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 (목)
(홍)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윤리신학ㅣ사회윤리

[환경]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모든 피조물의 고유한 가치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3-19 ㅣ No.1862

하느님의 백성이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모든 피조물의 고유한 가치

 

 

창조 이야기에서 하느님께서는 많은 피조물을 창조하신 후 그들에게 번성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들이 지구 위에서 번성하기 위해 필요한 양식을 마련해 주신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이 피조물들을 잘 돌보라고 맡기십니다.(창세 1,1-2,15) 인간에게 주어진 것은 다른 피조물을 약탈할 지배권도, 절대적인 소유권도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다른 피조물들을 돌보며 그들과 함께 이 땅에서 번성하도록 하느님께 축복을 받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산업화 문명을 발전시켜온 인류는 다른 피조물들이 가진 고유한 가치를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 경향을 키워왔습니다. 재화의 증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피조물을 약탈해 왔습니다. 마치 다른 피조물들은 그 자체로는 존재할 가치가 없고, 인간을 위해 쓰일 때만 가치가 있는 것처럼 여기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회칙 「찬미받으소서」(이하 회칙)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모습을 닮았다고 내세우면서 모든 피조물이 각기 기능이 있고 그 어느 것도 필요 없지 않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물질세계 전체는 하느님의 사랑, 곧 우리에 대한 무한한 자애를 나타냅니다.”(84항)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 69항에서 현시대의 왜곡된 인간 중심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며 『가톨릭교회교리서』를 인용합니다. “피조물은 저마다 고유한 선과 완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 저마다 고유한 존재를 지니기를 하느님께서 바라신 다양한 피조물들은, 저마다 고유한 방법으로 하느님의 무한한 지혜와 선의 빛을 반영합니다.”(339항) 이렇게 교리서는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피조물에 관해 설명하며, “동물은 단순히 생존함으로써도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께 영광을 드린다.”(2416항)는 말로까지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창조된 피조물들을 우리가 함부로 대할 수는 없습니다.

 

참으로 하느님께서는 피조물들이 당신을 반영하도록 창조하셨으며 자연 전체에 현존하십니다.(회칙 87-88항) 그래서, 프란치스코 성인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당신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선함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주는 놀라운 책으로 자연을 받아들이도록 권유”(12항) 하였던 것입니다. 성경 말씀과 성인의 권유, 교리서와 교황님의 강조를 통해, 존재하는 모든 것이 하느님을 반영하고 있음을 다시 깨닫는 우리는 “모든 피조물에 대하여 주님께 찬미를 드리고 피조물과 함께 주님을 흠숭하려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87항)

 

2022년, 전 교회 공동체가 함께하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은 피조물에 관한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을 따라 시급히 걸어야 할 중요한 여정입니다. 이 가르침이 주님으로부터 온 것임을 믿는 우리는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만 생태계 파괴를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님을, 고유한 가치를 지닌 다른 피조물들도 인류와 함께 이 땅에 번성할 권리가 있음을 계속 의식하면서 이 여정에 함께해야 하겠습니다.

 

[2022년 3월 20일 사순 제3주일 서울주보 5면, 백종연 바오로 신부(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1,195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