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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는 가정에도 살아계십니다: 본당 주일학교와 가정 신앙 교육, 공동 작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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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6-16 ㅣ No.130

[특별기고] 그리스도는 가정에도 살아계십니다


본당 주일학교와 가정 신앙 교육, 공동 작전이 필요하다

 

 

‘코로나19’라고 불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익숙하지 않은 삶으로 우리를 초대하면서, ‘고통받는 사회, 고통받는 세상에 그리스도인으로 무엇을 전달해야 하는가?’ 혹은 ‘하느님은 코로나19를 통하여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 싶으신 것일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에 봉착하게 되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분명해진 것은, 기존의 주일학교가 한 단계 더 발전하여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교리 지식 중심이자, 그때그때 유행에 따라 학생들의 흥미 위주로 이루어졌던 주일학교에서 벗어나 삶의 중심에서 신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 삶을 동반해주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서 만나야

 

‘코로나19’의 범유행 현상은 여태까지 살아오던 우리 신앙생활의 방식을 되돌보는 계기가 되었고, 삶 안에서 신앙 실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사실, 청소년 사목의 근본 목적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소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동반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소는 사제, 수도자 그리고 혼인 성소를 포함하면서도 내가 어떻게 세상 안에서 착한 그리스도인 정직한 시민으로 살아갈 것인지 구체적으로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을 말한다.

 

청소년 사목은 청소년들에게 단순히 교리 지식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하느님의 사랑과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개인적 체험을 새롭게 하고 심화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기회들을 늘 포함시켜야” 한다.(「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214항) 청소년들이 다양한 만남과 체험을 통해 삶 안에서 신앙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동반해주어야 한다. “많은 양의 교리 내용을 전수하겠다는 조급함은 내려놓고 무엇보다 먼저 젊은이들이 그리스도교 생활을 뒷받침하는 그 위대한 체험들을 되살리고 뿌리 내리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 212항)

 

이를 위하여, 청소년 사목은 청소년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자리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데, 특히 코로나19로 성당에 나오지 못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진 만큼,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청소년 사목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공동체는 청소년들이 성소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동반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가정 공동체는 우리 교회와 사회의 가장 기초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또한, 청소년들은 가정을 통하여 “처음으로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고, 다른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함께 나누고, 견디어 내고, 존중하고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곳”이기 때문이다.(「사랑의 기쁨」 276항) 가정은 “신앙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우리 이웃을 위하여 기도하고, 그들을 도와주도록 가르치는 곳”이다.(「사랑의 기쁨」 287항)

 

 

식탁에서 이루어지는 청소년 사목

 

‘코로나19’로 미사가 중단되면서, 주일마다 식탁에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온라인 플랫폼 채널이나 가톨릭 방송과 라디오를 통하여 미사를 시청하거나 대송을 받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은 가정에서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부모는 자녀에게 주님께서 지니신 아버지의 면모와 어머니의 면모”를 보여주어야 한다.(「사랑의 기쁨」 172항) 왜냐하면 부모는 혼인성사를 통하여 자기 자녀에게 신앙을 전수할 책임이 있다. 이것은 자녀들의 도덕적 발전과 하느님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부모는 청소년들이 “부모 자신이 참으로 하느님을 믿고, 하느님을 찾고, 하느님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을 전제”(「사랑의 기쁨」 287항)로 부모에게 전수받은 신앙을 통하여 그들의 삶의 자리 안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형제자매와 더불어 성장하며 “상호 배려, 곧 도움을 주고받는 아름다운 경험”(「사랑의 기쁨」 195항)을 하며, 청소년들은 상대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사회성을 키우게 된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통하여 청소년들이 올바른 삶의 가치관과 도덕적 양심을 형성하며 좋은 습관과 선한 것에 끌리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그리고 청소년은 부모와 형제의 증언과 기도, 대화, 관계 그리고 삶의 동반을 통하여 세상 안에서 착한 그리스도인, 정직한 시민이 되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자신에게 주어진 성소를 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다양한 가정의 모습으로 인한 가정 신앙 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특히 해체 위기에 놓였거나,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고립되어 성장하지 않도록 가정끼리 공동체를 이루어 서로 연대하며 사회적 책임과 신앙에서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본당과 가정이 ‘함께하는 여정’, 청소년 사목 공동합의적 교회의 실현

 

청소년들이 성소를 찾아가고 식별하는 여정에서 “산만해질 수 있는 위험을 이겨 내고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상징을 깨달으려고 다양한 경험들을 종합하고 신앙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데 도움이 필요”하다.(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 최종문헌 77항) 이를 위하여 지금까지 본당 주일학교에 위임되었던 청소년 신앙 교육 형태에서 벗어나 본당과 가정이 함께 걸어가는 공동합의적 교회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본당도 가정만큼이나 청소년들의 삶의 중심에서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체험하고 만날 수 있는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제15차 세계주교대의원회 최종문헌 128항에도 언급되었듯이, 본당은 청소년들이 일상 안에서 신앙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 가정이 필요하고, 가정은 자녀들을 공동체로 이끌고, “그리스도교 신앙의 유기체적 전망을 제시”할 교리 교사와 본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가정의 확장, 본당의 일상화로서의 가정이라는 유기적 관계 안에서 나의 자녀뿐만 아니라 이웃 가정의 자녀까지도 볼 수 있는 부성과 모성의 확장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모든 이웃에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또한, 본당은 본당에서뿐만 아니라 가정 안에서도 본당이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가정에도’ 살아계시기 때문이다.

 

사실, 가정 신앙 교육의 중요성은 코로나19시대에 발견된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강조되어왔다. 오늘날 대부분의 본당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첫 영성체 가정 교리교육은 본당과 가정이 함께 걸어가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 이 모델을 바탕으로 첫 영성체에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첫 영성체 이후에도 가정과 본당이 함께 걸으며 계속해서 청소년들이 성숙한 신앙인으로 성장하여 자신의 성소를 기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들의 삶을 동행할 때,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처럼 절망에서 벗어나 희망으로 가득 차 하느님을 향한 기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6월 14일, 이진옥(페트라, 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 연구원, 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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