사도직을 통해 예수성심의 사랑을 살고, 전하고 있다. 본당에서는 물론 출판사도직, 병원사도직, 해외선교 분야에서 ‘까리따스’(사랑)를 증거하고 있다. 국내 선교인 본당 사도직은 현대사회 안에서 여러 유형으로 살아가는 가정들과의 만남을 통해 신자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주고,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웃들을 본당의 신심단체와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별히 ‘착한 사마리아인’이라는 이름으로 이웃들에게 필요한 작은 물질적 나눔으로도 연대하고, 이 시대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구석구석 찾아 나서는 ‘변방 사도직’을 개척해 가고 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다양한 소외 계층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며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까리따스 이주민문화센터, 까리따스 이주민화성센터, 화성시 외국인복지센터, 까리따스 이주민초월센터, 오목천 장애인주간보호시설, 별빛누리 그룹홈 등에서 이주민들,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또한 출판사도직과 성서사도직, 의료사도직 등에서도 여러 수녀들이 일하고 있는데 1983년, 한국천주교 선교 200주년을 기념해 설립한 생활성서사는 진리에 목말라하는 현대인들에게 홍보매체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고 있다. 올해 창간 40년을 맞는 신앙 월간지 「생활성서」뿐만 아니라 성경교재, 신학, 영성, 전례, 교회, 신심, 어린이 서적에 이르기까지 신앙을 탄탄히 키워 갈 수 있는 도서를 펴내고 있다. 더불어 생활성서사가 갖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SNS를 활용해 나누고 전하며 현대적인 선교를 펼치고 있다.

 

또한 성서사도직으로 여러 교구에서 신자들에게 말씀 봉사를 하고 있으며 유아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병원사도직에서는 신체적, 정신적 질병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에게 전문적 의료기술을 통한 치유를 제공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또한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친 신자들을 위해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까리따스 거단길 피정의 집’에서 피정을 통한 쉼의 시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는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하신 예수님의 말씀과 ‘선교는 나의 사명’이라는 정신을 품고 살았던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수도회이기에 1980년 파푸아뉴기니에 첫 선교사를 파견한 후 꾸준히 해외선교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남수단과 우간다, 페루, 아르헨티나에서 그 지역의 가장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기쁨과 희망을 나누고 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3년 2월 5일,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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