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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홍) 2024년 11월 22일 (금)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 기념일너희는 하느님의 집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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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온 프란조20: 성 요한 23세 교황 (3)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세상 향해 교회 문을 활짝 열다

69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2-10-24

[창간 34주년 기획 “부온 프란조(Buon pranzo)!”] (20) 성 요한 23세 교황 ③ (제261대, 1881. 11. 25~1963. 6. 3)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세상 향해 교회 문을 활짝 열다

 

 

공의회 개막 문헌에 서명하는 요한 23세 교황.

 

 

1962년 10월 11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

 

“어머니 교회가 기뻐하십니다(Gaudet Mater Ecclesia)!”

 

“교황님, 이 라틴어 ‘가우뎃 마테르 에클레시아’는 1962년 10월 11일 목요일 오전, 제2차 바티칸 에큐메니컬 공의회 장엄 개회식에서 교황님의 개막 연설 첫 마디이시잖아요. 어머니 교회는 하느님의 섭리의 특별한 선물로, 모성적 존엄을 갖고 계신 하느님의 어머니께서 여기 성 베드로의 무덤에서 그토록 바라던 공의회 시작의 날이 밝았기 때문에 기뻐한다는 뜻이 포함된 외침이셨지요. 37분간의 당신의 개막 연설문을 다 기술하기에는 너무 길고 심오하여 제가 너무 부족함을 느낍니다. 교황이 되신 지 3개월이 되었을 때 바로 그날, 1959년 1월 25일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에큐메니컬 공의회 개최를 선포하셨었지요. 공의회 개최에 대한 결정적인 교황님의 생각은 돈 로리스가 그러더군요. 교황님께선 ‘제2차 세계대전 뒤, 3개의 국제기구가 생겼잖습니까? 국제 연합(UN)은 평화, 국제 식량 기구(FAO)는 빵, 유네스코(UNESCO)는 문화! 우리도 같이 모여 대화를 나눠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고 말씀하셨다고요?

 

3년여 동안 준비를 걸쳐 시작한 공의회는 교회 역사상 21번째 공의회였습니다. 준비 기간 모든 교회 주교들에게 제안과 조언을 달라고 부탁했고, 2000건이 넘는 제안이 교황청에 도착했습니다. 다수 제안이 전례의 쇄신이었다고 하더군요. 일선 교부들과 선교사들의 조언, 즉 라틴어에서 자국 말로의 미사가 실행될 실마리였지요. 교의적 조언과 제안이라기보다 거의 사목적인 안건들이었지요. 이젠 교회가 현대사회에 어떠한 답을 주어야 하고, 현대사회도 교회에 어떠한 질문과 답을 주어야 할지를 서로 대화로 나눌 시간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당신은 10월 4일 공의회 개최 일주일 전,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바티칸의 오래된 ‘바티칸 역’을 출발하여 이탈리아 라치오(Lazio)를 벗어나 로레토(Loreto) 성모성지에서 성모님께,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의 무덤에서 공의회의 시작부터 성모님과 성인의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하러 떠납니다. 로마와 먼 곳에 사는, 평생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신자들을 위해 지나치는 역마다 강복을 주셨음은 물론이고요.

 

아세요? 이 원고를 쓰는 오늘은 2022년 10월 11일! 아, 꼭 60년이 지난 바로 그 날, 즉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공의회 개회식이 있었던 날입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요? 또 오늘은 우리 교회가 세상으로 문을 활짝 열게 한 교황님을 기억하며 감사해야 하는 ‘성 요한 23세 축일’입니다. 사실 로마에 살면서도, 시내에 명명된 ‘요한 23세의 길’을 자주 걸으면서도 요즘처럼 교황님을 깊이 이해한 적이 없었답니다. 당시 81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공의회를 연 교황’으로만 인식되기엔 너무 부족합니다. 교부들, 신학자들, 수도회 장상들이 포함된 2800명의 참가자가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어떻게 전하고 갈라진 형제들과 일치, 앞으로의 비전 등을 어떻게 전개하고 풀어나갔는지 상상만 해도 놀랍기만 합니다.”

 

- 1962년 10월 11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요한 23세 교황 주례로 봉헌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미사. [CNS]

 

 

성 베드로 광장 신자들에게 ‘달의 담화’ 발표

 

1962년 10월 11일, 목요일 저녁. “그날 저녁, 성 베드로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신자, 순례자들은 공의회 개막을 기뻐하며 또 성령의 도움으로 잘 마칠 수 있도록 기원하는 촛불 행진을 하고 있었지요. 마치 에페소 공의회(431년) 때 대성전 주변에 신자들이 불을 밝힌 것처럼요. 그들은 교황님께서 사도궁 창밖으로 얼굴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바랐지요. ‘돈 로리스, 오늘은 공의회 개막으로 너무 긴장했고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더는 말을 못할 것 같아요.’ 이미 위암으로 고통받고 계신 81세 고령의 교황님께서 역사적인 행사 뒤에 예정에 없던 의식을 치른다는 것이 좀 가혹하다고 느낀 주변 사제들도 은근히 교황님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잠시라도 얼굴을 보이시며 강복이라도 주시면 어떨까, 하고 말하면서요. 크고 아름답게 들려오는 광장으로부터 들려오는 기도와 성가가 그분의 서재로 울려 퍼지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호기심이 많았던 교황님은 창문의 커튼을 티 안 나게 살짝 열고 광장을 내려다보셨습니다. 교황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으며 즉시, ‘돈 로리스, 영대를 주세요. 아, 단언컨대 저녁 인사와 강복만 하겠습니다’라고 하시며 옷매무시를 가다듬고 그들에게 얼굴을 내비치셨습니다. 교황님, 여기서 그 유명한 당신의 ‘달의 담화’(Discorso della luna)가 나오지요. 60년이 지났음에도 많은 사람은 1962년 10월 11일, 공의회 개막과 달의 담화를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강복만 주시려던 당신은 그들이 밝힌 촛불과 함께 베드로 광장 위에 동그랗게 떠오른 달과 함께 당신의 시(詩)적인 담화를 탄생시키셨지요.

 

‘사랑하는 자녀들이여, 여러분의 음성을 듣습니다. 나의 음성은 하나이지만, 온 세상의 목소리를 포함했으니, 지금 여기엔 온 세상 모두 함께하는 것입니다. 오늘 저녁엔 달님조차 우리와 함께합니다. 이 놀라운 광경을 올려다보세요. 평화, 평화의 하루였던 오늘을 마무리합니다.… 형제로서 말합니다. 저는 대단한 사람이 아닙니다. 주님의 뜻으로 아버지가 되었습니다만, 부성과 형제애에 대해선 우리 모두, 하느님께 감사드려야 합니다. 전부, 전부를요…. 오늘 아침, 지난 400년간 생각하지도 못했던 대단한 일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인도하심으로 저 높은 곳의 목소리를 듣는 한 시대의 진정한 신자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 저녁, 저의 기억 속에 여러분이 자리할 것이고, 여러분 안에는 제가 기억될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저녁의 감동을 소중하게 여깁시다!… 여러분, 집에 돌아가면 자녀들을 쓰다듬어 주시며 이렇게 전해 주세요. 이는 파파가 쓰다듬어 주시는 거란다. 혹 울음을 터트린다면 눈물을 닦아주며 다정한 말투로 파파는, 항상 우리와 함께하실 거란다. 슬플 때나 괴로울 때는 더더욱! 사랑하는 자녀들이여, 우리 모두 더욱 사랑합시다. 그리스도 안에서 충만한 믿음은 탄식을 할 때도, 슬퍼 울 때도 그분은 도와주시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 주십니다.’(‘달의 담화’ 중에서)

 

 

‘시대의 징표’ 읽고 교회가 나아갈 길 제시

 

교황님, 공의회를 통해서 당신은 교회가, 하느님 백성인 우리가 ‘시대의 징표’를 읽고 어떤 길을 걸어나가야 할지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세상으로 향하는 그 먼 길은 교회가 걸어갈 길이고, 하느님 백성인 우리가 계속 걸어나가야 할 운명인 것처럼 말이지요. 시선은 바로 발밑에 두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안고 저 멀리 세상을 바라보라고요. 분명 60년 전 그날, 교황님은 성 베드로 광장 안에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들을 모두 초대한 것이고, 우리도 그 안에 있었습니다. 공의회는 희망이고 기쁨입니다. 60년 전의 교황님을 추억하고 기린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습니다. 바티칸을 비추던 그달이 어쩌면 오늘 밤 저의 집 마당 위에 뜬다면 교황님의 ‘달의 담화 2’를 기대해도 되겠는지요?”

 

오늘 소개할 레시피는 쿠치나 로마나(Cucina romana)에서 만들기 쉽고 맛난 대중적인 요리인 살팀보카(Saltimbocca)이다. 얼마나 맛이 있으면 ‘입에 뛰어들다”라는 뜻을 가졌을까? 1962년 10월 11일,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수많은 로마인이 좋아하는 음식을 레시피로 정했다.

 

 

레시피 : 로마식 살팀보카(Saltimbocca alla romana)

 

▲ 준비물 : 얇게 썬 쇠고기 3장(1장마다 30g 정도), 프로슈토(Prosciutto) 3장, 살비아 잎 3장, 버터, 백포도주 50g, 밀가루, 소금, 후추.

 

→ 얇은 쇠고기 위에 프로슈토를 펼쳐 얹은 다음 가운데에 살비아 잎을 얹고 소금과 후추를 뿌린 다음 이쑤시개로 꿰매듯이 한 번 떠서 고정시킨다. 다른 모양으로 하고 싶다면, 동그랗게 만 다음에 이쑤시개로 고정시킨다.

→ 밀가루를 밑에 면만 묻힐 수도 있고, 전체를 골고루 묻힌 다음 밀가루를 털어내도 된다.

→ 팬에 버터를 넉넉히 두르고 준비한 고기를 중간 불에 굽는다. 노랗게 익으면 백포도주를 넣고 좀 센 불에서 포도주의 알코올이 날아가게 한다. 소스가 너무 없으면, 약간의 물을 넣고 10여 분간 뚜껑을 덮고 졸인다.

→ 졸여진 살팀보카를 접시에 담은 다음, 팬에 있는 소스를 그 위에 살살 얹고, 후추를 한 번 더 뿌린다.

 

▲ 모니카의 팁

 

닭가슴살이나 돼지고기 안심으로 대신해도 좋다. 원래 살팀보카는 이탈리아 북부 브레시아(Brecia)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측하지만, 19세기부터 로마식 살팀보카가 더 유명해졌다. 향이 강한 생 살비아 잎을 구하기가 어려워 나의 경우는 청경채 잎과 바질 잎을 함께 넣어 보았다. 포도주 알코올이 다 날아가게 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0월 23일, 고영심(모니카, 디 모니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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