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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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43: 초기 고딕 성당의 발전 - 누와용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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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1-06 ㅣ No.773

[성당 이야기] (43) 초기 고딕 성당의 발전


누와용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Noyon)

 

 

쉬제는 1130년과 1140년 두 번에 걸쳐 생드니 대성당을 증축했습니다. 특히 이스트엔드의 방사형 소성당과 복도를 빛으로 가득 채웠습니다. 늦은 시간 성무일도를 다 마치고도 쉬제는 성당에 쓰일 목재 걱정에 잠을 못 이루고, 장인들과 일드프랑스의 거친 숲을 뒤지다 새날을 맞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제 하나 남은 네이브의 증축을 계획하던 어느 늦가을 그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성탄팔일축제 때 형제들이 슬픔에 잠기지 않도록 부르심을 조금만 미루어 달라고 청하였습니다. 충실한 종의 기도 때문인지 쉬제는 주님공현대축일이 지난 1151년 1월 13일에 그를 보내신 분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성당의 수직화와 경량화에 대한 쉬제의 노력은 천장과 기둥 그리고 벽체가 유기적 구조를 이루도록 하는 실험으로 계속 이어졌습니다. 리브 그로인 볼트 천장의 6분 볼트와 4분 볼트의 역학적 문제를 규명하고, 이 리브들에 대응하는 주기둥과 부기둥으로 인한 싱글 베이와 더블 베이의 문제를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또한 네이브월의 3단 혹은 4단 구성에 의한 구조적 안정성 문제도 검토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처음 나타난 곳이 누와용의 노트르담 주교좌성당입니다. 누와용 성당의 천장 볼트 체계는 후기 로마네스크에서 시작된 6분 볼트에서 4분 볼트로 변화되었습니다. 이럴 경우 구조 문제가 정확히 이해되었다면 싱글 베이로 가야 하는데, 기둥 체계가 주기둥과 부기둥으로 되면서 더블 베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천장을 받치는 횡방향 아치의 단면이 두꺼운 것과 가는 것이 교대로 쓰였기 때문입니다. 4분 볼트로 올려졌지만 아직 6분 볼트의 구조적 영향이 남아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다발 기둥의 두께가 이전에 비해서 훨씬 가늘어졌습니다. 이는 리브와 대응 기둥 등의 선형 부재에 의한 구조 기술이 발달했음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누와용 성당에서 눈여겨 볼 것은 네이브월의 4단 구성입니다. 아케이드층, 갤러리층, 클리어스토리의 일반적인 3단 구성에서 갤러리층 상부에 층이 하나 더 첨가된 것입니다. 이 층은 클리어스토리 하단에서 외부의 경사 지붕이 시작될 때 갤러리층을 만나기 전까지의 공간에 해당됩니다. 이 부분을 구조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갤러리층과 클리어스토리 사이에 층을 하나 추가한 것입니다. 이 층은 공간이 있는 이중벽으로 통행도 가능한데 무엇보다 상부의 하중을 받는 내력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네이브에서 보면 처음에는 블라인드 아치였다가 일반 아치의 형태를 띠면서, 갤러리층이 두 개인 것처럼 보입니다. 이것을 후대의 트리포리움으로 보기 힘든 것은 플라잉버트레스 없이 스스로 내력벽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누와용 성당은 이전에 비해 구조적으로 발전된 형태를 취하면서, 천장의 높이는 높아졌고 벽의 창들은 넓어져, 저 높은 곳의 빛들이 성당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2021년 1월 3일 주님 공현 대축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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